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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장윤희의 캠퍼스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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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삼성 붙었어'도 중요하지만…

공채 시즌, 명성에 잠식되지 말고 개인 가치 발견해야

글 | 장윤희 서울대 일반대학원 문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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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 입사 면접 대기실에서 응시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구직자들./조선DB

 
 "우리 삼일인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 조회 시간. 교장 선생님 말씀이 이해가 안 갔다. '삼일인'이 무슨 뜻인지 와닿지 않은 것이다. 삼일인이란 표현이 학교 이름에 사람 인(人)자를 더해 삼일초등학교 학생임을 뜻한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다.
 
 한국 사람을 한국인이라고 부르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기업이나 학교 이름에 '인'자를 덧붙이는 모습은 성인이 된 지금도 어색하다. 대한민국 교사와 학생, 상사와 부하 관계가 '인'이란 단어 하나로 살가운 사이가 될 수 있겠는가.
 
 대다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단의 이름으로 자신 또는 주변 사람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나 삼성 붙었어' '우리 애 하버드 다녀요' 이런 식이다. 누가 깊게 물어보지 않는 이상 '저는 디자인 일을 해요' '심리학을 좋아해요' 라고 세부 직군이나 전공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언뜻 평범한 소개 방식처럼 보이지만 개인보다 간판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별적 주체보다 소속 조직의 명예를 가치있게 여기는 집단주의 문화다. 간판이 중요할 뿐 그 간판 밑에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집단의 네임 밸류가 개인의 가치를 잠식한다.
 
 왕년의 '대우맨'이란 명칭처럼 기업이 회사 이름과 '사람 인(人)'을 붙여 임직원을 집단의 일원으로 묶어버리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직원의 개성과 자아보다는 집단의 가치와 통일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행 속에서 눈치보며 야근하고, 가족보다 회사를 택하는 사회 생활이 되풀이되어 왔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가운데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면서 최저 생산효율을 보인다는 통계도 이러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상반기 공채가 한창인 요즘, 수많은 구직자들이 '삼성인' 또는 'LG인'으로 상징되는 인기 직장인이 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서류 전형 문턱을 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기업 인재상을 읽고 그 기업의 '인(人)'이 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쓸 것이다.
 
 유명 기업에 취업하려는 이들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당장 대학생인 내 동생도 기왕이면 좋은 직장에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집단의 발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개인은 희생되도 좋다는 식의 발상은 없었으면 한다.
 
 근대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의 발견이다. 신에 종속된 인간, 왕 밑에 있는 인간이 아닌 개인 그 자체로 신성하고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연봉 얼마받는 직원' '어느 대학 출신'이 아닌 그 개인의 존재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고 빛날 수 있으니까.
등록일 : 2015-04-15 21:07   |  수정일 : 2015-04-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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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희 서울대 일반대학원 문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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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국  ( 2015-04-29 )  답글보이기 찬성 : 6 반대 : 14
너무 뻔한 세상이 변했는데도 여전히 변하지않은형태 삼성 금성 우물안에서 우쭐 밖에서의 위치는 그러고 몇십년 명퇴 뻑하면 감원바람에떨고 안짤리려 줄서고 눈을 좀 크게 하기야 국가도 사회도 아무 책임과 의무없이 이러니 소모품취급 허허 답이없네 한국에서 스티브잡스가 태어났으면 뭐가됐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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