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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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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고교에서 국어보다 많이 가르치게 한 과목은?

김정은 체제, 핵개발, 해커양성, 그리고 영어

글 | 정채관 박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필자의 다른 기사

  영국 BBC 뉴스 루퍼드 윙필드 기자는 지난 4월 말부터 북한에서 다양한 사람과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54일 윙필드 기자가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에게 북한은 왜 핵폭탄이 필요한지 묻자, 그 학생은 미국이나 남한과 같이 북한 밖의 나라들이 북한보다 더 많은 핵폭탄을 갖고 있고, 그들은 우리를 죽이려 한다. 우리는 우리를 보호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핵폭탄이 필요하다고 대답합니다
 교육의 힘은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방송 말미(3분 15초 부근)에는 평양어린이궁전에서 합창하는 학생들의 배경으로 북한의 '광명성'이 발사되는 영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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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장이 필요한 이유(출처: 영국 BBC 뉴스: http://www.bbc.com/news/world-asia-36199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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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어린이 궁전에서 공연 중인 어린이 합창단 배경에 등장한 '광명성' 발사 모습(출처: 영국 BBC 뉴스: http://www.bbc.com/news/world-asia-36199683)>
 
 필자는 작년에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과 함께 김정은 체제의 변화와 지속성 평가와 전망: 북한의 교육정책과 교육과정연구를 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목적은 김정은 집권 이후 새롭게 재편된 북한의 교육정책과 교육과정 분석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재편된 북한의 교육정책과 교육과정의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김정은 체제가 장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국가 교육과정이 후속 세대에게 현 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것이 기본 전제이라는 점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교육정책과 교육과정을 분석한 연구여서 나름대로 의미가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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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 표지>
 
 이 연구에서 필자가 책임 집필한 부분은 북한의 외국어 교육 분석입니다김일성 집권기 외국어 교육의 목적이 전쟁 준비라면, 김정일 집권기에는 과학기술과 해외 국가와의 교류에 무게를 둡니다. 특히 김정일 집권기에는 2000년부터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북한 영어교육의 체질 개선을 시작합니다. 이 시기 북한은 영국문화원을 통해 수급받은 원어민 교사를 평양의 주요 대학에 파견하여 북한 엘리트를 대상으로 영어 교육을 합니다. 이후 김정은 집권기에는 국가 교육과정에서 러시아어를 폐지하고 외국어 교육과정을 영어로 단일화하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최근 북한의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우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사실 김정은 우상화 정책은 김정은 집권 이후 새로 바뀐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 이미 반영되었습니다. 예컨대, 김정은 혁명활동 과목이 신설되었고, 북한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 첫 페이지에는 관례적인 김일성과 김정일 찬양하는 문구 대신 김정은 찬양 문구만 등장합니다. 가부장적인 문화가 일반적인 북한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위 '김정은 키드'로 불리는 후속세대를 대상으로 김정은 우상화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진행되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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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 첫 페이지에 등장한 김정은 찬양(조정아 외(2015, p. 119))>
 
 한편, 필자는 올해 초 미국 NK 뉴스 기자로부터 몇 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항간에 영어교육과 과학교육에 중점을 두고 수업 일수를 늘리는 것이 궁극적으로 세계적 해커를 양성해내기 위함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입니다. 그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지 조금 황당해 했지만, 201654일 방송된 영국 BBC 뉴스 기자와 김일성종합대학 학생과의 인터뷰를 본 후 그런 부분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나오는 비디오 중 54초 부분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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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 전공 학생이 전하는 영어의 중요성(출처: 영국 BBC 뉴스. http://www.bbc.com/news/world-asia-36205153)>
 
 아래 표는 남한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북한의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교육과정에서 수업시간을 기준으로 수업시간이 많은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북한에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수학을 가장 많이 가르치고, 자연과학, 물리, 기초기술, 화학 등 과학기술 과목이 차지하는 절대시간이 상당합니다. 또한, 심지어 고등학교에서는 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가르치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김정은 체제의 철저한 선택과 집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김정은의 지시로 만들어진 북한의 현재 국가 교육과정을 보면 볼수록, 정말 이들이 '생존'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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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 수업시수(조정아 외(2015, p. 103))>

7 May 2016
정채관 박사(영어교육·응용언어학)
ck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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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6-05-09 10:04   |  수정일 : 2016-05-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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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정채관 박사

⊙ 정채관 박사(교육학). 현역만기제대. 영국 버밍엄대(공학학사), 영국 워릭대(이학석사), 워릭대(교육학박사). 버밍엄대 한인학생회 부회장, 워릭대 한인학생회장, 영국 코벤트리 한인회장. 月刊朝鮮 영국통신원·전문가칼럼니스트.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 연세대 영어영문과·교육대학원 시간강사, 인하대 영어교육과 강의교수, 버밍엄대 영어과 외부교수.

⊙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본부 부연구위원. 영국 English Today(Cambridge University Press, SSCI) 편집위원, 한국영어학회 부편집위원장 겸 연구상임이사, 한국영어교육학회 연구이사. 조선뉴스프레스 교육칼럼니스트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저서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공계 영어기술글쓰기(2007)」, 「코퍼스 언어학 입문(2012)」, 「2020 한국초중등교육의 향방과 과제: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2013)」,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2015)」, 「원자력 영어: 핵심 용어 및 실제 용례(2016)」, 「코퍼스 언어학 연구(2017.8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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