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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이의춘 국장의 인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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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사내유보금 1500억불, 삼성전자 500억불...

환류세제 기준율 80%, 심각한 경영간섭, 투자 위축 불가피

글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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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 쿡. 애플 유보금의 80%가량은 해외에 있다.
삼성전자와 스마트폰시장에서 적벽대전을 벌이는 미국 애플 사내유보금은 1500억달러(167조원, 2014년 7월기준)가 넘는다. 사내에 천문학적인 돈을 갖고 있는 애플은 지난 4월 170억달러의 회사채까지 발행했다. 자사주매입을 위한 포석에서였다. 애플 유보금의 80%가량은 해외에 있다.
미국 법인세(35%)를 회피하기위해 해외에서 번 돈을 미국으로 들여오지 않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대부분 번돈을 한국으로 가져온다. 해외법인이 낼 것도 대한민국 국세청에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국, 납세보국에 철저하다. 국가의 이익을 생각한다. 애플은 오직 주주중시 경영에 몰두한다. 한국 대기업들은 그래도 외국 기업들에 비해 애국기업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애플의 시가총액이다. 올해 7000억달러로 치솟았다. 지난해보다 무려 50%나 급증했다. 팀쿡이 고 스티브잡스의 영혼을 팔아서가면서까지 4인치대신 5~6인치 대화면 아이폰6를 내놓아 대박을 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여기에 애플의 사내유보금이 엄청난 것에 대해 월가 투자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월가 투자자들이 애플 주식만 유독 폭식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사내유보금(현금및 현금성 자산)은 53조원에 불과하다. 애플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물론 이것도 한국 기업 가운데선 천문학적인 규모이다. 그래도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스마트폰 격전을 치러야 하는 삼성전자로선 부담이 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53조원의 사내유보금으로 167조원이나 되는 애플과의 스마트폰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세계1등을 하고 있는 LCD및 반도체, 가전사업, 10년, 20년 앞을 내다본 미래 신수종사업에 필요한 실탄을 두둑히 확보해야 한다.
 
투자는 종합예술이다. 이성과 감성, 천지인(天地人)이 모두 맞아야 한다. 타이밍도 봐야 한다. 시장상황, 경쟁사 동향, 고객들의 수요예측, 오너 등 최고경영자의 성향및 결단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야 한다. 삼성전자 이재용부회장과 신종균 IM사장, 권오현 부회장 등은 모든 것을 걸고 투자의 적기를 찾으려 하고 있다.
 
경제관료가 투자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하책(下策)중의 하책이다. 관료들의 머리는 본질적으로 무지하다. 한계가 있다. 도저히 시장을 따라가지 못한다. 최경환부총리와 차관, 차관보, 국과장들의 머리는 하이에크가 지적한 것처럼 전지전능하지 않다. 극히 일부분의 지식을 갖고 전체를 판단하면 일을 그르칠 뿐이다. 한줌의 지식밖에 갖고 있지 않는 관료들이 모든 것을 안다는 것처럼 자만과 교만에 빠져있다. 이들이 하는 짓이 대기업들을 옥죄고, 명령하고 통제하고 있다. 한국경제에게는 심각한 비극이다.
 
매일매일 글로벌기업들과의 격심한 전쟁을 치러야 하는 대기업들에겐 경제관료들의 아둔과 고집, 교만이 상당한 독이 되고 있다. 세계최고의 경쟁력과 정보력을 가진 삼성전자와 현대차 경영진이 60~70년대식 관주도경제정책을 휘두르는 관료들에게 모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조선 600년의 망국적인 사농공상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2014년 12월말 세밑에도 창궐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사내유보금의 80%이상 쓰지 않은 대기업에 대해 과세키로 한 것은 과도한 경영간섭이다. 최경환경제팀의 심각한 악수(惡手)가 되고 있다. 취임이후 기업경영환경개선과 규제혁파, 경기부양을 의욕적으로 추진한 최경환 부총리가 최악의 수를 뒀다. 질주해야 할 대마를 죽이는 우매한 짓을 벌이고 있다.
 
사내유보금(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기준 80%는 어불성설이다. 이익의 80%를 무조건 배당과 임금인상, 투자에 쓰라는 것은 지나친 경영규제다. 공기업이나 국영기업이라면 몰라도 민간대기업에 대해 이렇게까지 세금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정부권력의 남용이다. 최경환부총리가 삼성전자회장, 현대차 회장이나 된 듯이 횡포를 부리고 있다. 법과 행정권력이 극도로 타락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렇게까지 기업경영에 시시콜콜 간여해도 되는 것인지 답답하다.
도대체 80%룰은 무엇인가? 재계는 60%도 높다고 보고 아우성을 쳤다. 그런데 80%까지 치솟은 것을 보고 심각한 충격에 빠졌다. 기획재정부의 이번 행정권력 남용은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80%룰은 박근혜정부의 규제혁파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각종 규제를 한꺼번에 소멸시키는 규제기요틴을 도입하겠다고 천명했다. 청와대에서 두 번이나 끝장토론을 벌여서 장차관들의 미흡한 규제개혁 마인드를 질타했다. 규제는 제거해야 할 암덩어리, 쳐 죽여야 할 원수등의 극단적 용어를 써가며 관료들의 규제혁파의지를 촉구했다. 최경환부총리도 경제활성화법안을 수십개나 국회에 제출했다.
박근혜대통령과 최경환경제팀이 ‘경제활성화=규제개혁’에 올인하면서도 과도한 규제를 추가로 도입했다. 자기정책을 스스로 부인하는 심각한 모순행정이다.
투자와 임금인상, 배당은 기업의 고유한 권한이다. 기업최고경영자와 주주, 이사회가 결정할 이슈들이다. 왜 정부가 80%룰까지 만들어 그 이하에 대해선 10%의 세금을 물린다고 하는가?
 
80%룰은 대기업의 세금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최근 잇따라 대기업에 대한 증세공세를 펴왔다.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상, 각종 비과세 감면삭감 등을 도입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부자증세 차원에서 법인세를 올려 복지재원으로 쓰자고 선동하고 있다. 새민련의 무책임한 법인세 증세주장은 전세계가 법인세를 내려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를 확산시키는 것과 거꾸로 가는 몹쓸 행태다. 경제활성화에 전혀 책임을 느끼지 않는 반기업적 포퓰리즘 선동에 불과하다.
 
재계는 80%룰로 세부담이 커졌다.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LG전자 SK이노베이션 등 10대그룹의 세부담 증가액은 1조1000억원가량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차그룹은 5000여억원을 더 내야 한다. 물론 삼성동 한전부지를 10조원에 매입한 것이 국내투자로 간주돼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삼성전자도 3000억~4000억원에 달한다. SK, 롯데, 한화, 포스코, LG, 한진 등도 추가적인 세부담이 커졌다. 80%룰은 사실상 대기업 증세다. 법인세 인상시의 부담을 감안한 우회증세다. 꼼수증세다.
 
최경환부총리는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가 가져올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지금 당장 투자및 배당과 임금인상으로 곶감을 빼먹을지, 아니면 미래를 대비해 곳간을 채워놓을 것인지는 기업경영자의 고유한 몫이다. 이것을 관료가 제한하고, 세금폭탄을 안기는 것은 반시장적이다.
 
배당유도정책도 빛좋은 개살구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SK하이닉스 주력제조업의 외국인지분율은 40~50%에; 이른다. 배당확대는 외국인주주의 배만 불릴 뿐이다. 외국인들은 한국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관심이 없다. 주가상승 등 단기 수익성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정몽구 현대차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회장,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 등 재벌 오너들은 단기간의 수익경영보다는 10년, 30년, 100년앞을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한다. 오너및 대주주들의 경영과 투자결정은 단기차익을 선호하는 외국인주주와 소액주주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80%룰은 중장투자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다. 미래 성장동력이 문제될 수 있다.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해외로 더 탈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외에선 번돈을 국내로 가져오는 애국경영이 줄어들 것이다.
최경환부총리는 80%룰에 대해 좀 더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한다. 관료들의 무지한 설계주의를 버려야 한다. 관료들의 극히 제한된 사고와 판단력으로 기업경영을 재단해선 안된다. 시장자율에 맡겨야 한다. 투자를 하든, 배당을 하든 경영자에게 맡겨야 한다. 경제회복을 간절히 원하는 최경환부총리가 이런 최악의 경영침해를 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최경환부총리 경제팀은 미국경영학에 편향된 사고를 갖고 있다. 미국기업들은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포춘지 500대기업에 가장 많이 들어가 있다. 한국 기업은 고작 13개에 불과하다. 한국기업과 미국기업을 수평선상에서 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미국의 전문경영인 중심의 경영시스템과 오너중심의 한국경영시스템은 차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기업사는 200년이 넘는다. 한국기업사는 이제 고작 50~6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주주중시와 배당정책이 중요하다. 한국 대기업들은 아직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많이 한다. 배당보다는 미래를 위한 씨앗을 더 많이 뿌리기 때문이다. 배당정책은 한국기업이 포춘지 500대 기업에 100개가량 들어갈 때 하면 된다. 지금은 아니다.
 
박근혜대통령은 재계의 우려와 불만사항을 수렴해야 한다. 최종 시행과정에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애플의 시가총액이 7000억달러나 된 것은 사내유보금 1500억달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90조원(1700억달러선)에 불과하다. 애플 시가총액의 4분의 1가량에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유보금은 애플의 3분의 1수준이지만, 시가총액은 이 보다 더 낮은 것이다. 삼성전자 주식의 저평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도 있지만, 한국관료들의 과도한 규제와 경영권 침해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경제관료들, 제발 글로벌 대기업들의 자율경영을 보장해줘야 한다. 법과 행정규제로 대기업을 옥죌 생각을 말아야 한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들 최고경영자의 경쟁력은 미국 유럽 일본기업 최고경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관료들의 경쟁력은 미국 유럽 일본관료들의 경쟁력에 비해 한참 뒤진다.
 
대기업들은 한참 앞서가고 있는데, 경제관료들은 우물안 개구리들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에게 자유를 허하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애플보다 많게 하려면 관료들이 참아야 한다. 쥐뿔도 안되는 관료들의 무딘 칼은 도로 집어넣어라.
출처 | 미디어펜
등록일 : 2014-12-26 14:33   |  수정일 : 2014-12-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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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전 한국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88년부터 한국일보 서울경제신문에서 20여년간 경제, 금융, 산업현장을 누볐습니다. 한국일보 산업부장,경제부장, 논설위원을 끝으로 2008년 퇴사. 인터넷신문 데일리안 편집국장을 거쳐 현재 미디어펜 발행인을 맡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와 자유주의 시각에서 재계현안과 기업지배구조등에 대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서울대 문학석사, 서강대 경제학석사, 경희대 경제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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