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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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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번역기가 나오면 영어를 하지 않아도 될까?

글 | 정채관 박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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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가 싫어서 수학을 전공했는데..."

  수학교육을 전공한 A 박사가 해외 출장을 다녀와서 한 말이다. 영어가 싫어서 수학을 선택했고 나름 만족하며 살았다. 하지만 사람 일이란 게 언제 자기 뜻대로만 풀리던가? 유능했던 A 박사는 몇 년 전부터 국제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 관계자들과 협업하게 되었고, 지금 와서 영어 때문에 무척 스트레스 받는 모양이다.

  40년 전 일이다. 내 부친은 미국 회사의 기술 이전을 받은 자동차 회사에 다녔다. 그야말로 기술 하나는 끝내줬다고 한다. 유능했던 내 부친은 미국 기술자들과 협업해야 했고 영어로 쓰인 기술문서도 혼자 번역해가며 열심히 했다. 하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영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심해졌고 머리카락이 빠졌다. 이후 스트레스 때문에 백내장 수술까지 하게 됐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2015년 1월 30일 대법원은 영어 스트레스로 자살한 대기업 부장에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대기업 건설사 부장이던 B 씨는 "영어를 못해 해외파견도 못 나가는 내가 부하 직원들 앞에 어떻게 서야 할지 모르겠다", "갑갑하고 답답하다. 영어 때문에 쿠웨이트에 못 간다. 쪽 팔린다. 국내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등의 글을 수첩에 남겼다.

  어떤 사람들은 조금 있으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번역기가 나와서 굳이 영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그럴 거라고 말하는 자신도 기계가 번역해주는 건 여행할 때나 쓰는 것이고, 실전에서 진지하게 업무에 사용해야 할 영어는 결국 본인이 해야 일이 풀리는 것을 안다. 세상일이란 게 그렇기 때문이다.

  영어는 미국사람이나 영국사람만 쓰는 언어가 아니라 국제 공용어로 사용되는 세계 영어(World Englishes)가 된 지 오래다. 영어 원어민뿐 아니라 독일사람, 인도사람, 중국사람, 사우디아라비아사람, 멕시코사람, 보츠와나사람들이 한 곳에서 만나면 영어로 소통하는 세상이다. 지금뿐 아니라 앞으로도 영어 외에 다른 언어로 세계인들이 서로 소통할 확률은 낮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는 C 교수가 있다. 자기 자식은 미국으로 유학 보낸 C 교수 말대로 우리 모두가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저런 말에 현혹되어 자기 자식이 국제 공용어를 소홀히 하도록 돕는 부모가 될 필요도 없다. 최소한 자기 자식이 직장에서 계속 부하 직원으로만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30 June 2016
정채관 박사(영어교육·응용언어학)
BEng(Hons) Birmingham MSc Warwick EdD Warwiick Cert Oxford
ck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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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6-07-01 09:23   |  수정일 : 2016-07-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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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정채관 박사

⊙ 1972년 경기 부천(부천북초, 부천동중, 부천정명고). 현역만기제대. 영국 버밍엄대학교(학사). 영국 워릭대학교(석사). 워릭대학교(박사). 버밍엄대학교 한인학생회 부회장. 워릭대학교 한인학생회장. 서울대 선임연구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교육대학원 시간강사, 인하대 영어교육과 강의교수, 영국 버밍엄대 영어과 외부교수

⊙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한국영어학회 부편집위원장 겸 연구이사, 한국영어교육학회 연구이사, 현대영어교육학회 학술이사, 한국영어어문교육학회 연구이사, 월간조선 전문가칼럼 <정채관의 영국 & 영어 이야기>, 저서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공계 영어기술글쓰기(2007)」, 「코퍼스 언어학 입문(2012)」, 「2020 한국초중등교육의 향방과 과제: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2013)」,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2015)」, 「원자력 영어: 핵심 용어 및 실제 용례(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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