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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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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박사가 체험한 단기간에 영어를 확 늘리는 비법

글 | 정채관 박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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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비우는 직장인./ 조선DB


  "영어를 빨리 확 늘리는 법 좀 가르쳐주세요!"

  얼마 전 수학교육을 전공한 A 박사가 내 연구실에 와서 불쑥 던진 말이다. 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확 늘리는 방법은 없고, 장기적으로 영어를 억지로라도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부단히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해줬지만 별 소용이 없다. "에이... 그런 거 말고, 그냥 빨리 확 늘리는 비법 같은 거 좀 가르쳐주세요. 영어 박사잖아요?"

  "수학을 빨리 확 늘리는 법 좀 가르쳐주세요!"라고 되묻고 싶었지만, A 박사는 이미 내 연구실을 떠난 후였다.

  20년 전 영국 시골에서 영어연수를 할 때다. 12주 만에 영어를 완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첫 4주는 홈스테이를 했다. 주인집 영국 할머니가 골초라서 일단 아침 식사 때 커피와 모닝 담배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다음 4주는 저녁 식사 때 여러 사람과 식탁에 둘러앉아 왁자지껄 밥 먹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큰 하숙집에서 살았다. 마지막 4주는 혼자 살았다.

  12주 만에 영어를 완성하기 위해 8주차부터는 오전에 A 어학원을 가서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근처 B 어학원을 다녔다. A 어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B 어학원에서 연습하고, 그 반대로도 해봤다. 한국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될 수 있으면 영국사람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어울려 영어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영어가 초급 후반 단계까지 급격히 는다. 특히 말하기가 는다. 종일 영어로만 떠들기 때문에 꿈도 영어로 꾼다는 속설을 직접 체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아무리 해도 영어 실력이 중급 초반 단계에서 정체된다. 그런 한계를 느낄 즈음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나는 런던행을 택했다.

  런던에는 사설어학원에서부터 전문대부설어학원, 대학부설어학원까지 다양한 형태의 어학원이 존재한다. 어학원마다 수업료가 다를 뿐 아니라 시간대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 1주일 무료 수업을 제공하는 곳도 많다. 런던으로 이사한 다음, 1주일 무료 수업을 제공하는 곳을 섭렵했다. 어학원 투어가 끝날 즈음 전문대부설어학원 오후 과정을 신청했다.

  내가 전문대부설어학원 오후 과정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많은 학생이 오전에는 어학원에 다니고 오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따라서 오후반에 가면 학생들이 몇 명 없어서 영어 원어민 강사와 더 많이 얘기할 수 있다. 둘째, 학생 유치를 위해 어학원은 오전반보다 오후반 수업료를 낮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당시 내 오후반 선생님은 깐깐한 영국 할머니였다. 그 영국 할머니는 한국에서 온 나를 처음에는 조금 무시하는 듯했다. 그냥 우리나라를 싫어하는 영국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 중 한 명인가 싶었다. 하지만 오후반에 등록하고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늘며 나와 1:1 수업을 하는 날이 자주 생기자, 영국 할머니는 조금씩 친절해졌다.

  전문대부설어학원에서 영어를 연마한 다음 대학부설어학원으로 옮겼다. 일반 영어(general English)는 어느 정도 됐고, 학술 영어(academici English)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굳이 수업료가 비싼 대학부설어학원으로 옮긴 또 다른 이유는 대학 수업 청강이 가능했고, 무엇보다 대학 도서관과 어학실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또 한 번 영어를 확 늘리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우선 말하기에 집중하기로 하고, 영국인이 말하는 걸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특히 교재 선택에서 교재를 위한 영어보다 실제 영국인이 사용하는 영어로 만든 교재를 찾아 테이프를 듣고 크게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을 한 동안 했다.

  돌아보면, 그때 내 영어 말하기의 기본이 거의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정채관 박사(영어교육·응용언어학)
BEng(Hons) Birmingham MSc Warwick EdD Warwiick Cert Oxford
ck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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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6-06-17 13:28   |  수정일 : 2016-06-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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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정채관 박사

⊙ 정채관 박사(교육학). 현역만기제대. 영국 버밍엄대(공학학사), 영국 워릭대(이학석사), 워릭대(교육학박사). 버밍엄대 한인학생회 부회장, 워릭대 한인학생회장, 영국 코벤트리 한인회장. 月刊朝鮮 영국통신원·전문가칼럼니스트.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 연세대 영어영문과·교육대학원 시간강사, 인하대 영어교육과 강의교수, 버밍엄대 영어과 외부교수.

⊙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본부 부연구위원. 영국 English Today(Cambridge University Press, SSCI) 편집위원, 한국영어학회 부편집위원장 겸 연구상임이사, 한국영어교육학회 연구이사. 조선뉴스프레스 교육칼럼니스트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저서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공계 영어기술글쓰기(2007)」, 「코퍼스 언어학 입문(2012)」, 「2020 한국초중등교육의 향방과 과제: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2013)」,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2015)」, 「원자력 영어: 핵심 용어 및 실제 용례(2016)」, 「코퍼스 언어학 연구(2017.8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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