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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조현제의 가고싶은 가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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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0년간 살아온 일본의 산신령을 만나다

야쿠시마(屋久島) 이야기①- 삼나무 죠몬스기(縄文杉)

글 | 조현제 남큐슈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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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추적자’ 와 ‘황금의 제국’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탤런트 손현주씨와 함께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에 등산여행을 간 적이 있다.

햇수로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예절 바르고 유쾌한 모습으로 일정 내내 즐거운 분위기를만들어 준 그에 대한 기억을 최근의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떠 올렸다.

야쿠시마를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서 언론사와 함께 하는 등반투어를 기획하였는데 연예계의 등산 마니아로 알려져 있던 그도 언론사 지인의 소개로 함께 했던 것이다. 그와 함께 비를 맞으며 올라가서 맞이한 죠몬스기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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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 드라마 추적자중 손현주씨
 
1993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야쿠시마는 수령이 7200년이라고 하는 죠몬스기를 비롯한 야쿠스기(삼나무)로 유명한 섬이다. 큐슈 최남단의 사타미사키(佐多岬)로부터 남쪽 약 60km 정도에 위치하고 있는, 둘레 약 130km의 원형의 섬이다.  (동서 약28km, 남북 약24km) 면적은 약 500평방km이고 일본에서는 9번째의 큰 섬이다. 차로 섬을 일주하는데는 대략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 작은 섬 야쿠시마에 큐슈 최고봉인 미야노우라다케(宮之浦岳1,936m)를 비롯하여 1,000m 를 넘는 봉우리가 46개나 있으며, 그 중에 20개는 1,500m 를 넘는다. 큐슈의 최고봉 중 7개가 야쿠시마에 집중해 있어 ‘해상의 알프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고 세계자연유산등록 지역은 섬 전체 면적의 약 20%에 해당하며 대부분이 국립공원지역과 중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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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색 표시부분이 세계자연유산등록 지역이고,녹색부분은 국립공원지역이다. 국립공원의 80% 정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 >

야쿠시마는 섬을 일주하는 도로가 해안가를 따라 나 있어서 길 찾기가 수월한 편이지만 지도를 원하는 사람은 야쿠시마 관광협회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한글로 된 야쿠시마의 관광안내지도를 내려 받을 수 있다. 
<야쿠시마 관광안내지도(한글판)  http://www.yakukan.jp/doc/pdf/k_yakushimap.pdf >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유명 애니메이션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의 작품 ‘원령공주’(원제: もののけ姫 모노노케히메)의 배경지가 야쿠시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쿠시마는 더욱 유명세를 탔다. 한국에서도 애니메이션을 통해 지명도를 높여가던 중 2007년도에 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졌고 이로 말미암아 일본의 세계자연유산 중 한 곳인 야쿠시마의 존재를 아는 분들이 많이 늘어 났다. 제주도는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묶은 지역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란 이름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로써 세계자연유산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도 자연유산 등록지가 탄생하여, 우리의 자연자원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높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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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 자연휴양림 시라타니운스이쿄 (애니매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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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매이션 원령공주의 배경지 시라타니운스이쿄(白谷雲水峡) : 야쿠시마 관광협회>
 
야쿠시마에 가기 위해서는 대한항공을 이용하여 가고시마 공항까지 이동한 후에 가고시마에서 국내선 비행기 혹은 쾌속선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쾌속선 시간 및 요금안내 : 다네가야쿠 고속선 주식회사 http://www.tykousoku.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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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와 야쿠시마를 연결하는 쾌속선 TOPPY - 토피는 토비우오(飛魚:날치)의 가고시마 지역방언이다. 야쿠시마는 일본내 날치어획량 1위를 차지한다. 야쿠시마 근처에 이르면 배 옆을 날아서 이동하는 날치를 볼 수도 있다. 날치 속에서 날치를 보는 셈이다. >
 
야쿠시마는 올해로 세계자연유산 등록 20주년을 맞이하여 걷기대회, 수영대회, 음악회등여러가지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는데, 야쿠시마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첫째, 수령 수천 년을 넘는 야쿠스기가 만들어 내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둘째, 아열대지역에서 아한대지역까지의 식물이 해안선으로부터 산정상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분포하는 수직분포를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점, 즉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일본열도의 식물분포가 하나의 섬에 응축 되 있는 점이다. 셋째, 각지에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조엽수림이 원생림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점 등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야쿠시마의 또 다른 가치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면서도 깨끗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평생에 꼭 한 번은 가 봐야 할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야쿠시마에서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7200년 된 삼나무를 만나러 가는 죠몬스기 등산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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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수령 7,200년의 죠몬스기 : 야쿠시마 관광협회>

죠몬스기 등산코스는 아라가와 등산구(荒川登山口)에서 시작하여, 고스기다니소학교터(小杉谷小跡), 쿠스가와 합류점(楠川分), 오오카부보도(大株歩道入口), 윌슨그루터기(ウイルソン株), 대왕스기(大王杉), 부부스기(夫婦杉)를 거쳐서 죠몬스기(縄文杉)에 이르는 22km구간으로 왕복 8~10시간이 소요된다. 등산로 입구에서 오오카부 보도까지는 1960년대 일본의 산업화 시기에 삼나무를 벌채하여 이동하기 위해 설치한 삼림궤도를 활용하여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그 후에 본격적인 오르막이 나오는데 길이 험한 대신, 윌슨그루터기 등 볼거리들이 많아서 즐겁게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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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그루터기 내부에서 위로 본 모습 : 사진 야쿠시마쵸. 윌슨그루터기는 미국의 식물학자 윌슨 박사가 서구의 학계에 소개하면서 유명해지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발견자 아님). 에도시대에 벌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하트모양을 찍기 위해서는 그루터기 내부의 오른쪽 구석으로 가서 카메라를 바닥의 근처까지 낮게 내려서 위치를 잡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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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루트와 대략적인 소요시간 : 야쿠시마 관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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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카부보도(大株歩道) 나무뿌리가 상하지 않게 목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죠몬스기는 확인된 야쿠스기중 최대의 크기로서 일본의 삼나무 중에서 가장 몸통이 굵다. 굵기에 비해 키가 작은데, 태풍이 상습적으로 통과하는 야쿠시마에서 성장하는 야쿠스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요철이 심해서 이용가치가 낮아 에도시대의 벌채로부터 살아 남았다. 현재는 등산객으로 인한 뿌리의 손상을 막기 위해 1996년에 나무로 된 전망대가 만들어 져서 등산객들의 지나친 접근을 막고 있다.

추정수령이 7,200년이라고도 하지만 최근의 과학적 계측으로는 2,170년 정도라고 한다.
어느 쪽이던 인간의 시간으로는 감히 세어보기도 힘든 무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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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몬스기를 보러 가는 중에 만나게 되는 순산의 삼나무, 순산을 원하는 사람이 나무의 볼록한 부분을 만지며 진심으로 기원하면 효험이 있다고 한다.>
 
야쿠시마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는 위에서 언급한 죠몬스기를 비롯한 야쿠시마 고유 삼나무종인 야쿠스기(屋久杉)이다. 야쿠스기란 야쿠시마의 표고 500m이상의 산지에서 자생하는 삼나무로서, 야쿠시마에서는 수령 1,000년 이상의 삼나무를 ‘야쿠스기’ , 1,000 년 미만의 삼나무는 ‘고스기(小杉)’ 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삼나무의 수명은 500년 남짓인데, 영양분이 부족한 화강암의 산지인 야쿠시마에서 느리게 성장하는 삼나무는 재질이 치밀하고 수지의 성분이 많아서 잘 썩지않고 장수한다. 이런 연유로 수령 3,000년이 넘는 거목이 존재하고 각각 “죠몬스기(縄文杉)” ,
“대왕스기(大王杉)”, “기원스기(紀元杉)” 등의 애칭을 가지고 있다.
 
야쿠스기는 원래 신목(神木)으로서 경배의 대상이었으므로 벌채를 할 수가 없었는데, 16세기에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에 의해 교토의 절을 짓는 목재로 쓰이기 위해 수령 수천 년의 거목이 잘려졌다. 그리고 그 중의 하나가 앞에서 소개된 윌슨그루터기라고 한다. 이 후 에도시대에 들어와서는 잘 썩지 않는 특징으로 인해 지붕의 재료로 가공되어 막부에 세금으로 바쳐졌다. 이로 인해 죠몬스기의 약 70%가 벌채되었다고 한다. 지붕의 재료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표면이 매끄럽고 곧게 자란 야쿠스기가 필요했기 때문에 표면이 울퉁불퉁하거나 휘어서 자란 죠몬스기는 벌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즉, 못생김으로 인해서 생명을 유지하고 장수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잠깐씩 유행하는 미의 기준을 좇아 손쉽게 외모를 바꿔가는 요즘의 우리들에게, 외모가 뛰어 나지 못하여 살아 남은 죠몬스기는 해 줄 이야기가 참으로 많을 것 같다.
 
등록일 : 2013-12-23 오전 10:44:00   |  수정일 : 2013-12-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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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제 남큐슈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

일본 남큐슈 최대의 여행 레저그룹인 이와사키 그룹 서울사무소장을 맡아 오랬동안 일했다. 지금은 남큐슈 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로 '여행을 통한 일본 제대로 알기'에 힘을 쏟고있다.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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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득이  ( 2013-12-26 )  답글보이기 찬성 : 19 반대 : 20
무려 7200년이나 됐다니ㄷㄷㄷ 왠지 그 앞에 가면 세월이 주는 위압감에 절로 숙연해질 것 같아요
      답글보이기  조현제  ( 2013-12-29 )  찬성 : 21 반대 : 25
만득이님 반갑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각각인듯 하더군요. 만득이님도 자신만의 느낌을 가져보시기를 바랍니다.
권진순  ( 2013-12-24 )  답글보이기 찬성 : 22 반대 : 8
조현제님의 좋은 여행안내서 잘 읽었습니다. 宮之浦岳(미야노우라다케,1936m)과 白谷雲水峽(시라타니운수이쿄) 그리고 죠몬스기(繩文衫)가 있는 야쿠시마(屋久島)를 꼭 가보고 싶군요
      답글보이기  조현제  ( 2013-12-29 )  찬성 : 15 반대 : 13
권진순님,반갑습니다.어려운 지명을 정확하게 사용하시는걸 보니 평소에 야쿠시마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 분이라 짐작을 해 봅니다. 기회가 되면 야쿠시마를 직접 방문하셔서 제대로 느껴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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