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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기자의 별별 이슈 따라잡기

이혜훈 vs. 조윤선...서초갑 37년 거주자의 새누리경선 관람기

‘지역구 낙하산’에 대한 주민의 심판

글 | 권세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6-03-21 09:34

▲ 2015년 12월 20일 같은 날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한 이혜훈 전 의원과 조윤선 전 장관. / photo by 조선일보 DB
서초갑 선거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했던 새누리당 총선후보 경선이 이혜훈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필자는 1979년 현재 사는 동네로 와 37년째 서초갑 지역에 거주중이며 정치학을 전공하고 정당, 언론에 몸담으며 그동안의 선거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봐왔다.
 
사실 그동안 서초갑지역의 총선은 ‘재미’는 없었다. 한동안 무소속 박찬종 의원이 ‘맹주’로 자리잡고 있었고, 최병렬, 박원홍, 이혜훈, 김회선 등 여당에서 전략공천한 후보들이 어렵지않게 국회에 입성했다. 그런 면에서 두 거물급 여성 정치인(이혜훈, 조윤선)이 맞붙은 이번 20대 총선 새누리당 경선은 정치에 큰 관심이 없던 지역구민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할 정도로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필자 역시 주변인들로부터 몇 달동안 “우리지역에선 누가 되느냐”는 질문을 수천번은 받은 것 같다.
 
이 후보의 승리에 대해 일각에서는 ‘조직력의 승리’, ‘진박마케팅의 역풍’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선거를 계속 지켜본 필자로서는 강남지역 공천에 있어서 오만했던 여당에 대한 서초갑 주민의 심판, 특히 지역구 낙하산에 대한 주민의 심판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김회선 불출마선언 후 서초에 온 조윤선 
 
이혜훈 전 의원은 작년부터 지역구 탈환을 노리며 지역활동을 시작했지만 현역 당협위원장이며 친박인 김회선 의원이 순순히 공천을 뺏길지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사건은 김회선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터졌다. 전국민 인지도 100%라고 해도 좋을만한 ‘얼짱’ 정치인 조윤선 전 장관이 난데없이 서초갑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높은 인지도와 인기 때문에 그전까지만 해도 종로 등 이른바 ‘전국구 수준’의 지역구 공천이 언급되는 상황이었다.
당황한 것은 이혜훈 후보뿐만아니라 지역구민 전부였다. “갑자기 이런(여당에게 완전히 유리한) 지역에 온다는게 말이나 되느냐”는 의견과 “이런 지역에서 한사람이 세번이나 공천받는 것도 그렇지 않냐”, “서초가 동네북도 아니고 될것같으니 아무나 데려다놓느냐”는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이 팽팽했다.
 
조윤선 전 장관은 서초에서 30년 이상 살았고 세화여고를 졸업하는 등 서초는 본인의 고향이라고 주장했지만, 주민 사이에서는 “성공한 사람 상당수가 강남 서초에 사는 상황에서 그런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서초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작년말부터 두 여성의 치열한 공천작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8년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지낸 사람과 ‘서초 거주자’의 상황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혜훈 전 의원은 반포-잠원지역 재건축과 과밀학급 해결을 위한 학교 신설 등 지역주민과 밀착된 이슈를 내놓았다. 조윤선 전 장관 역시 주변의 조언을 얻어 비슷한 이슈를 강조했지만 내용면에선 큰 차이가 있었다.
 
주민들과의 스킨십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주민들은 TV에서만 보던 그들을 두어달간 수십번이나 볼 수 있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서초갑 지역내 초등학교 졸업식과 입학식, 학부모총회에서는 두 후보가 어김없이 유권자들과 만나 악수를 나눴고, 그들은 출근길 지하철역앞, 일요일이면 교회와 성당 앞, 주중에는 각종 지역모임에 나타났다.   
 
후보들의 접해본 주변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조윤선 후보는 실제로 보니 정말 키크고 날씬하고 예쁘더라”, “이혜훈 후보는 싹싹하고 친근한 느낌에 말도 잘하더라”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늘 완벽한 메이크업에 우아한 몸짓이 특징인 조윤선 후보가 조금 정이 덜 간다는 반응도 많았다.
서초갑에 오래 살아온 필자 지인들의 대부분은 지역사정에 밝은 이혜훈 후보가 3선까지 해서 힘을 받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었지만, 경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대통령 정무수석 출신, 장관 출신인 후보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새로운 얼굴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초갑의 유권자들이 갖고있는 생각 중 핵심적인 것은 “여당이 서초갑을 자기네 텃밭으로 생각하고 심사숙고해 공들여 공천하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특히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공천 막판에 지역구민들에게 생소한 김회선 후보를 공천하며 이런 생각이 더욱 심해졌다. 이는 이미 두 번 공천을 받았던 이혜훈 후보나 처음 지역에 온 ‘인기인’ 조윤선 후보 모두 해당될 수 있는 사항이다.  “한 사람에게 세번이나 공천을 주냐”는 반감도 있을 수 있고, “지역에서 한 일이 없는 사람을 낙하산으로 공천주느냐”는 반감도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총선은 결국 지역주민들의 선택이다. 경선을 코앞에 앞둔 상황이 되자 “솔직히 조윤선이 서초를 위해 뭘 하겠냐”는 의견과 “그래도 현 대통령 체제에선 이혜훈보다 조윤선이 더 할수있는 일이 많지 않느냐”는 여론이 팽팽해지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진박마케팅’이 어느정도 효과가 먹혀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통령 측근보다 ‘할 말은 하는 사람’
 
그러나 결국 주민들은 ‘낙하산’보다는 ‘3선의원’을 택했다. 어떤 지역처럼 ‘지역밀착후보’가 공천받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혜훈 전 의원은 재선의원에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출마했고 여당 선대위 상황실장을 지내는 등 더욱 거물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개인적으로는 똑똑함과 스펙, 친화력, 친근함을 동시에 갖고 있어 정치하기에 매우 적절한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또 ‘진박마케팅의 역풍’이라는 의견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서초갑 유권자들의 소득수준이나 교육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들은 단순한 ‘대통령 측근’보다 ‘할 말은 하는 사람’을 선택했다.
 
또 이혜훈 전 의원이 19대 총선 당시 지역구에서 뛰는 대신 중앙당 선대위에서 활동하고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하면서 전국적으로, 또 젊은층으로부터도 “정말 똑똑하고 말 잘한다”는 반응을 얻은 것 역시 서초 주민들이 그를 더 높이 평가하게 된 플러스 요인이 됐다. 한 유권자는 “이혜훈 전 의원이 단순히 이곳(서초갑)에서 쭉 3선을 지냈다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었겠지만, 여러 사연을 겪었고 이번에 치열한 경선을 치렀기 때문에 더 열심히, 똑부러지게 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낙천한 조윤선 전 장관은 주민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서초는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방치되고 소홀했던 점이 많았고, 이번에 치른 치열한 경선과정은 서초의 발전에 대해 모두가 진지하게 탐구하고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조윤선 전 장관 역시 경선에선 졌지만 정확한 판단력과 정치력을 지닌 인재라는 것은 사실이다.
칼럼니스트 사진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등록일 : 2016-03-21 09:34   |  수정일 : 2016-03-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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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상호  ( 2016-03-22 )  답글보이기 찬성 : 18 반대 : 7
이런 칼럼을 쓸수있다는게 정말 황당하다고 밖에 볼수 없네요! 마치 조후보는 얼굴을 무기로 진박의 낙하산을 타고온(오지말았어야 하는) 것처럼 비하를 하는데 대해 언론은 저렇게도 상황을 해석하는구나하는 비감한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한마디로 궤변의 진수를 보여주는 글이라 생각 합니다.
두분의 경선이 잡음없이 정정당당하게 이루어젔고 패자는 승복하고 승자에 축하를 보냈습니다. 그럼 멋진 경선이 아니었나요? 이나라 수준이하의 정치를 만드는것도 언론이 한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부인할수 없습니다. 좀더 긍ㅈ정적인 측면에서 격려하고 칭찬하고 반대로 잘못되는건 차갑고 냉철하게 비판하며 칼보다 강한 펜의 힘을 보여주어야지 자신의 극히 편협한 사고의 잣대로 진흙탕속의 두연꽃의 승부를 짓밟지말앗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박현  ( 2016-03-22 )  답글보이기 찬성 : 13 반대 : 10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기사라고 본다. 특히, 상단 제목 지역구 낙하산에 대한 심판은 서초 갑 다수 유권자들의 심중을 정확히 꿰뚫어본 표현이다. 사실 조윤선 후보가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거치며 전국적 인지도를 쌓았으면, 접전지역이나 험지에 출마해 당의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이른바 여당 텃밭이라 불리는 서초 갑 지역에다가, 더욱이 이혜훈 전 의원이 전부터 갈고 닦은 지역에다 느닷없이 깃발을 꽂으니 지역유권자들이 순순히 손을 들어줄 리가 있겠는가? 조 후보가 앞으로 더욱 큰 비중을 지닌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이번 경선탈락을 뼛속 깊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답글보이기  박현  ( 2016-03-22 )  찬성 : 9 반대 : 17
난독증인가요? 기사 내용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보이는 데 비하, 궤변, 편협이라뇨? 누가 경선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했나요? 기사 핵심은 조윤선씨의 서초 갑 지역 출마가 해당지역 유권자들에게 크게 어필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경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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