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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조현제의 가고싶은 가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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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의 그린벨트-노면 전차(電車)

글 | 조현제 남큐슈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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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근처 서울역사박물관 옆을 지나갈 때면 과거의 전차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물을 보게 된다. 나는 전차 세대는 아니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종종 전차의 모습을 봐 왔기에 그 모습이 썩 낯설지는 않다. 특히 도시락을 빠뜨리고 출근하는 남편에게 도시락을 전해주기 위해 애기를 업고 애쓰는 어느 아주머니의 모습은 우리의 어머니, 혹은 누나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충분히 친근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제는 현실에서는 더 이상 접할 수 없기에 아련한 향수로 우리의 추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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¼서울역사박물관 근처의 전차모형

그런데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지금도 전국의 21개 도시에서 전차가 운행을 하고 있다.
남큐슈 가고시마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 지하철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눈앞에서 지나가는 전차가 낯설고 신기해 자꾸만 봤던 기억이 있다. 우리에게 사라진 전차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것 같다.

가고시마시는 작년에 노면전차 운행 10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1912년에 운행을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과연 무엇이 100년이 넘게 도심의 전차운행을 가능하게 했을까.
배기가스 저감을 위한 환경대책, 교통 정체의 완화 등 여러 이유를 들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고령자를 위한 대책, 중심시가지 활성화, 그리고 관광소재로써의 활용이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작년 12월1일에는 전차운행 100주년을 맞이하여, 전차에 대한 친근함을 유지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으로 복고풍 관광열차를 운행하는 등 여러 가지 사업이 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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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전차운행 100주년 기념 로고마크: ‘미소띤 얼굴로 영원한 미래로’가 컨셉이라고 한다. 가고시마시 교통국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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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운행 100주년 기념 복고풍 관광열차 ‘가고덴’ ; 목재풍의 외관과 내장이 특징으로 토,일,휴일 1일 4회운행하며 정원은 30명이다. 차내에서는 자원봉사 가이드가 노선주변의 관광안내를 해주고 있어 보다 즐거운 가고시마 관광이 가능하다. 운행시간은 약 70분이 소요되며 운임은 성인 320엔, 초등학생 이하 160엔이다. 가고시마시 교통국 제공

또, 2006년부터는 환경을 보호하고 쾌적한 도심 만들기 운동으로 전차궤도 녹화 사업이실시되어 도심구간 8.9km에 이르러 융단과 같은 잔디가 심어졌다. 이로 인해 도시주변의 기온이 주변지역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나는 ‘열섬현상’의 완화 및 레일주변의 소음이 저감되어, 녹색의 도시경관이 형성됨으로 인해 가고시마 시민은 물론, 관광객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차의 색깔과 모양이 제 각각이라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가고시마 노면전차를 타면 가고시마역 근처부터 쇼핑센터 이온몰 등 가고시마 도심지역의 접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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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궤도녹화사업으로 도심한가운데에 그린벨트가 형성되었다.가고시마시 교통국

전차의 운행은 오전 6시부터 10시 30분까지 이며, 운임은 160 엔이고 전차와 버스를 몇 번이라도 이용할 수 있는 1일 승차권도 있다. 총 영업구간은 13.1km•Î 전국에서 5번째의 규모이다.
가고시마를 방문하는 관광객도 전차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는데, 가고시마 시내는 물론 관광명소인 사쿠라지마의 대중교통도 이용 가능한 할인티켓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티켓의 이름은 ‘큐-트’이고, 1일권(1,200 엔)과 2일권(1,800 엔)의 2종류가 있다.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은 시내노면 전차를 비롯하여, 시내관광버스인 시티뷰, 사쿠라지마내 관광버스 아일랜드뷰, 사쿠라지마 훼리등을 한장의 티켓으로 전부 이용 가능하다.
물론 날짜만 맞으면 관광전차도 이용이 가능하다.(토,일,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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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할인 티켓 ‘큐-트’ 가고시마시 관광협회

자동차의 대중화로 인해 역전의 번성함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전차에는 거리의 풍경을 보면서 이동하는 즐거움이 있다. 지하철에는 없는 이동 그 자체의 즐거움인 것이다.

이동하면서 도심지 거리의 모습과 사람들의 생활모습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오게 된다.
21세기가 관광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배경은 인터넷이 세계의 모든 도시의 정보를 공유시켜서 가상의 관광이 가능하게 된 와중에, 자신의 눈과 자신의 몸으로 체험하는 것의 소중함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노면전차도 실제로 타 보지 않으면 그 즐거움을 이해하기 힘들다.
 
가고시마 노면전차의 특징은 역시 근처에 있는 사쿠라지마와 관련이 있다. 사쿠라지마가 분화하여 화산재가 내리면 전차의 창문을 열 수 없어 창문을 열 필요가 없는 냉방시설이 부착된 차량이 전국에서도 앞서 운행되었다. 화산재로 인해 선로 분기장치가 자주 막히게 되는데 그 때 마다 화산재를 불어내야만 한다. 또 화산재 제거를 위하여 살수차를 운행하기도 한다. 100년 동안 노면전차를 운행할 수 있었던 데는 이와 같은 가고시마시의 관민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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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0 A 1912 VII / 현재도 사용중인 가장 오래된 전차레일. 1912년 7월 제조 표시가 보인다. 가고시마시 교통국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있어서 가장 소중한 마음가짐은 환대이다. 일본어로는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라고 한다. 손님을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고 정말로 즐겁게 지내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가 관광의 출발점인 것이다.
일본도 도심의 노면전차를 유지하기 위하여 많은 어려움과 제약이 있었을 것이다. 그 어려움들을 뛰어 넘을 수 있었던 힘 중의 하나가 아마도 관광객이 즐겁게 지내고 가기를 바라는 오모테나시의 마음이 아닌가 한다.
남큐슈를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두운 지하가 아닌, 녹색잔디로 포장된 가고시마의 노면전차를 타고 이동의 즐거움을 몸소 체험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등록일 : 2013-11-27 10:45   |  수정일 : 2013-11-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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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조현제 남큐슈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

일본 남큐슈 최대의 여행 레저그룹인 이와사키 그룹 서울사무소장을 맡아 오랬동안 일했다. 지금은 남큐슈 전문여행사 스토리투어 대표로 '여행을 통한 일본 제대로 알기'에 힘을 쏟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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