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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꿈 많은 80대 차윤의 글로벌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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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의 의미

글 | 차윤
필자의 다른 기사

조덕현

아래 글은 현재 해군사관학교에서 군사전략을 강의하고 있는 해군중령 조덕현 교수가 제자 사관생도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을 모아놓은 '지혜의 샘'에서 발췌한 것으로서 본 칼럼의 정신 및 취지에 합당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대를 사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겠기에 필자의 허락을 얻어 본 칼럼에 게재합니다.


섬김의 의미

The Meaning of Servant


기사본문 이미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00을 맞이하면서 인류가 기대와 설렘에 들떠 있었던 때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새로운 천 년을 시작하면 컴퓨터 체계에 이상이 생길 것이 아닌가, 각 나라마다 시차가 다른데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등... 인류에게 1999년 12월 31일 하루는 기대가 지나쳐 다소 불안감을 가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1900년을 열면서 인류가 기대했던 것도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14년 7월 28일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세르비아에 대한 선전포고로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은 1918년 11월 11일까지 4년 4개월 동안 지속된 인류 역사상 최초의 세계대전이었으며, 1,500만 명의 사상자를 내는 등 인적·물적 피해가 엄청났습니다. 무려 32개국이나 참가한 전쟁의 참화를 경험한 인류는 삶 자체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인류를 지배하는 진정한 힘은 무엇인가?, 이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였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동방순례 Journey to the East(1932)」라는 소설에서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든 순례단 일행은 동방지역을 순례하면서 영성을 다지려고 하였습니다. 일행이 출발할 당시에는 분명한 비전과 목적과 규율을 갖추고 완벽하게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순탄한 여행을 하던 어느 날 그들이 알지 못하는 분쟁과 다툼이 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이 가진 고상함과 의미를 두었던 모든 것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목적의 상실, 방향의 상실을 느끼게 되었던 것입니다. 순례단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서로 돌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이 찾아 낸 결론은 한 가지였습니다. 하인 중에 레오라는 사람이 없어지면서부터 우리에게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레오라는 사람은 이 순례단을 돕는 헌신된 하인 몇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 별다른 위치와 지위도 주어지지 않고 허드렛일을 주로 맡아 하였기 때문에 레오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가 그저 휘파람을 불고 만나는 사람에게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라고 즐겁게 이야기했던 그일 밖에는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레오와 조금 더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 중에는 레오에게는 봉사와 섬김에 대한 남다른 그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다는 것을 겨우 알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의미를 부여할 만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우리 공동체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의미를 부여할 만한 존재도 되지 못하는 하인 레오가 사라지면서 문제가 생기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레오의 ‘섬김’이 이 공동체를 이루어왔다는 것을 그들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가 비록 하인의 일을 했지만 진정 이 공동체를 이룬 것은 공동체의 자리를 차지했던 그 사람들이 아니라, 이 레오의 섬김이었다는 것을 소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힘과 투쟁과 다툼의 현장 속에서 ‘진정한 섬김이 얼마나 이 세상을 지배하는 큰 힘인가?’하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에 이 사람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레오는 하인이 아니라 자기가 속한 교단에서 가장 높은 지도자 중에 한 사람이었는데 하인의 모습으로 와서 자신들을 섬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의 가정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이며 이 세상의 조직과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소설은 바로 ‘섬김’이라고 전혀 주저함 없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섬김이 바탕이 되지 않은 리더십은 상대방의 머리를 자극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합니다. 이 편지를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상대방이 자신에게 보내고 있는 웃음이 진정한 의미의 ‘웃음’인지 ‘비웃음’인지를 분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는 진정한 섬김의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그것을 삶에 실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필자소개>
해군중령 조덕현 :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 겸 군사전략학교수(해사40) / 배정고, 해군사관학교(공학사), 고려대학교 사학과(문학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문학석사),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역사학과(문학박사, 군사사 전공) / 미국 해군사관학교 교환교수(2007~2009)로서 미 해사 생도들에게 미국해군사(American Naval History), 한국사(Korean Hisotory) 강의 / 미국 정부 유공훈장 수상/ 현재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 겸 군사전략학교수,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역사학과 자문위원, 미국 군사사학회 정회원, 미국 해군사관학교 역사학과 자문위원, 한국서양사학회 정회원 / 이메일 : heimat999@hanmail.net/ ilovenavy@yahoo.com

등록일 : 2013-06-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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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차윤 ㈜CPR 회장

차윤 ㈜ CPR 회장

● 해군사관학교 / 플로리다 대학/ 위싱턴(시애틀) 대학 졸업
● 해군사관학교 / 해군 대학 / 메릴랜드 대학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 통일원 / 홍보협회 / 문화공보부 / 해외공보관 (이집트, 일본) 근무
● 해외개발공사 / ㈜연합광고 / 미국영화수출협회 / ㈜ CPR 회장 (현재)

국제 정치, 지정학, 국제감각 등 분야에 걸쳐 약 50편의 학술 또는 비학술 논문을 국내외 미디어에 게재하였으며, 최근에는 「조선 Pub」에 약 200회에 걸쳐 온라인 칼럼을 게재한 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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