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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하상도 교수의 안전한 식품(食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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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소비 줄어도 비만률은 폭발....“푸드패디즘”을 이겨내자

글 |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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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DB
  “푸드패디즘(food faddism)”이라는 말이 있다. 회의주의(skepticism)의 출발점으로 평가되는 과학저술가 마틴 가드너의 책 “과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변덕과 궤변(Fad & Fallacies in the Name of Science)”의 한 장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에 붙인 이름이며, 일본 군마대학의 다카하시 구니코 교수가 발전시킨 이론이다.
 
푸드패디즘은 “먹거리가 건강과 병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해 괜한 걱정을 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는데, 가드너는 책에서 하나의 예로 당시까지 상식처럼 언급되던 플레처의 건강법을 들었다. 소위 “플레처리즘”으로 불린 “많이 씹어 먹어야 한다”는 플레처 건강법의 핵심이론은 오늘날 거의 기각됐는데, 이는 소화를 돕지만 비타민이나 영양분을 늘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푸드패디즘”의 전형은 먹거리를 나쁜 음식과 좋은 음식으로 나눠 그 효과를 과장시키는 것이다.
 모든 식품은 좋은 면과 나쁜 면 양면을 갖고 있다. 적게 먹어도 영양부족으로 위험하고, 많이 먹어도 독이 된다. 푸드패디즘은 바로 이런 점을 이용해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없는 말을 한게 아니므로 비난하기도 애매한 측면이 있다. 푸드패디즘 유발자들은 이런 측면을 교묘히 이용하는 영리한 범죄자라 생각된다.
 
우선 그리 좋을 것이 없는데도 좋은 점을 크게 과장해 대단한 것으로 띄운 경우를 살펴보자. 대표적인 것이 “청정갯벌에서 만든다, 미네랄이 풍부하다”로 알려진 “천일염”이다. “유기농, 유정란, 올리브오일, 각종 보충제(비타민, 클로렐라, 키토산), 은행나무추출물, 프로폴리스, 발효식품” 등도 이에 해당된다. 다른 음식보다 특정 영양소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어 “슈퍼푸드(superfood)”라고 불리는 것도 허황된 통념이다.
 
 모든 영양소를 단번에 완벽하게 공급하는 음식은 없다.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것도 허황된 것이다. 사람이 물중독으로 죽을 수도 있어 물도 적당히 마셔야 하는데, 일부러 마실 필요까지는 없고, 갈증을 느낄 때만 마셔도 충분하다.
식이보충제 역시 의료 목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정상인은 현대의 식습관과 영양상태로 볼 때 필요치 않다고 봐야 한다. 발효식품을 건강식이라 한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발효식품을 만들어 식품원재료의 부패를 막았고 오랫동안 보존했었다. 즉, 몸에 좋으라고 발효식품을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이오제닉아민, 에틸카바메이트 등 발암성 부산물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젓갈류의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알러지 유발 히스타민 역시 학계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발효식품의 어두운 면이다. 유기농 식품 또한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하나 제품의 영양, 기능,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유기농식품은 농약이나 항생제 내성균에 덜 노출될 수는 있으나, 생물학적 위해엔 더 취약한 면이 있다.
 
반대로 그리 나쁠 것이 없는데도 크게 과장돼 마치 나쁜 독처럼 알려진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조미료 글루탐산나트륨(MSG), 우유, 육류, 밀가루, 설탕, 식품첨가물 등이다. MSG가 유해하다는 속설은 1960년대 이른바 ‘중국음식점 증후군’이라는 가설로부터 시작했으며, 천연조미료를 생산한 국내 한 업체가 이를 노이즈마케팅에 이용하면서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우유 역시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동영상이 불을 지펴 나쁜 음식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글루텐 프리가 유행하면서 밀가루가 안전하지 않고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이 상식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밀은 인류가 1만년 가까이 검증해온 식재료인데, 안전문제 제기는 비상식적이다. 일각에서는 고기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고기 먹는 사람이 오래 산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많이 있다. 고기가 주는 면역 강화효과를 더 크게 본 것이다. 실제 고기를 잘 먹지 못하던 과거와 북한과 같은 빈곤국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더 짧다. 한국의 평균수명이 해방 전 45세 미만, 1960년 52.4세, 2003년 77.44세, 2013년 81.94세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설탕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지만 비만율은 폭발하고 있다. 비만율의 원인은 설탕이 아니라 총칼로리 섭취량이었다. 즉, 주된 열량원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양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잘못된 정보는 이른바 “자칭 음식전문가” 내지는“의사”라는 타이틀을 걸고 TV 등에 출연해 잘못된 정보를 전하는 사람들과 경쟁기업의 흠집내기식 노이즈마케팅에 의해 주로 전파된다.
먹을 “식(食)”자는 “사람 인(人) + 좋을 량(良)”이다. 즉, 사람에게 좋은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좋은 것을 나쁘게 만들어 공포를 조장하는 소위 “푸드패디즘” 유발자들에 대한 경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등록일 : 2016-02-13 오전 8:12:00   |  수정일 : 2016-02-1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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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소비자시민모임 이사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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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현  ( 2016-02-14 )  답글보이기 찬성 : 14 반대 : 5
어떤 나라를 불구하고 오늘날과 같이 현실과 동떨어진 비만퇴치운동은 하루종일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주도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땀흘리며 일하고 공부하며 왔다갔다 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체험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이런 운동을 계획추진할수 있는가? 지금 뭔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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