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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김기호 교수의 안보, 군사, 북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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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칼과 붓’의 노래

칼과 붓은 세계화・정보화시대의 거대한 조류를 역행하기 어렵다

글 |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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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독재자 김정은.

독재정권은 칼과 붓으로 유지된다. 그중에서도 북한 김씨 독재정권은 가장 무자비한 칼과 조작의 붓으로 지탱된다. 40여년간 김씨왕조를 섬겨왔던 장성택은 조카 김정은의 한 칼에 날아갔다. 동시에 이를 정당화하려는 여론몰이의 붓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 때 2인자라던 장성택도 서슬퍼런 칼날 앞에는 추풍낙엽이었다. 4신 기관총의 칼이 불을 뿜었다고 한다. 죽어서도 그 땅에 묻힐 자리가 없도록 아예 가루를 만들었다고 한다. 3,000자가 넘는 당의 결정서와 6,000자가 넘는 특별재판 판결문의 붓이 며칠간 요란하게 움직였다. 피로서 얼룩진 세습왕조를 지켜내려는 김정은의 칼과 붓의 노래이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이 휘두르는 칼과 붓을 전수 및 교육 받았다. 아버지 김정일로 부터는 특별개인과외를 받았다. 아버지 시대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숨막힐 것만 같았다. 특히 거대한 고모부 장성택이 수양 숙부처럼 두려웠다. 자신이 또 다른 단종이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두려움과 불안감은 점점 증폭되기만 했다.
 
자칫하다가 칼과 붓으로 이룩해온 金氏왕조가 張家에게 넘어가지는 않을까 하는 극도의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더 이상 아버지 김정일의 3년상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김정일로부터 2011년 10월 8일 받은 ‘10・8 유훈’의 보검을 뽑았다. 김정일 2주기에 맞춰 장성택 일당의 위협세력을 정리하기로 칼과 붓을 휘둘렀다. 
 
장성택 제거에 앞서 김정은은 먼저 군부의 총칼이 두려웠다. 그래서 2012년 7월 15일, 군부 수장인 총참모장 이영호를 기습적으로 단칼에 내쳤다.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을 4명씩이나 바꿨다. 그것도 정치를 모르는 최전방 군단장 중에서 발탁하였다. 무조건 충성과 복종밖에 모르는 순수 야전군인을 군의 쌍두마차로 세웠다. 군단장급도 20명이나 교체하였다. 그리고 군을 통제할 총정치국장으로 충신혈통인 최용해를 앞세웠다. 
 
김정은의 칼과 붓의 노래는 김일성 할아버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4일 노동신문 정론에서는 ‘누가 감시 우리 수령님을’ 이란 대목을 언급하였다. 최용해의 아버지인 최현이 1956년 ‘8월 종파사건’ 수괴들을 향해 권총을 뽑아들고 던진 말이다. 당시 민족보위성 부상(현재 인민무력부장)이었던 최현은 박창옥 등 소련파와 윤공흠 등 연안파 숙청의 선봉에서 칼을 휘둘렀다.
 
노동신문은 “어제날 종파 나부랭이들의 숨통에 권총을 들이대고 불을 토했던 투사들의 외침소리는 결코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붓을 들었다. 최현이 김일성 유일지배 체제 구축에 앞장서서 칼을 휘두른 것처럼 김정은 유일지배 구축을 위해 최용해를 선두로 칼을 빼라고 붓으로 선전선동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칼과 붓의 노래는 오래 갈 것 같지 않다. 엘리트들이 당장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면서 면전에서 충성하는 것 같지만 소위 그들이 말하는 ‘양봉음위(陽奉陰違)’하는 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럴수록 김정은의 칼과 붓의 노래는 더 커져 갈 것이다. 그러나 그 노래도 일변도로 목이 터지라 외치다 보면 더 이상 부를 수 없는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외부의 정보와 문화의 유입을 차단하고 조작하는 칼과 붓은 세계화・정보화시대의 거대한 조류를 역행하기 어렵다. 지금 북한에는 휴대폰이 250만대가 넘었으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장성택의 판결문은 북한경제의 파탄과 외부정보와 문화의 유입 실태를 방증하고 있다. 김정은의 칼과 붓의 노래는 머지않은 장래에 그쳐질 것이다. 그날을 지금부터 준비하자.
등록일 : 2013-12-17 오전 9:17:00   |  수정일 : 2013-12-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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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예비역 육군 대령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외교안보학과 초빙교수
홍익대 안보학 초빙교수

육군사관학교 졸업.
합참, 유엔사/연합사, 야전연대장 근무 후 육군 대령으로 전역.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수 역임
30여년 군 형장경험과 학문적 연구가 조화된 정론으로 안보와 군사, 북한 문제를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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