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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제의 가고싶은 가고시마

NHK대하드라마 아츠히메(篤姫)와 센간엔(仙巌園)

글 | 조현제 남큐슈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
필자의 다른 기사 2014-04-12 11:07

뛰어난 경치로 가고시마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사랑 받고 있는 센간엔(별명:이소정원)이2008년 NHK의 대하드라마인 아츠히메의 촬영지로 이용되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아츠히메’는 사쯔마번(薩摩藩가고시마현의 옛지명)의 28대 번주인 시마즈나리아끼라의 수양딸로서 13대 도쿠가와 쇼군의 정실부인이 된다. 처음에는 가고시마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도쿠가와 막부로 시집을 가지만 이후에는 도쿠가와 막부의 안주인으로서 도쿠가와 막부를 위해 애쓰며 메이지유신의 격동기의 한가운데를 살다간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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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대하드라마 아츠히메 포스터

아츠히메는 현재의 가고시마시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대단히 활발하고 영리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약 19년간을 가고시마에서 살았는데 18살 때 인생의 전기가 찾아온다. 당시 쇼군 도쿠가와 이에사다의 부인이 연달아서 단명을 하는 바람에 시마즈가에 쇼군의 부인이 될 후보의 추천을 요청한다. 그러나 시마즈본가에는 적령기의 여식이 없었기에 분가의 딸인 아츠히메에게 그 기회가 돌아오게 된다. 1853년에 아쯔히메는 시마즈 나리아키라의 양녀를 거쳐 1856년에 쇼군 이에사다와 결혼을 하게된다. 그러나 1년반만에 이에사다가 35세의 젊은 나이에 죽게 되자 직전 쇼군의 부인으로서 에도성의 안주인이 된다. 막부말기의 격동기에는 친정인 시마즈가와 쇼군이 적대관계에 놓이지만, 정부군의 지휘관인 가고시마 출신 사이고 다카모리와의 연을 활용하여 에도성 무혈입성에 일정부분 기여를 한다. 그 후 메이지유신 신정부에 도쿠가와 가문의 존속을 부탁하는 등 도쿠가와 가문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1883년 49세에 죽음을 맞을 때까지 도쿠가와 가문의 후손들의 교육에도 혼신의 힘을 쏟아 지금까지도 도쿠가와 가문의 존경을 받고 있다.
센간엔(仙巌園)은 중국 강서성(江西省)에 위치한 '용호산선암(龍虎山仙巌 )'이란 명승지에서 따 왔으며 두 곳의 경치가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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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로 장식한 3층석탑과 사쿠라지마를 배경으로 한 센간엔 <사진:센간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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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등롱(鶴灯籠)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듯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857년에는 가스관을 연결하여 등불로 사용하기도 하여 일본의 가스등 발상지의 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사진: 센간엔 홈페이지>

센간엔은 1658년에 제 19대 사쯔마번주인 시마즈 미쯔히사에 의해 건축되었으며 그 후에도 역대 번주들에 의해 계속해서 개축되었다. 센간엔의 가장 큰 특징은 차경양식이라 할 수 있는데 차경이란 정원 외부의 자연물을 정원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으로서 한자 그대로 경치를(景) 빌려오는(借) 것을 말한다. 사쿠라지마를 가상의 산으로 삼고 가고시마만(鹿児島湾)을 호수로 상정해서 만들어 내었으며 1958년에 국가명승지로 지정되었다.
원내의 관광코스는 소요시간에 따라 5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코스는 다음과 같다.
첫째, 철제 150파운드 대포와 반사로(反射炉)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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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파운드의 철제대포 <사진: 센간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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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간엔내 반사로터. 반사로는 대포를 만들기 위해 철을 제련하는 용광로를 말한다. 원래는 위에 용광로와 연돌이 있었지만 영국과의 전쟁 때 파괴되어 기초부분만 남아 있다.
 
반사로란 대포제조를 위한 선철을 녹여서 대포의 주형에 부어 넣기 위한 로(炉 )이다.
대포제작을 위해서는 철을 고온에서 장시간 열을 가해야 하는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데, 마침내 네덜란드의 철제대포의 제조방법을 기록한 책을 기본으로 1853년에 센간엔에 본격적인 반사로가 완성되어 포탄주조에도 성공했다.  
사쯔마번주 시마즈 나리아키라가 대포를 주조하기 위하여 만든 반사로는 원래 유럽에서 개발된 것이다. 그러나 당시는 쇄국중 이었기에 유럽으로부터 제조법을 배울 수가 없었다. 네덜란드로부터 입수한 설계도와 일본인의 손으로 제조할 수 밖에 없었는데 기초부분은 석담을 만드는 기술을, 연소실 등의 내화벽돌은 사쯔마 도자기의 제조기술을 응용했다고 한다. 유럽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일본인들만의 노력하는 자세가 후일의 일본의 근대화에 연결되었다고 일본인들은 믿고 있으며, 또한 이 반사로는 일본의 제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유산이라며 일본사람들이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둘째, 당시 사쯔마번에서 유행했던 검술인 지겐류의 체험코너를 만나게 되는데 비치된 목검을 실제로 내려치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다음은 드라마 ‘아쯔히메’에서 자주 등장했던 정문을 지나서 주석문을 통과한다. 이 주석문은 원래 센간엔의 정문이었으나, 원내를 확장하면서 중문으로 바뀌었는데 과거에는 사쯔마번주와 그 직계 자식들만 통행이 가능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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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간엔 정문: NHK드라마 아츠히메에서 에도의 사쯔마번 저택으로 자주 나왔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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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당시 정문으로 사용되었던 주석문(錫門 ) <사진:센간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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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텐(御殿): 사쯔마번주의 처소. 원래 센간엔은 사쯔마번주의 별장으로 건축되었으나 메이지유신 이후에는 실제로 번주가 거주하는 본저로 사용되었다. <사진:센간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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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텐앞 정원 : 사쿠라지마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 <사진: 센간엔 홈페이지>

막부말기 사쯔마번주 시마즈 나리아키라는 서구열강의 아시아 진출에 대응해서 군사력뿐만 아니라 산업의 육성을 꾀하여 부국강병을 선두에 서서 실천하였다.
그러한 사업들의 중심지가 되었던 곳이 공장군을 이루었던 집성관으로서 센간엔 부지의 일부를 사용하여 유럽식 제철소와 유리공장을 건설하는 등의 근대화사업(집성관 사업)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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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집성관 <사진:센간엔 홈페이지>

1865년에 준공한 기계공장은 중요문화재가 되었고, 현재 내부는 시마즈가의 역사, 문화와 집성관사업을 알려주는 박물관인 상고집성관(尚古集成館 )이 되었다.
주요 전시내용으로는 사진과 도면, 발굴 등을 통해 재현된 반사로, 류큐선박의 모형,
공장조업시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기계전시코너 등이 있다.
관내에 들어서면 사쯔마기리코(薩摩切子)가 비추는 반사로모형이 맞아준다.
사쯔마기리코란 투명유리에 홍색, 남색, 녹색 등의 색유리를 두껍게 입혀서 색유리를 컷트해서 무늬를 만들어 내는 가고시마 특유의 유리공예를 말한다.
전시관은 바다로부터 본 사쯔마번의 역사, 사쯔마번에서 키워진 정신세계와 독자문화 그리고 집성관사업과 근대화의 실상 등 3개의 테마로 전시물이 구성되어 있으며, 영상을 통해서 사쯔마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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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쯔마 기리코(薩摩切子) <사진: 센간엔 홈페이지>
 
사쯔마번의 근대화와 공업화를 통하여 메이지유신에 막대한 공헌을 한 사쯔마번주 시마즈가는 메이지유신 이후에는 소실한 가고시마성을 떠나 별장인 이 곳 센간엔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메이지유신의 공적을 인정받아 공작의 작위를 받아 지내오던 중 1922년에 시마즈흥업¢ß를 설립하게 되는데, 센간엔은 1949년의 화족제도 폐지와 더불어 가고시마시의 관리하에 있다가 1957년에 다시 시마즈가에 반환되어 지금은 시마즈흥업이 관리를 하고 있다.
메이지유신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사쯔마번이 폐번치현(廃藩置県:번을 폐지하고 지방통치를 중앙관리하의 부와 현으로 일원화한 행정개혁) 이후 가고시마현으로 이름을 바꾸었기에, 가고시마내에는 메이지유신과 관련한 시설들이 여럿 남아있다. 역사적 사실에서 알고 있는 것처럼 메이지유신이후 정한론이 일어나고 결국은 우리의 국권을 잃게 되었다.
가고시마에 가게 되면 메이지유신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했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굳이 선각자의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사실은 자명한 일이니까.
칼럼니스트 사진

조현제 남큐슈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

일본 남큐슈 최대의 여행 레저그룹인 이와사키 그룹 서울사무소장을 맡아 오랬동안 일했다. 지금은 남큐슈 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로 '여행을 통한 일본 제대로 알기'에 힘을 쏟고있다.

등록일 : 2014-04-12 11:07   |  수정일 : 2014-04-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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