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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장윤희의 캠퍼스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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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를 낫지 않고 '낳으라'는 사람들

맛집 커뮤니티 활동 반년차 맞춤법 혼란이 오다

글 | 장윤희 서울대 일반대학원 문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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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낳으려면 점심 때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할까요?"
"얼큰한 육계장 어떠세요? 대게 뜨끈한 국물이 좋더라구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기가 잘 떨어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 감기를 낫지 않고 자꾸 '낳으려' 하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증식이라도 하란 뜻인가. 도대체 뭘 낳아야 하나.

다섯달 전부터 맛집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다. 먹음직스런 음식 사진을 보거나 맛집 탐방을 떠나는 일은 소소한 행복이다.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하면서 맞춤법 사용에 혼란이 왔다는 점을 빼면 더욱 좋을텐데 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거슬리는 표현은 단연 '감기 낳으세요'다. 병이나 상처 따위가 고쳐져 본래대로 되는 뜻의 동사 원형은 '낫다'로 나아, 나으니, 낫는 등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감기가 낫는 것 같더니 다시 심해졌어'로 올바르게 표현 가능하다. 

'대게 뜨끈한 국물이 좋아요' 할 때의 '대게'도 자주 목격되는 맞춤법 오류다. 킹크랩도 아니고 대게는 도대체 무슨 대게인가. '일반적인 경우' '대부분'이란 뜻의 표현은 '대개(大槪)'가 맞다. 참, '육계장'은 '육개장' 표현이 올바르다.

이밖에 '어의가 없네요' '문안하지 않나요' 등의 잘못된 표현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어의'의 바른 표현은 '어이'이며 '문안하다'는 '무난(無難)하다'로 고쳐야 한다. '어이'는 '어처구니'와 동의어로 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뜻하며 허황되거나 비현실적 상태를 나타낼때 쓰인다. 

맞춤법이 틀려도 의미는 통하지 않느냐는 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구어에서는 어물쩍 넘어가더라도, 글자로 표현되어 기록으로 남게 되면 이미지 타격이나 의사소통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최근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9.3%가 맞춤법을 습관적으로 틀리는 사람에 대해 '호감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왜 영어 철자 틀리는 것은 창피해하면서 국어 맞춤법 오류에는 관대해야하나. 언제까지 감기를 낫지 않고 낳기만 할 것인가. 감기 회복을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맞춤법은 챙기면 좋겠다.
등록일 : 2014-11-29 20:24   |  수정일 : 2014-11-2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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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희 서울대 일반대학원 문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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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달  ( 2014-12-01 )  답글보이기 찬성 : 23 반대 : 15
한글날 무한도전에서 했던 맞춤법 테스트가 생각나네요.ㅎ 부끄럽게도 모르는 맞춤법이 많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한글도 깨치치 못한 아이들에게 영어교육을 강요하고 그렇게 변하고 있는 풍조에 반성해야 합니다.
장종국  ( 2014-11-30 )  답글보이기 찬성 : 6 반대 : 23
또한 문체도 너무 영어식으로 변하는 것 같네요. 필요하다. 요구된다. 등등 우리 표현은 없어지고 영어식 표현이 난무하는 세상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영국의 누군가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번역자는 반역자라고...
장종국  ( 2014-11-30 )  답글보이기 찬성 : 12 반대 : 16
그러게 말입니다. 일상생활에 영어가 너무 많이 쓰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얼마가지 않아 우리말은 토씨만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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