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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유슬기 기자의 연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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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엽기적인 그녀2>와 차태현을 위한 변명

차태현은 판타지의 세계가 아닌 바로 우리 곁에 있다. 그의 영화에서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 그가 웃으면 따라 웃게 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그런 그가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를 15년 만에 스크린으로 소환했다. 거기에는 어떤 영화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글 | 유슬기 톱클래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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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 <엽기적인 그녀 2>는 차태현에게 그런 작품이었다. 한 작품을 할 때 이렇게 많은 시간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15년 전 <엽기적인 그녀>는 하나의 신드롬이었고, 배우 전지현은 그의 표현대로 우주대스타가 됐다. 잘 만들어진 콘텐츠 한 편이 어떻게 한류의 교두보가 되는지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했다. 국민영화, 누군가의 청춘에 각인된 작품을 다시 열었다. 이게 가능했던 건 그가 다름 아닌 견우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견우가 보고 싶었다고 담백하게 이야기했지만 이 한 문장에는 함의가 많다. 2004년 박중훈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투가이즈>의 박헌수 감독은 차태현에게 너는 재기 감독들의 희망이야라고 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 시절, 영화인들의 재기를 위하여

조근식 감독님도 참 오랜만에 작품을 하죠. 제작보고회때 감개무량해 하더라고요. ‘신씨네라는 회사도 작용을 했어요. 영화를 시작했던 어릴 때보다 지금은 시야에 걸리는 사람이 많아요. 전에는 나만 좋아서 하면 되었다면, 언제부터인가는 주변 사람들의 행복이 마음에 쓰이더라고요.”
조근식 감독은 2006<그해 여름>을 연출한 뒤 한동안 작품을 쉬었다. 제작사 신씨네 역시 90년대 <은행나무 침대>, <편지>, <약속>, <엽기적인 그녀> 등의 대작을 제작했지만 지난 10년간은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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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5편 정도의 영화를 했는데, 대형배급사를 끼고 한 적은 두 편 정도에요. 나는 한국영화에서 어느 포지션에 있을까를 생각해요. 제 마음만 100% 만족시키는 작품을 하는 경우는 점점 드문 거 같아요. 서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크죠.”
어려웠던 제작사의 작품도 있었고, 다른 배우들이 다 안한다고 해서 그에게 온 작품도 있었다. 그런 작품들은 하다보면 힘들 걸 뻔히 안다. 5년 째 출근도장을 찍고 있는 <12>도 마찬가지다.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12>도 어려웠을 때 들어갔다기보다는 어려워졌을 때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말이 맞죠(웃음). 이 프로그램은 잘 안 되었어도 여한은 없어요. <12>을 시작한 건 아이들 때문이었어요. 영화만 하면 사람들은 제가 뭐하는 사람인지 몰라요. <과속스캔들>800만 관객이 들어서가 아니라 가전제품 CF를 통해서 저를 알아요. 그 때 TV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적어도 아들인 수찬이가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 만이라도 아빠가 연예인이라면 인기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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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가족편에 출연한 그의 아이들

 

그 소소한 바람이 시청자에게 전달됐는지 그는 최근 유재석에 이어 예능 브랜드 파워 2위 연예인이 됐다. 결혼이 아니라, 아이들의 아빠가 되었다는 게 그의 인생에 미친 영향이다. 아이들의 등하교길부터 반상회 모임까지 참석한다는 마포구 1등 아빠답다.
결혼하면 어른이 된다고 하는데 그건 거짓말인거 같아요. 저는 결혼하고 처음 든 생각이 이제 멜로 영화를 하면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였어요. 그 때부터 가족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거 같아요.”

차태현의 코미디는 하나의 장르다. 평범한 우리와 거의 닮은 주인공이 영화를 채운다. 그에게는 영웅적인 능력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고 믿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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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모여 살고, 10년 넘게 빚을 갚던 시절도 있었어요. 제 인생이 고생을 전혀 안한 건 아니어서 다행이에요(웃음). 재밌는 건 망해서 단칸방을 갔는데도 8학군에 살았어요. 겉보기에는 아버지도 KBS에서 일하고, 어머니도 성우로 일하고 계시니까 괜찮아보였죠. 상황적으로도 저는 코미디에 어울리는 환경이었어요. 되게 우울하게 흘러갈 수도 있는데 그렇게 우울하게 가지는 않았어요. 그 때 경험이 연기하는데 많이 도움이 돼요.”

제일 힘든 순간은 전성기에 찾아왔다. <엽기적인 그녀>가 국민영화가 되고, 견우는 국민 남자친구가 됐다. 드라마에서도 주연급으로 성큼 올라섰다. 그에게 병이 찾아온 것도 그 즈음이다.
 
신인 때도 욕먹으면서 연기했지만 한 계단씩 올라가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오히려 제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주연을 했고, 진짜 힘든 건 그때였어요. 스물다섯 이럴 때 주인공을 하니까, 뭔가를 정립하기 전에 전체를 이끌고 책임져야 한다고 하니까 무섭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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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내려오자고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다.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리라는 두려움, 실망시킬지 모른다는 불안이 그의 삶을 잠식했다. 지금은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때문에 비슷한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들이 눈에 밟힌다.
“<태양의 후예>가 끝나고 ()중기에게 보낸 문자가 이제 잘 내려오자였어요.(웃음) 안 그러면 저처럼 병을 얻고 내려오거든요. <우리동네 예체능>하면서 만났던 ()형돈이는 제가 참 좋아해요. 데프콘씨에게 주소를 물어서 형돈이네 집에 책 한권과 편지를 두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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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이 같은 병을 앓는 정형돈에게 선물한 책


그가 몰래 두고 온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각자 벗어날 수 없는 강박증을 지닌 주인공들이 정신과 의사 아라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담은 단편소설모음집이다. 차태현은 자신과 비슷한 정신질환을 앓는 주인공들이 벌이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깔깔 웃었다. 그 웃음이 그를 조금은 편하게 만들어줬다. 공황장애를 앓는 동료들이 생각보다 많다.
제 상태가 그 중에서 가장 심각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편하게 듣는 거 같아요. 이 병은 서로 이야기를 하고 나눠야 낫는 병이거든요.(웃음)”
 
 
차태현이 선택했다는 믿음
 
이번 작품은 막상 촬영할 때는 오랜만에 스트레스 없이 촬영을 했어요. 촬영 이후에는 또 생각이 많아졌죠. 이 영화는 잘 되건 아니건 이 영화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아요. 잘한 선택인가 아닌가도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제 선택 때문에 그게 배우의 개인적인 욕심이 되어서 주변에 피해를 줄까봐 걱정인거죠. 그건 흥행과 관련 없는 고민이에요. <엽기적인 그녀>가 실은 아주 작은 영화거든요. 1편일 때 저희는 둘 다 신인이어서, 작은 영화를 만든 거예요. 2편도 작은 영화에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냥 2시간 동안 웃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작품이든 제가 하는 작품은 다 그런 마음으로 찍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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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과 함께 하는
76년생 용띠클럽 친구들도 그를 응원하기 위해 시사회를 찾았다. 이제 다들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됐다. 각자의 분야에서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용띠 클럽에서도 이제 ()종국이 하나 남았어요. 그 친구가 중국에서 그렇게 터질지 누가 알았겠어요. 그 아이도 결국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일을 하니까 기회가 오는 거 같아요. 우리가 계획한대로 되지 않아요. 이 영화도 중국에서 정말 잘 될 줄 알았는데 <정글북>에 밀리잖아요(웃음). 우리끼리는 그런 이야기해요. “버티다보면 기회가 오는 것 같다고요.”

조인성, 이광수 등 친한 선후배 배우들이 모인 단톡창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디어 마이 프렌즈(신구, 주현, 나문희, 김혜자, 윤여정, 고두심 등 출연, tvN)>를 보면서 단톡방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이건 진정한 어벤저스. “우리도 꼭 이런 작품 찍자고요. 앞으로 30년 뒤에 이루고 싶은 제 꿈이에요. 제가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할 수만 있다면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찌됐든 2시간 동안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그걸 보면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제 삶이 정말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등록일 : 2016-05-13 15:33   |  수정일 : 2016-05-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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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찬  ( 2016-05-14 )  답글보이기 찬성 : 6 반대 : 6
영화를 보시면 아시게 되겠지만, 중국과 일본팬들을 위한 의미를 제외하면, 한국영화팬으로선, 큰 의미를 발견하기가 좀 주저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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