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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도 교수의 안전한 식품(食品)

역대급 폭염 타고 나타난 콜레라...원인과 대책은?

글 |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필자의 다른 기사 2016-09-12 08:52

▲ 2016년 8월 25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하청면 일대에서 보건소직원들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두번째로 콜레라 환자가 경남 거제지역에서 수산물을 섭취한뒤 질병에 감염됐다./조선DB
경남 거제 인근 해역에서 직접 낚시로 잡은 삼치회를 먹은 70대 여성이 2016년 8월 25일 콜레라로 확진됐다. 두 달 전 무릎 관절수술을 받아 소화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콜레라균에 감염된 회를 먹은 것이 원인이다. 거제시에서 농어 등 회를 먹은 50대 남성이 15년 만에 첫 국내 콜레라 환자로 확인된 지 사흘 만에 두 번째로 발생한 환자다. 비록 감영성과 증상이 약한 편인 ‘엘토르(El tor)’형이긴 하지만 두 환자에서 분리된 콜레라는 같은 유전자형이라 추가 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 번째 환자도 이미 발생했고 원인도 바닷물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한 동안 사라졌던 ‘후진국형 감염병’인 콜레라가 다시 등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130만~140만명의 콜레라환자가 발병하고 있으며, 이 중 2만8000~14만2000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1군 법정감염병인 ‘콜레라’는 세균(bacteria)인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오염된 어패류나 지하수 섭취 등에 의해 발생한다. 드물지만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과의 직접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보통 2~3일인데, 쌀뜨물 같은 심한 수양성 설사 증상을 보이며 생선 썩은 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 종종 구토를 동반한 탈수와 쇼크가 나타나기도 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1854년 영국 런던에 콜레라가 유행해 하루에 200명씩 죽은 적이 있었다. 당시 콜레라의 원인이 오염된 공기라고 알려져 있었으나, 닥터 스노는 사망자 map을 작성해 브로드가(街)의 ‘수도펌프’라는 걸 알아내고 하수도망을 정비해 콜레라를 차단했다. 이후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상하수시설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계기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15년 만에 발생했는데, 지난 2001년 경북의 한 식당 조리사가 콜레라에 걸린 줄 모르고 음식을 조리했다가 전국 142명의 집단 발병으로 이어진 적이 있었다. 조선시대(1817~1824년)에도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설사 및 구토를 동반하며 죽어가 ‘괴질'로 불렸던 발생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는 현대적인 상하수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대규모 콜레라 창궐의 위험성은 낮은 편이나, 오염된 어패류를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어느 나라라도 발생할 수 있다.
 
비브리오 속의 세균 중 장염비브리오균, 비브리오패혈증균, 콜레라균 등 세 가지가 가장 유명하다. 이 중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은 1950년 일본 오사카에서 마른멸치에서 처음 분리됐는데,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에서 여름철 자주 발생한다. 특히 비브리오균은 호염성 해수세균으로 3∼5%의 소금물에서 잘 생육하나, 10℃ 이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해수 중 발견되지 않고 더운 6~9월 사이에 집중된다. 원인식품은 주로 해산 어패류인데, 여름철 해수의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증식이 활발해 해산물의 표피, 내장, 아가미 등에 부착되며, 장시간 실온에 방치 후 날것으로 섭취 시 문제를 일으킨다.
 
콜레라가 다시 등장한 이유는 역대급 ‘폭염’ 탓이다. 최근 거제시 인근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6도 더 치솟아 급상승하면서 플랑크톤이 급증했고, 플랑크톤에 기생하고 있던 콜레라균이 덩달아 확산해 삼치 등 생선에 침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콜레라에 오염된 수산물이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위장질환, 위 절제술 등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 수양성 설사증상이 하루에 여러 차례 발생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예방백신은 있지만 면역효과가 낮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소비자가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콜레라균을 포함한 비브리오식중독의 감염 예방책은 “물과 음식물을 끓이거나 익혀 섭취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사진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소비자시민모임 이사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부회장

등록일 : 2016-09-12 08:52   |  수정일 : 2016-09-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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