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시리즈 |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북한이탈주민 3만 명 시대, 가르칠 것이 아니라 쌓게 해야 하는 것은...

글 | 정채관 박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본부
필자의 다른 기사

본문이미지
통일 대비 남북한 통합 영어과 교육과정 연구를 위해 머리를 맞댄 교수, 연구원, 교사들

  우리 정부는 1969년 「국가유공자 및 월남귀순자 특별원호법」을 시작으로, 1993년 「귀순북한동포보호법」에 이어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북한이탈주민의 남한 정착을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2015년 10월 말 입국자 기준, 통일부에서 잠정 집계한 북한이탈주민은 총 28,497명입니다. 바야흐로 북한이탈주민 3만 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 것이지요.

  겨우 3만 명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남한이탈주민이 몇 명이나 될지 생각해본다면 북한이탈주민 3만 명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우리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사상과 가치가 다른 곳에서 온 북한이탈주민은 남한에 온 후 정체성 혼란과 문화적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 중 약 10%를 차지하는 북한이탈청소년들은 아직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완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이 남한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북한이탈청소년들은 주도적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기관)에서 남한 생활에 대한 기초 교육을 마친 북한이탈청소년들이 과거와 달리 북한이탈청소년 특성화 학교나 대안학교에 진학하기보다는 남한 정규학교에서 남한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즉, 북한이탈청소년들은 스스로를 남한 사회나 남한 사람들과 담을 쌓고 살기보다는 남쪽에서 같은 국민으로 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북한의 무력 도발은 남한에 있는 북한이탈청소년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비슷한 일이 있을 때마다 북한이탈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남한 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경험을 한 학생들은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사회에 나가면 북한에서 왔다는 점을 감추고 싶어했습니다.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이 마치 '주홍글씨'처럼 느껴져서 이를 감추고 살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매년 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학교용 통일교육지침서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사회 교육기관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용 통일교육지침서를 구분하여 출간합니다. 하지만 미래 통일 시대의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이탈주민, 특히 북한이탈청소년들이 남한 사회나 학교에서 피부로 느끼는 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사뭇 달라 보이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통일 교육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지 모릅니다.
 
  서울대 송호근 교수는 "교육은 가르치는 것(teaching)이 아니라 쌓는 것(building)"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현재 우리 정부의 통일 교육은 정부 주도의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사회통합을 평화롭게 끌어내기 위해 북한이탈주민들이 원래부터 우리 민족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통일 교육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북한이탈주민을 활용한 새로운 통일 교육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등록일 : 2015-12-16 09:50   |  수정일 : 2015-12-16 10:51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니스트 사진

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정채관 박사

⊙ 정채관 박사(교육학). 현역만기제대. 영국 버밍엄대(공학학사), 영국 워릭대(이학석사), 워릭대(교육학박사). 버밍엄대 한인학생회 부회장, 워릭대 한인학생회장, 영국 코벤트리 한인회장. 月刊朝鮮 영국통신원·전문가칼럼니스트.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 연세대 영어영문과·교육대학원 시간강사, 인하대 영어교육과 강의교수, 버밍엄대 영어과 외부교수.

⊙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본부 부연구위원. 영국 English Today(Cambridge University Press, SSCI) 편집위원, 한국영어학회 부편집위원장 겸 연구상임이사, 한국영어교육학회 연구이사. 조선뉴스프레스 교육칼럼니스트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저서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공계 영어기술글쓰기(2007)」, 「코퍼스 언어학 입문(2012)」, 「2020 한국초중등교육의 향방과 과제: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2013)」,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2015)」, 「원자력 영어: 핵심 용어 및 실제 용례(2016)」, 「코퍼스 언어학 연구(2017.8 예정)」.

맨위로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