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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조화유의 영어 그리고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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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미투) 시대에 읽어볼 만한 단편소설

태초에 실수가 있었다

글 | 조화유 재미 작가, 영어교재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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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유 단편소설>
태초에 실수가 있었다
 
"아아, 피로하다."
 
구(具) 비서는 쿠션 좋은 의자에 몸을 던지면서 또 버릇처럼 뇌까렸다.
 
그는 카페에 들어와 앉을 때마다 피로하다, 피로하다고 중얼거리지만, 실은 언제나 원기왕성하였다.
 
국회의원의 비서인지, 비서의 비서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어쨌든 구비서는 자기가 모시고 있다는 모 의원과 동향으로서, 그의 고향에서는 그가 굉장히 출세나 한 것처럼 알려져 있었다.
 
그의 처가는 상당한 시골 부자였는데, 서울서 모 대학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국회를 제집처럼 들락날락하는 사위를 대단한 위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과거에 국회의원 선거에 두 번이나 출마했다가 재산만 축내고 떨어진 구비서의 장인은 자기가 이루지 못한 정치적 야망을 사위에게서나마 이루려는듯 사위에 대한 사랑과 기대가 대단하였고, 역시 서울서 대학을 나온 구비서의 아내도 남편을 끔찍히 위하였다.
 
구비서는 처가에서 사준 좋은 집에서 살면서 운전사 딸린 고급 승용차를 타고다녔다. 말하자면 그는 처복이 많은 사내였고, 친구들은 녀석, 장가 한번 잘 갔다고 부러워들 하였다.
 
그러나 구비서에게는 남모르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요즈음 웬만큼 지성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웃어넘길 일로서, 첫날밤에 그의 처가 출혈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초야에 남편의 실망을 눈치챈 그의 아내는 눈물을 찔끔거리면서까지 자기가 진짜 처녀였노라고 누누히 강조했건만, 구비서의 꺼림칙함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그의 아내가 역설했듯이 숫처녀라고 다 첫날밤에 출혈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구비서 자신도 모르는 바 아니로되, 하필이면 자기 아내가 그런 예외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하였고, 따라서 그런 경우에 대처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내를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니까 의심이 의심을 낳고, 그렇게 하여 누적된 의심은 자연 속았다는 야릇한 피해의식 같은 것으로 뇌리에 박혀 그를 괴롭혔다. 그는 진짜 처녀막이 파열한 현장을 자기 눈으로 똑똑히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직성이 풀릴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아쉬운 줄 모르는 돈과 넘치는 정력을 가지고 처녀 사냥에 나섰다.
 
돈만 있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자는 술을 파는 곳이면 대개 어디든지 있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 숫처녀를 찾아내기란 잘 지은 밥에서 돌을 골라내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손쉽게 여자와 접촉할 수 있는 장소는 역시 노래방이나 룸살롱 같은 곳이어서 그는 그런 곳에서 여러모로 보아 숫처녀라고 생각되는 여자들을 몇몇 꾀어 정복해봤으나 역시 출혈은 한번도 없었다.
 
나중엔 화가 나서 구비서는 자기집 식모아이를 꾀어 눕혀보았다. 그런데 설마 이번만은…… 하고 잔뜩 기대했던 식모마저도 그것이 없었다.
 
기분을 몹시 잡친 그는 옷 한벌을 얻어입고 입이 헤벌어진 식모아이에게 '너마저 그러기냐?"고 따귀라도 갈겨주고 싶도록 약이 올랐으나 참았다.
 
약이 올랐다기보다 어이가 없어진 구비서는 도대체 너같이 못생긴 계집을 날쌔게 해치운 녀석이 대관절 어떤 놈이냐는 식으로 재미삼아 물어보았더니, 식모는 꼴에 퍽은 수줍어하면서 실토를 하였다. 고향에 있을 때 눈이 맞은 동네 총각 녀석하고 대낮에 보리밭에서 어쩌고 어쨌다고…….
 
이쯤 되고 보니 요즘 세상에 숫처녀로 시집가는 여자가 별로 없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구비서가 갖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 그에게 카페 “카오스”에서 일하는 미스 한(韓)만은 진짜 처녀일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이상하다면 이상한 일이었다. 대개 카페 같은 데의 여자들이라는 게 아무리 다듬고 바르고 해도 역시 어딘가 천한 티가 엿보이는 법인데, 이상하게 미스 한만은 그렇게 청초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외모에서 풍기는 신선미도 신선미려니와 손님을 대하는 행동거지나 말씨가 흠 하나 잡을 데가 없어, 어느 모로 보나 다른 아가씨들과는 다른 데가 있었다. 그래서 구비서는 미스 한을 급기야 숫처녀로 단정하기에 이르렀다.
 
"미스 한은 진짜겠지?"
 
구비서는 엽차를 가져온 미스 한에게 느닷없이 수작을 걸었다.
 
"무슨 말씀이세요?"
 
 
미스 한은 언제나처럼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아무 것도 아냐."
 
"뭘 드시겠어요?"
 
미스 한은 여전히 화사한 미소를 잃지 않고 물었다. 그녀는 직업의식이 몸에 배어 그런지, 아니면 천성이 그래 그런지 몰라도 언제나 누구에게나 웃음을 띄운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조금만 더 자세히 관찰해본 사람이면 그 상냥하고 화사한 미소 뒤엔 무언가 어두운 그림자가 서성거리고 있음을 간파했으리라.
 
그거 줘."
 
구비서는 자기가 이 카페의 단골손님이니까 자기가 즐겨 마시는 것쯤은 너희들이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투로 말했다.
 
"네에, 블라디 매리(bloody Mary) 말씀이시군요."
 
미스 한은 야하지 않게 적당히 루즈가 칠해진 도톰한 입술 사이로 가지런한 흰 이를 드러내 웃으며 돌아선다.
 
그때 구비서는 미스 한의 육감적인 입술에서 빨간 색을 의식하고 엉뚱하게 또 그것을 생각하였다.
 
자기가 한 번도 구경하지 못한 그것을 저 미스 한만은 보여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가 더욱 커지는 것이었다.
 
그는 번듯이 의자에 기대앉아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연기 때문에 반쯤 감긴 그의 눈에 거슬리는 게 있었다. 서너 테이블 건너 구비서를 마주보고 앉아 있는 사나이가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의자에 눕듯이 기대 있는데, 머리는 몇 달이나 깎지 않았는지 전라도 각설이 저리가라였다. 구비서는 젊은이답지 않게 요즘 다시 유행하는 장발 스타일이 비위에 거슬렸다.
"저기 건방지게 앉아 있는 것이 누구야?"
 
블라디 매리를 가져온 미스 한에게 그는 이런 쓸데없는 질문을 함으로써 또 수작을 붙였다. 미스 한은 구비서가 턱으로 가리키는 쪽을 돌아보고 나서,
 
"네에, 저 분 우리 카페에 자주 오시는 분인데 아마 시를 쓰시는 분인가 봐요"하고 말했다.
 
"그럼 시인이란 말인가?"
 
구비서는 아니꼽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에. 언젠가 술이 취해서는, 굉장한 시를 하나 써서 우리 다방에 걸어놓겠다고 하시더군요."
 
미스 한의 말은 결코 빈정대는 투가 아니었다.
 
"굉장한 시 좋아하네!"
 
구비서는 절반도 채 타지 않은 담배가치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눈을 부릅떴다.
 
"우리 땅 독도를 지키자“는 기치를 내걸고 온 국민이 한덩어리가 되어 궐기하는 이 마당에 카페 구석에 들어박혀 시시껄렁한 시 나부랭이나 구상하다니, 한심하군, 한심해!"
 
이때 갑자기 건너편 시인이 눈을 뜨고 의자에 기댔던 몸을 일으켰다. 구비서는 자기 말을 시인이 듣고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하여 그답지 않게 약간 움찔했으나, 다행히 시인이 눈치를 챈 것 같지는 않았다.
 
시인은 천천히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리고 유유히 연기를 내뿜으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담배 연기 때문만은 아닌 성싶었다. 그는 구비서가 미스 한을 붙들고 수작을 건 것이 몹시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자칭 시인 독고민에게 있어서 미스 한은 이 세상에서 가장 순결한 것, 가장 아름다운 것의 화신이었다. 미스 한은 독고민이 철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머리 속에 그려온 이상의 여인상과 거의 일치했다.
 
그는 미스 한에 대해서 아는 거라곤 거의 없으면서 그 용모에 홀딱 반해버려서 무조건 그녀를 아름답고 순결하게만 생각하였다. 그는 미스 한 같은 여자가 카페에 있다는 건 슬픈 일이라 개탄하였다. 그는 그녀를 더러운 길가에 핀 백합이라 생각하였고, 그 꽃을 더러운 길가에서 구해내야겠다고 제멋대로 결심하였다. 결국, 그는 그녀와 결혼하리라 마음먹었고, 그래서 그는 그의 이런 뜻을 그녀에게 전하기 위해 여러 차례 데이트를 신청했으나 한번도 성공하지 못하였다.
 
독고민의 고향 집에선 법대를 나온 그가 머지않아 검사나 판사가 될 것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그래서 나이 삼십이 가까운 아들에게 아직도 매달 꼬박꼬박 하숙비를 부쳐 주면서도 그의 아버지는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번번이 사법시험에 낙방하였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벌써 다섯 번이나 미끄러진 그는 이제 사법시험 따윈 아예 단념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자기는 검사나 판사 같은 속된 직업이 어울리지 않는 위대한 시인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양조장을 경영하는 아버지가 매달 보내주는 돈으로 빈둥빈둥 먹고 놀면서 위대한 시를 구상하였다. 그는 이미 삼 년째 신문사 신춘문예에 시를 써냈으나 모조리 미역국이었다. 그는 구세대의 시인들이 자기 시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일방적으로 화를 내었다. 그는 자기의 시를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것은 오직 자기의 무명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해서든 무명을 벗어나 유명해져야겠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춘문예에 꼭 당선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벌써 다음 번 신춘문예에 응모할 시의 첫 행을 써놓았다. 스스로 굉장히 기발하다고 감탄하는 그 첫 행을 그는 여자와 같이 자면서 생각해 내었다.
 
독고민은 성매매 단속이 있기 전 어느 날 밤늦게 술을 마시고 친구들에게 이끌려 모텔에 들어갔었다. 한밤중 심한 갈증을 느끼고 잠을 깨어 불을 켜보니 옆에 여자가 하나 누워 있었다. 분명히 그가 여자를 부른 기억은 없었으니까, 아마 친구 녀석들이 그의 방에도 여자 하날 넣어준 모양이었다.
 
그가 일어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여자도 잠을 깼다.
 
그는 여자에게 냉수를 한 그릇 떠오게 해서 마셨다. 그리고 여자가 불을 붙여준 담배를 받아 피우기 시작했다.
 
"몹시 취하셨더군요."
 
여자가 엎드린 채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면서 말했다.
 
"그래? …… 그런데 아가씬 언제 들어왔지?"
 
독고민은 여자와는 반대로 천장을 향해 누우면서 물었다. 물었다기보다 그저 그렇게 여자의 말에 대꾸를 해주었을 뿐이다.
 
"역시 댁도 다른 남자들이 흔히 묻는 그런 평범한 질문을 하시는군요."
 
"그런가? 그럼 그만두겠어."
 
독고민은 여자에게 그런 시시한 질문을 괜히 했다고 곧 후회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 침묵이 어색하다고 느꼈을 때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얘기를 해드리겠어요. 듣고 싶으시다면……."
 
여자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나서 남자와 나란히 돌아누웠다.
 
"나에게도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남자는 나를 버리고 부잣 집 딸한테 가버렸어요……."
 
여자는 마치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듯 담담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가버린 남자를 경멸했어요. 그러나 차츰 그 남자를 이해하게 됐어요. 그이는 똑똑하나 너무 가난했어요. 그이에게는 자기의 출세를 뒷받침해줄 부유한 처가가 필요했던 거예요. 그리고, 또 나같이 고등학교밖에 안 나온 여자보다는 대학을 나온 여자가 더 어울렸을 거예요……."
 
여자는 다시 담배에 불을 붙여 물었다.
 
"나는 가난이 저주스러웠어요. 그래서 돈을 벌기로 결심했어요. 집을 뛰쳐나와 서울로 올라왔지요. 의지할 데 없는 서울 바닥에서 내가 갈 곳이란 뻔했어요. 직업소개소란 델 거쳐 어느 안마시술소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남자들에게 지치도록 부대끼다가 이왕 버린 몸, 하는 기분으로 이곳으로 온 거예요…….
 
덕분에 돈은 제법 모았어요. 집에선 내가 미용사로 일하고 있는 줄로만 알고 있어요. 내가 그렇게 거짓말을 했으니까요…….
 
어지간히 돈이 모였다고 생각되면 난 집으로 돌아갈 작정이에요. 그리고 중매결혼을 하는 거예요. 이 더러운 몸으로 어떻게 시집을 가느냐고 묻겠죠. 물론 처녀라고 속이고 가는 수밖에 없어요. 허지만 난 결혼만 하면 남편을 끔찍히 위할 것 같아요. 나에게 처녀의 순결이 없는 대신 나는 이 세상의 어느 아내보다도 더 알뜰한 아내가 될 결심이에요. 만일 남자들이 여자에게 처녀성을 꼭 요구한다면, 그리고 그 증거를 꼭 보고 싶어한다면 처녀막 재생수술이라도 하는 거예요. 남자에게 괜한 실망을 안겨줄 필요가 없지 않겠어요."
 
"하하하하……."
 
독고민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그는 삼류극장에서 엉터리 희극을 보았을 때처럼 웃어댔다. 엉터리 희극이기 때문에 더욱 우서운 그런 희극을 보았을 때처럼.
 
그렇게 정신없이 마구 웃다가 그는 갑자기 정수리를 얻어맞은 사람처럼 웃음을 딱 그쳤다. 그리고 무엇인가 번개같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걸 놓치지 않으려고 한동안 안간힘을 쓰다가 가만히 입 속에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태초에 실수가 있었다!"
 
왜 이런 엉뚱한 말이 불쑥 떠올랐는지 자신도 몰랐다. 태초에 실수가 있었다……. 무언가 처음부터 잘못돼 있었기에 인간 사회는 여전히 잘못된 상태로 계속되는지 모른다……. 독고민은 어쨌든 “태초에 실수가 있었다”는 말이 참 멋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이 말을 첫 행으로 하여 충분히 시 한 편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쓰기만 한다면 그것은 아주 훌륭한 작품이 될 것 같은 자신이 생겼다.
 
그러나 그후 그의 시작엔 좀처럼 진척이 없었다. 그것은 그와 미스 한의 관계에 아무런 진척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따르릉…….
 
카운터의 전화벨이 울렸다.
 
커피 잔을 들고 돌아다니는 아가씨들보다는 얼굴이 예쁠 필요가 없는 카운터의 여자가 콤팩트를 들여다보다가 전화를 받았다.
 
"한 언니!"
 
그녀는 얼굴보다는 예쁜 목소리로 미스 한을 불렀다. 미스 한은 그 때 시인의 테이블에 재떨이를 갈아주고 있다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천천히 카운터 쪽으로 다가갔다.
 
"언니?"
 
미스 한은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차피 걸려올 전화이건만 그녀는 마치 무슨 협박 전화라도 받은 듯이 가슴이 두근거렸다.
 
"언니 어떻게 됐어?"
 
수화기의 음성은 떨고 있었다. 미스 한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그저 멍하니 수화기만 들고 있었다.
 
"역시 안 됐구나.……병원에선 수술을 더 늦출수가 없다는데...... 하지만 언니, 너무 상심하지마. 내가 어떻게 해볼게."
 
"네가 어떻게? 현정아, 아직 실망하진 마. 엄마 수술비는어떻게든 내가 마련해볼테니까."
 
그녀는 통화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멍하니 수화기를 놓을 줄 모르고 서 있었다.
 
얼마 후, 그녀가 다시 커피 잔을 들고 옆을 지나갈 때 구비서는,
 
"미스 한, 전화 받는 모습이 꽤 심각하던데, 애인한테서라도 온 전환가?"하고 또 수작을 걸었다.
 
그의 이런 수작에 미스 한은 언제나처럼 엷은 미소로써 대꾸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미소엔 쓸쓸한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미스 한, 이따가 시간 좀 내주겠지?"
 
구비서는 지금까지 번번이 거절을 당했으면서도 "시간 좀 내주지 않겠어?" 하고 묻지 않고 "시간 좀 내주겠지?" 하고 사뭇 명령조로 말했다.
 
그는 "이따가……"라고 말했는데, 이따가란 미스 한이 퇴근할 시간을 뜻한다. 그녀는 보통 밤 열 시에 퇴근하는데 사흘에 한 번은 좀 일찍 여덟 시경에 집에 돌아간다. 그런데 구비서는 미스 한이 이 날은 일찍 퇴근한다는 걸 다른 카운터 아가씨에게 물어 알고 있었다.
 
"이따 여덟 시 반에 요 앞 스카이빌딩 지하 레스토랑 QQ에서 기다리겠어."
 
구비서는 전에 몇 번 되풀이한 말을 또 했다. 미스 한은 예의 그 쓸쓸한 미소를 머금을 뿐, 말없이 다른 테이블로 옮겨갔다.
 
그리고 시인 독고민은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구비서 쪽을 잔뜩 노려보고 있었다.
 
그날 밤 QQ에 미스 한이 뜻밖에 나타났을 때 구비서는 처음엔 자기 눈을 의심하였다. 그는 사실 그녀가 정말 나타나리라곤 거의 기대하지 않았는데, 웬일로 미스 한이 정말 나와 준 것이다. 구비서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는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이 신통하게 들어맞을 때도 있구나 생각하였고, 미스 한도 이제 자기 손아귀에 들어온 거나 다름없다고 자신하였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보았을 때처럼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나서,
 
"정말 뜻밖인데, 미스 한의 등장은."
 
"그런데, 그렇게 노상 찬바람만 맞히더니, 오늘 웬일로 훈풍이 다 불지?"
 
그는 양담배를 꺼내 가스 라이터로 불을 붙여 입에 물었다.
 
"웬지 오늘은 저도 술이 마시고 싶었어요."
 
미스 한은 그녀 특유의 쓸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호오!"
 
구비서는 눈을 크게 뜨고 일부러 놀라는 시늉을 했다.
 
"실연이라도 한 모양인가?"
 
구비서는 재미있다는 듯이 목구멍으로 웃으면서 말했다.
 
"글쎄요."
 
미스 한도 소리없이 웃으면서 말했다.
 
"아까 심각하게 전화를 받는 게 어째 심상치 않다 했더니, 역시 뭐가 있었나 보군."
 
이렇게 건성으로 말하면서도 구비서는 혹시 미스 한이 정말로 실연을 한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하면 어떤 날쌘 녀석이 벌써 미스 한을 이미 어떻게 하지나 않았나 걱정이 되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미스 한은 구비서가 그렇게 열망해 마지않는 그것을 보여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구비서는 애써 자기 생각이 기우이기를 바랐다. 이렇게 청초하기만 한 미스 한이 설마 벌써 더럽혀졌으리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 그들은 저녁 식사를 겸하여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꽤 넓은 프랑스식 레스토랑 안에는 언제나처럼 손님이 많았다. 구비서에게 몇번 두둑한 팁을 받았던 미스 김이란 웨이트레스는 구비서와 마주앉은 미스 한에게 질투를 느끼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녀는 미스 한이 자기보다 예쁘다는 사실을 솔직히 시인하고 있는 그런 시선으로 미스 한을 힐끔힐끔 훔쳐보았다.
 
"미스 한이 왜 술을 마시고 싶어졌는지 궁금하군. 그 이유를 들려줄 수 없을까?"
 
구비서는 미스 한을 취하게 만들어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겠기에 연거푸 잔을 강권하였다. 그리고 미스 한도 이상하게 와인을 잘 받아 마셨다.
 
"잊고 싶어요."
 
미스 한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에 여전히 쓸쓸한 미소는 잃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입은 언제나 그렇게 웃는 모양으로 생겨먹은 것 같았다.
 
"잊고 싶다니, 무엇을?"
 
"모든 것을, 이 세상의 모든 걸 잊고 싶어요!"
 
"좋아, 잊어버려! 모든 걸 잊고 우리 춤이나 추러 가자구!"
 
구비서는 갑자기 일어나 미스 한을 끌듯이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대기하고 있던 자가용에 미스 한을 태웠다. 자동차가 헤드라이트와 네온사인 물결을 헤치고 달리는 동안 구비서는 계획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게 신통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미스 한이 사실은 자기를 좋아했으면서도 일부러 쌀쌀하게 대했을 것이라고 멋대로 해석하였다.
 
남산에 새로 생긴 호텔의 나이트클럽엔 벌써 무드가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구비서와 미스 한은 한 차례 춤을 추고 나서 침침한 홀 한쪽 구석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춤 솜씨가 보통이 아닌데, 언제 그렇게 배웠지?"
 
구비서는 미스 한의 스카치 잔에 얼음을 넣어주며 말했다.
 
그녀가 이렇게 술을 잘 마시고 춤을 잘 춘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것을 그는 자기의 기대에 불리한 방향으로만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 다닐 때 배운 거예요.'
 
구비서의 내심을 꿰뚫어보기라도 하듯 미스 한은 이렇게 말했다. 그제야 구비서는 상당히 마음이 놓였다. 역시 미스 한은 진짜임에 틀림없을 거라고 그는 생각하였다.
 
구비서는 이제 취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술을 따르는 그의 손길이 점점 불안해졌다. 미스 한도 정말 이상하리만큼 술을 많이 마셨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술을 강요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짜릿한 액체가 목구멍을 넘어갈 때마다 그녀는 무엇인가를 애써 잊으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자, 한잔 더!"
 
미스 한은 실성한 사람 같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알코올로 인하여 붉게 일그러져 있었고, 혀는 이미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좋았어! 자, 드링크, 드링크!"
 
구비서는 미스 한의 술잔에 자기 것을 부딪쳤다. 그는 이미 상당히 취해 있었으나 한 가지 의식만은 또렷했다. 그것은 이제 미스 한을 호텔방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마지막 절차에 관한 궁리였다.
 
그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벌써 자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이트클럽에는 호텔에 투숙할 사람 외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미스 한, 시간이 늦었으니 자러 갑시다."
 
구비서는 태연을 가장하고 마치 자기 마누라에게 말하듯 "자러 가자"고 말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미스 한의 반응을 살폈다. 그랬더니 미스 한은 뜻밖의 말을 하는 것이었다.
 
"자러 가자구요? 마치 부인에게 말하듯 하시는군요. 좋아요, 갑시다! 단, 내 몸을 사시는 거예요. 돈을 주고 사란 말이에요! 난 그런 여자예요. 실망하셨죠?"
 
그녀는 몸을 뒤로 의자에 쓰러뜨리면서 히스테리컬하게 웃었다. 구비서에겐 그녀의 이런 태도가 의외였으나 "나는 그런 여자예요"가 또 마음에 걸렸다.
 
"미스 한 취했군. 자, 일어나자구."
 
그는 그녀의 팔을 끌었다.
 
"취했다구요? 취하긴 내가 왜 취해요? 내 정신은 이렇게 재판장처럼 맑은데…… 자, 어서 말씀하세요, 내 몸을 사시겠어요, 안 사시겠어요? 난 돈 1천만원이 내일까지 필요해요.
 
인생이란 연극의 가련한 프리마돈나란 말이에요, 호호호호……."
 
미스 한은 실성한 사람처럼 웃어대며 테이블 위에 쓰러졌다. 이에 당황한 구비서는 웨이터를 불러 오백 원짜리 두어 장을 손에 쥐어주고 무엇인가를 부탁했다. 그리고는 미스 한을 안듯이 부축하고 느릿느릿 홀을 나갔다.
 
그로부터 얼마 후.
 
"아아, 이거다! 이거!"
 
전라의 구비서는 미스 한의 나신을 내려다보며 미친 사람처럼 외쳤다. 그는 침대 시트에 묻은 붉은 액체를 마구 손으로 만지며 "이거다! 이거다!"를 연발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흡혈귀의 그것과 흡사하였다. 그리고 죽은 듯이 누운 여자의 육체는 형광등의 백열 아래서 더욱 창백하고 가련해 보였다.
 
4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미스 한은 다방 "카오스"에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등록금이 기한 내에 마련돼 멋모르고 기뻐하는 동생 몰래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고 또 울었다.
 
그녀가 다시 카오스의 손님들에게 찻잔을 나르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일 주일쯤 후였다.
미스 한 같은 아름다운 여자가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카오스를 찾아드는 손님들은 그녀의 변함없는 미소에 예나 다름없이 흐뭇해 하였다. 시인 독고민도 여전히 구석진 자리를 차지하고 언제나처럼 심각한 표정으로 "태초에 실수가 있었다"의 다음 행을 구상하였고, 카운터의 그 못생긴 아가씨 역시 버릇처럼 콤팩트를 꺼내 오만상을 지어보곤 하였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그렇게 뻔질나게 드나들던 구비서가 그후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뿐.
 
"미스 한, 오래간만이군요. 그동안 병이라도 났었어요?"
 
독고민은 미스 한이 그의 테이블로 성냥을 가지고 왔을 때 이렇게 말을 걸었다. 그는 미스 한의 결근과 구비서가 일주일이나 카오스에 나타나지 않은 사실을 제멋대로 연관시키고, 무슨 비밀이라도 찾아내려는 듯 미스 한의 얼굴을 응시했다.
 
"네."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때 옆 테이블 손님이 그녀를 불렀기 때문에 독고민은 더 말을 걸지 못하고 신경질적으로 담배 필터를 씹기 시작했다.
 
그는 무언가 결단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미스 한이 다시 그의 옆을 지나칠 때 독고민은 눈짓으로 그녀를 불러세웠다.
 
"미스 한, 할 얘기가 있으니 퇴근길에 큐큐로 좀 나와줘요. 오늘 일찍 나가는 날이지요?󰡓
그는 너무 진지해서 오히려 우스꽝스런 그런 얼굴로 미스 한의 눈치를 살폈다.
 
"네."
 
미스 한은 또 이렇게 간단히 대답했다. 그것이 "오늘 일찍 나가는 날이지요?"에 대한 대답에 불과한 건지, 아니면 큐큐에서 만나주겠다는 뜻인지 분명하지 않았으나, 여하튼 독고민으로선 미스 한에게서 얻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무적인 반응이었다. 왜냐하면, 독고민의 데이트 신청에 미스 한은 지금까지 그녀 특유의 말없는 미소만으로 응해왔을 뿐이고, 한 번도 실제로 그를 만나준 일이 없기 때문이다.
 
미스 한의 기대하지 않았던 출현에 구비서가 놀랐던 것과 같이 독고민도 그녀가 정말 살롱에 나타났을 때 몹시 감격하였다. 그래서 그는 맥주 몇 잔이 들어가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였다. 아니, 한술 더 떠 전격적으로 결혼을 신청하였다.
 
"여기 길가에 한송이 백합이 피어 있습니다. 나는 그 꽃이 뭇 행인들의 발길에 채일까봐 불안해서 보고만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꽃을 길가에서 정원으로 옮기기로 결심했습니다. 미스 한, 나와 결혼해 주십시오!"
 
독고민은 자기의 구애의 말이 너무 통속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진실한 것은 통속적인 것인지도 모른다고 자위하였다.
 
말없이 시인의 호소를 듣고 있던 미스 한은 알코올로 인하여 좀 쉬어버린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시인님, 환상에서 깨어나세요! 저는 시인님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길가에 핀 백합이 아니에요. 아니 그렇다고 해도 좋아요. 그러나 그 백합은 길가의 먼지에, 몰아치는 비바람에 시달려 향기를 잃고 말았어요. 더 쉽게 말씀 드릴까요? 난 돈을 받고 몸을 판 더러운 창녀란 말이에요!"
 
미스 한은 갑자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소리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말이요, 미스 한?"
 
독고민은 미스 한의 말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울고 있는 자신이 미웠다. 그녀는 시인에게 술잔을 내밀며 웃음을 지으려고 애를 썼다.
 
"곧이 들리지 않으시겠지요. 허지만, 저는 시인님의 아름다운 꿈에 끼여들 자격이 없는 천한 여자예요. 그래도 믿기지 않으시다면 구비서에게 물어보세요. 내 몸을 얼마에 샀는가를 말이에요! 시인님도 내 몸을 살 수 있어요. 돈만 있으면. 꿈을 꾸는 시인님, 나를 살 만한 돈이 있으세요? 호호호호……."
 
미스 한은 히스테리컬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만! 그만!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시인의 절규는 처절했다.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갔다. 충혈된 그의 눈은 뚫어져라 위스키잔을 응시하고 있었다. 희미한 샹들리에 불빛이 거기 반사되어 그를 희롱하듯 반짝거렸다.
 
쨍그렁!
 
이윽고 시인의 손에서는 깨어진 유리조각과 붉은 갈색 액체가 뒤범벅이 되어 흘러내렸다.
 
그후 독고민은 꼭 한번 다방 카오스에 나타났다.
 
그는 몇 시간을 실성한 사람처럼 멍하니 찻잔만을 응시하고 앉았다가 말 한마디 없이 사라진 후 다시는 카오스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날 그가 앉았던 테이블 아래엔 구겨진 종이 조각이 한 장 떨어져 있었는데, 누가 그것을 유심히 주워 보았더라면 다음과 같은 시 한편이―완성된 것인지 미완성 작품인지는 모르지만―어지럽게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였으리라.
 
태초에 실수가 있었다.
천지창조 닷새 동안
신은 과로하였다.
엿새째의 신
피로에 지친 나머지
아무렇게나 인간을 만들어버렸다.
이로부터 영겁(永劫)에 이르는 인간 희극의 막이 올려졌다.
인간사는 도대체가 모두 희극이었다.
찢어지는 가난도
엄청난 수술비도
팔려가 찢어진 순결도
모두가 희극이었다.
이제
그 희극의 일장(一場)이 끝났다.
인간들아 박수를 쳐라.
그리고 울어라!
계면쩍은 신이
헤벌쭉 웃고 있다.
 
***이 작품은 필자가 28세일 때인 1970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하고 2년 후에 발표했던 단편소설 입니다. # MeToo 운동 시대에 읽어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되어 올렸습니다--워싱턴에서 조화유
등록일 : 2018-08-21 10:05   |  수정일 : 2018-08-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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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조화유 재미 작가, 영어교재 저술가

조화유 (曺和裕 / W.Y. JOH)

경남 거창 출생. 부산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다가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Western Michigan University 대학원에서 韓美관계사를 연구한 뒤 미국에 정착했다.

도미 전 응시한 TOEFL에서 어휘 및 작문 부문 세계 최고점수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1970년엔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흉일”이 당선, 문단에 데뷔했다. 1998년 문학작품집 “이것이 정말 내가 쓰고 싶었던 글들이다”를 냈고, 2010년엔 두 번째 작품집 “전쟁과 사랑”을 출간했다. 이 작품집에 실린 단편 “다대포에서 생긴 일”은 한국비평문학회가 “2003년의 문제소설”로 선정하였고, 이 소설을 직접 영어로 다시 쓴 Heaven Knows What Happened at Dadaepo는 amazon.com에서 eBook으로도 나왔다.

미주동포들을 위해 쓴 “미국생활영어” 전10권은 1990년대 조선일보사가 “이것이 미국영어다” 전10권으로 재출간, 국내에서만 100만부 이상 보급되었고, 중국, 대만, 일본에서도 각각 그 나라 글로 번역 출판되었다. 1996~7년에는 “레미제라블” “파리의 노틀담”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어스 씨이저” “왕자와 거지” 등 세계명작을 한영대역 만화로 재구성하여 조선일보에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워싱턴 교외에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메일 johbook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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