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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하주희 기자의 살며, 생각하며, 배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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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매니저 출신 기자가 쓰는 김연아 이야기(1) - 성공의 키워드, 대범함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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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착해요?’
좀 부풀려 말하자면 기백번은 너끈히 들은 질문이다. 물어보는 쪽을 탓할 순 없다. 기자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김연아 옆에 있었다. 매니저 역할이었다. 언론사 입사 전의 일이다. 밴쿠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함께 생활했다. 누가 봐도 김연아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잘 아는 위치에 있었다는 말이다.
 
대체 착함의 기준이 뭐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이야기가 쓸데없이 길어질테니, ‘미디어에 비치는 모습과 같다고 우물대며 입을 다물곤 했다. 어떻게 답해도 사람들은 결국 김연아라는 존재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 버린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자에게 김연아의 인성에 대해 설명과 묘사를 자세하게 아주 열심히 해주는 인사도 있었다. 김연아를 실제로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기자가 된 후 김연아론을 쓰라는 권유를 여러 번 받았다. 응하지 않은 건 몇 가지 이유에서였다. 얼마 전까지도 현역 선수였던 연아에게 조금이라도 나쁜 영향이 가는 게 싫었다. 그렇잖아도 화제에 자주 오르는 김연아다. 나까지 말을 보태고 싶지 않았다. ‘당신 외엔 그걸 쓸 수 있는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으로 가만히 답했다. ‘나만 쓸 수 있다는 것,과 쓰는 게 바람직하다,는 전혀 다른 문장이라고.
 
김연아론같은 거창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언가 쓰긴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최근의 논란 때문이었다.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김연아와 박근혜 대통령이 함께 찍힌 동영상 말이다. 사실 이전에도 김연아의 인성에 대한 논란은 종종 있었다. 이번만큼 크게 논란이 된 적은 없었지만 말이다.
 
김연아 같은 운동 선수는 아마 한국에서는 향후 100년 간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연아의 매니저를 하며 들은 가장 인상적인 말 중 하나였다. 외국계 스포츠 용품업체에서 일하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가 한 말이었다. 다른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무척 미안하지만, 맞는 말 아닐까? 김연아는 실력과 외모, 스타성을 골고루 겸비한 데다, 국내외의 스포츠사적 관점에서 절묘하게 적당한 타이밍에 등장했다.
 
한국인이면 다 알고있을 얘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김연아가 광복 70주년의 아이콘으로 선택될만큼 일개 운동선수를 넘어선 공인이 됐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다. 거의 신드롬 수준이었던 김연아의 비상과 착지는, 즉흥적으로 소비될 가십거리가 아니라 차분히 살펴보고 배울 점을 골라내야 할 텍스트라는 말이다. 한국 사회에 조금이라도 객관적이고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다.
 
본문이미지
2008년 크리스마스 자선공연에서 공연을 하는 김연아

 
 
연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후미진 대기실안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고치고 있는 연아의 모습이다.
 
200812월의 크리스마스,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자선 공연이 열렸다.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조니 위어가 찬조 출연하는 행사였다. 그런데 공연 당일, 갑자기 조니 위어가 쓰러졌다. 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음식을 잘못 먹은 탓이었다. 공연 전까지 잠깐이라도 쉬어야 하는데, 위어의 대기실에는 누울 공간이 없었다.
 
행사 관계자가 김연아에게 대기실을 바꿔 써도 되겠냐고 물었다. 연아는 그 어떤 표정의 변화도 없이 그러겠다고 답했다. 어쩌면 공연 프로그램 일부를 취소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김연아는, 적어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당시 김연아 나이 만 열여덟. 나이가 몇 배나 많은 어른들도 어찌할 줄 모르며 허둥대는데, 연아는 고요했다.
 
대범함.
 
 그 순간 옆에서 지켜보는 기자의 머릿속에 퍼뜩 떠오른 단어이자, 훗날 몇 번이나 거듭해서 무릎을 치게 한 말이다. 김연아라는 인물과 그 성공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후 김연아와 주변 인물들을 알아가면서, 그 날의 인상적이었던 대범함이 어떻게 형성된 건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사건이 있었다. 웃는 얼굴로 뒷통수를 친 가까웠던 사람들, 소속사를 옮기며 겪은 분쟁, 아무리 여러번 넘어져도 한 번 봐주지 않고 아프게 다가오는 얼음판, 그리고 부상, 부상, 부상. 만약 자선 공연에서 누가 쓰러져 바로 옆에서 데굴거린다 해도 당시의 김연아에겐 아무 일도 아니라는 걸 느꼈다.
 
대범함은, 그러나 필연적으로 희생을 동반한다. 대범해지기 위해 뒷전으로 제쳐둬야 할 것들. 가족 등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학창 시절이 될 수도 있다. 논란이 된 박 대통령에 대한 김연아의 태도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다음 편에 계속)
 
등록일 : 2015-08-19 21:22   |  수정일 : 2015-08-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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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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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 2015-08-22 )  답글보이기 찬성 : 14 반대 : 19
김연아는 대한민국건국70년역사상 세계무대에서 최고경지에오른선수이다.스타중에 스타 super star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한국에서 super star를 꿈꾸는 어린선수들에게 교과서를 제공해야된다.지금까지교과서없던교과서를 김연만이 후배들에게 전해줄수있다. 이교과서는 이제 주변인물과 김연아가 공동저자가 되어 완벽한 교과서를 완벽하게집필해야한다.
고세호  ( 2015-08-21 )  답글보이기 찬성 : 8 반대 : 4
대인배 김슨생.... 김연아의 별명중 하나다.
문기홍  ( 2015-08-20 )  답글보이기 찬성 : 26 반대 : 13
김연아는...피겨스케이팅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다. 그러면 된 거다. 스포츠 선수가 스포츠 잘하면 된 거 아닌가? 요리도 잘하고, 효도도 잘하고, 정치도 잘하고, 인격도 훌륭하고, 시위도 잘하고...그래야 하는가? 세상에...그런 식으로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는가? 헐뜯는 사람들의 시각으로는...충무공도, 세종대왕도, 예수도, 부처도...무사할 수 없다. 우리도 영웅 좀 만들자. 제발...있는 영웅이라도 그대로 두자.
유경룡  ( 2015-08-20 )  답글보이기 찬성 : 14 반대 : 15
우리나라에 그녀와 같은 선수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하는 훌륭한 스케이터임엔 누가 이의를 달랴? 그러나 이번 일과 그동안 지켜 본 인격의 성숙함은 따져봐야 할 것 같다.여기는 성격과 사생활이야 어떻하던 경기력만 좋으면 그래도 너그러운 유럽이 아니라 한국이란 걸 유념하였으면 한다.
영희  ( 2015-08-20 )  답글보이기 찬성 : 17 반대 : 5
이번일은 논란이랄것도 없어요..풀영상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걸 짧은 부분만 돌려서 반복하니 그런것이죠..인성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런저런 말 필요없이 본인 길 걸어가게 가만히 놔두면 됩니다..
진현철  ( 2015-08-20 )  답글보이기 찬성 : 14 반대 : 15
먼저 인성을 갖춰야 하지않을지....
이승표  ( 2015-08-20 )  답글보이기 찬성 : 18 반대 : 11
연아 용비어천가 극혐이네....김연아가 박근혜, 유인촌, 앙드레김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개인이 평가하면 된다.
박재현  ( 2015-08-19 )  답글보이기 찬성 : 19 반대 : 9
영웅을 만들 줄 모르는 대한민국. 김연아는 김연아 그대로 우리나라의 스포츠 영웅으로 놔두었으면 한다. 자의건 타의건 정치와 엮여서 결국 좋은 소리 듣는 사람 못봤다.
전기원  ( 2015-08-19 )  답글보이기 찬성 : 16 반대 : 16
전 세계 유명 매스컴치고 김연아에 열광하지 않은 곳이 있는가. 일본 전체는 뒤집어졌다. 그래서 연아에게 모욕을 안기고자 온갖 음모를 저질러 왔다. 작금의 피겨스케이트계는 어떤가 ? 어느 메스컴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김연아 없는 피겨스케이트.. 당분간 개점폐업이다. 일본 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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