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시리즈 | 꿈 많은 80대 차윤의 글로벌 마인드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순위경쟁에 광분하는 대학들

글 | 차윤
필자의 다른 기사

투표 한번 잘못했다가 상상도 못할 곤욕을 치른 사람들의 수가 많아서 그런지 촌사람이고 도시 사람이고 간에 모였다 하면 정치이야기, 그것도 옛날에 흔히 하던 그런 정치 이야기 수준이 아닌 모두가 전문가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해서 한국사람들의 정치의식과 민주주의가 성숙되어 간다고 믿고 싶은데 과연 그렇게 낙관해도 되는 것일까? 여기서 의문사를 붙이는 이유는 이 모든 성숙한 토론의 결론이 하나같이 “이 나라에 이렇게도 사람이 없나……”하는 탄식으로 끝나곤 하기 때문이다. - 인물 궁핍의 책임 이 나라에 인물이 없단다.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없다고들 한다. 왜 인물이,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없는지……흔히들 문화적이나 정치사적으로 규명하려고 들지만 나는 그보다는 우리나라에 인물다운 인물이 없는 이유를 우리의 잘못된 교육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여기서 문제 삼으려는 것은 우리의 대학교육의 질과 방향이다. 엄격히 따지자면 인물다운 인물이 나오려면 올바른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나라의 지도자를 길러내는 책임은 역시 대학에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없는 것은 우리의 대학교육이 그만큼 잘못되어 있었다는 말과 비례한다고 말할 수 있다. 얼마나 잘못되었었는지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면 말 못할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 같다. 다 알면서도 고쳐놓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알면서 고치지 못한 것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음이 틀림이 없다. 그러나 여기서 그 이유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과거 이야기는 하지 말자. 현재와 미래를 말하고 싶다. - ‘명문대학’의 개념 대학이 대학답지 못해가는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고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말만 믿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그 사람들은 우리하곤 달라서 사회가 안정되어있고, 전통과 역사가 있고, 돈이 있고, 엄청난 후원자들이 있고 흔들릴 수 없는 기반과 규범이 있다. 그들이 말하는 소위 ‘명문대학’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문대학 개념과 많이 다르다. 우리는 대학의 학생 및 교수의 수와 비율, 시설 등 ‘하드웨어’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 반해 그들 명문대는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그보다는 ‘소프트웨어’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명문대’라는 이름이 붙게 된 동기와 시작이 그 대학이 얼마나 훌륭한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느냐에 따라서 구별되어 붙여진 호칭인 것이다. 많은 훌륭한 인물들을 배출한 대학이기 때문에 좋은 학생이 모여들고 그래서 돈과 교수들이 따라와서 큰 대학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좋은 인물, 좋은 지도자 기를 생각은 제쳐놓고 무조건 하드웨어에만 치중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되어있지 않는가? 그래서 모든 것이 억지요 무리다. 사람을 길러 낼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덩치만 키우고 있다. 무엇이 먼저 되어야 하는지를 망각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순위 경쟁에 눈먼 대학들 최근 들어 국내 소위 ‘명문대학’들이 유례없이 불꽃 튀는 경쟁들을 벌이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교육의 질을 높여서 국가나 사회가 필요로 하는 훌륭한 지도자를 길러낼 것이냐……하는 것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미국의 주간잡지 ‘Newsweek’와 영국의 ‘더 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대학 순위 100위권’에 들어가느냐……를 가지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은 2015년까지는 세계대학 순위 톱30위를, 2025년에는 톱10위권에 들겠다는 장기목표까지 세워놓고 있고, 연세대학은 ‘비전 2020계획’하에 5개 분야(화학, 물리, 신소재, 나노메디컬, 노화과학)에 한해서 세게 톱10위를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정해놓고 있고, 고려대학은 ‘글로벌 KU프로젝트’하에 2010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세계대학순위 100위권에는 꼭 들어가고야 말겠다고 결연한 다짐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여기에 이화여자대학과 서강대학까지도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이 경쟁 행렬에 끼어들었으며 세계 100대 대학순위에 2010년까지는 들고야 말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런 목표를 세워놓고 발전해보겠다는 것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과열현상이 발생하는 것에는 상당한 배경과 동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된 한국이 세계 100대 대학에 단 하나의 대학도 들지 못했다는 것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인도, 홍콩, 싱가포르, 스위스, 중국 등이 세계 50대 대학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기에 우리대학으로서는 자괴감이 생길 만도 했다. 그 결과 우리들 자신이 국내대학을 불신하게 되었고 필요이상으로 해외 유학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대학들이 이 시점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세계대학순위 100위권 진입’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을 때인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것이 과연 국가 이익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 것인지 특히 대학총장들은 냉정히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 남이 보는 우리대학의 순위경쟁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명문대인 예일대학의 리챠드. 레빈 부총장은 영자신문 ‘코리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대학의 과잉 순위경쟁을 보고 놀랐다면서 “이 현상은 대학의 진정한 발전에 도움은커녕 크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 하였다. 그는 “대학은 어디까지나 대학에 부여된 본래의 사명 즉 인간개발과 지도자 양성에 충실해야지 어느 특수기관에 의한 다분히 주관적이고 인위적인 평가방식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순위 경쟁에 휘말려 일희일비(一喜一悲)한다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다”라고 강하게 충고했다고 한다. 그는 덧붙여서 “대학의 정상적이고 진정한 발전책은 어디까지나 대학 자체가 면밀한 검토를 거쳐서 계획하고 집행되어야 하며 외부의 평가로 결정지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는데……우리의 대학 당국자들이 이러한 말을 듣고 창피하게 느껴야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기야 교육자도 아닌 대학 책임자들이 이런 말을 알아들을 리가 없을 만도 하다는 말에 수긍이 간다. 대학총장 중에는 교육이념이나 사명감이 투철한 교육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숙명여자 대학의 경우 대학들이 ‘세계100대 대학순위’에 들겠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는 참에 숙명여자대학의 이경숙 총장이 4.26일자 기자회견에서 너무나 신선하고 교육자다운 대학교육관을 발표하여 많은 사람들을 깨우치고 공감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말했다. “우리 숙명여자대학은 다른 대학처럼 순위 경쟁에 골몰하는 대신에, 우리가 세계를 위해서 무엇을 제일 잘 할 수 있는지, 그것을 위해서 개발하고 전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하면서 “잡지나 신문이 규정짓는 대학의 순위에서는 각 대학의 특유성을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 숙명여자대학은 그런 순위 경쟁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차라리 남들이 잘 모르거나 경시하고 있는 분야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여 특색 있는 대학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면서 “우리는 질과 격이 높은 학생을 길러 내기 위하여 ‘리더십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세계적인 지도자를 배출하는데 전력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대학이 순위 경쟁에 말려들기보다는 대학의 펄스날리티(personality)’와 세계적 지도자 양성에 주력하겠다는 이 총장의 이른바 대학교육의 블루오션 전략(Blue-ocean Strategy) 이야 말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고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교육’이 아닌가 싶어 그의 견해와 소신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작년이었던가 세계유명대학 총장들이 한국에 와서 대학교육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세미나를 가진바 있다. 여기서 도출된 대학교육의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1) 학생들에게 삶의 의미를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2) 학생들에게 국가건설에 대한 사명감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3) 부모들이 겪은 가난과 고난에서 얻은 가치를 체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대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고 마음에 새겨두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등록일 : 2007-05-07 17:32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니스트 사진

차윤 ㈜CPR 회장

차윤 ㈜ CPR 회장

● 해군사관학교 / 플로리다 대학/ 위싱턴(시애틀) 대학 졸업
● 해군사관학교 / 해군 대학 / 메릴랜드 대학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 통일원 / 홍보협회 / 문화공보부 / 해외공보관 (이집트, 일본) 근무
● 해외개발공사 / ㈜연합광고 / 미국영화수출협회 / ㈜ CPR 회장 (현재)

국제 정치, 지정학, 국제감각 등 분야에 걸쳐 약 50편의 학술 또는 비학술 논문을 국내외 미디어에 게재하였으며, 최근에는 「조선 Pub」에 약 200회에 걸쳐 온라인 칼럼을 게재한 바 있음.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