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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유슬기 기자의 연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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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다른 오늘의 배우,<뷰티 인사이드> 한효주

글 | 유슬기 톱클래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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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인사이드>가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중이다

 
어제는 손바닥이 얼굴보다 컸는데, 오늘은 얼굴이 반이나 크네.”
-영화 <뷰티 인사이드> 중 김대명(우진)의 대사-
 
얼굴 크기만이 아니다. 자고 일어나면 변하지 않는 건 영혼밖에 없는 사람, 머리의 가마 모양부터 발끝의 지문까지 모두 바뀌는 한 남자가 있다. 자고 나면 하루는 외국인으로, 또 하루는 할아버지로, 어떤 날은 어린 아이로, 심지어는 여자로도 일어난다. 반도체 업체 인텔과 도시바가 합작으로 만든 소셜 필름, 칸 국제 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 작품의 제목은 .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 사랑할 수 있나요?’, 광고가 던지는 메시지다. 한국에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됐다. 현대카드 M, 네이버 등의 광고로 CF계에서 정평이 난 백종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에는 123명의 남자, 우진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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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명의 우진과 함께한 이수 한효주

 
 
 그 중 21명의 우진은 한국과 일본의 걸출한 배우다. 백감독은 첫 등장하는 우진1, 고백하는 우진2, 갈등하는 우진3, 이별하는 우진4의 식으로 설계도를 짜 우진을 배치했다. 촬영이 시작되고 위치가 바뀐 우진도 있었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마지막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건 우진을 사랑하는 여자 이수다. 백감독은 영화를 기획한 순간부터 이수는 한효주였고, 촬영을 마친 지금은 그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했다. 극 중 이수처럼 촬영현장에서 한효주는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매일 바뀌는 남자를 만난다. 매번 낯설고, 매일 설렜다고 했다. <뷰티 인사이드>의 박태준PD한효주는 한 명의 스태프였다고 했다. 배우이자 제작진의 마음으로, 새로운 우진을 맞이했다. 새로운 배우들이 바로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현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우진을 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것, 그 우진을 사랑하는 마음을 관객에게 납득시키는 것, 그건 감독도, 대본도 못하는 이수의 몫이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 사랑할 수 있나요?
 
모티프가 된 광고 속에서 주인공인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그를 그대로 인정해주자 마법이 풀리듯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마치 동화처럼. 영화는 다르다. 영화의 2/3까지가 매일 변하는 남자, 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판타지라면 남은 1/3은 현실이다. 현실은 동화가 아니다. 백감독이 이 판타지를 차용한 이유는 한 가지다. ‘현실 속에서는 당신도, 나도 변한다. 그런 우리가 서로를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를 묻기 위해서다. 이 질문에 온몸으로 답하는 게 이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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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우진을 연기한 배우 천우희

 
이 영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저는 이수였어요. 이 영화처럼 많은 부분을 참여하는 작품이 있을까 싶어요. 워낙에 특별하고 특이한 영화니까요. 대본 리딩도 한 분 한 분 개인적으로 만나서 1주일 넘게 진행했어요. 그래도 일정이 안 돼서 현장에서 처음 뵙게 된 분들도 꽤 있고요.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 잘해 보아요라고 시작해서, 어색함이 사라질 즈음 떠나시고요. 정들만하면 헤어지게 되는 게 아쉬웠지만, 이런 경험은 두 번 다시 못하겠구나 싶었죠. 이런 영화는 다시는 못 만들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뷰티인사이드>에는 영화에 38년 만에 등장한 배우 문숙도 출연한다.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우진의 어머니 역할이다. 언론 시사회에서 문숙은 효주씨가 매니저 역할을 해줘서, 영화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효주는 문숙이 하와이에 머물 때 그를 찾아간 적이 있다. 잡지에서 그의 이야기를 본 한효주는 연예인이나 배우가 아니라 한 사람의 후배로, 문숙을 찾았다. 자연치유사가 된 선배와 함께 먹고, 자고, 놀고 평범하게 지내다가 돌아왔다.
 
문숙 선생님이 실제로 매니저가 없으세요. 제작사 대표님이나 감독님이 어머니 역에 (문숙) 선생님을 생각하고 계셔서, 제가 다리를 놓았죠. “선생님이 하셨으면 좋겠다고들 하세요. 근데 저도 너무 좋을 거 같아요했더니, “네가 좋으면 나도 좋지하시더라고요.”
 
작품이 끝나면 사람이 남는다. 그 재미가 연기하는 맛이다. 드라마 <동이>(MBC)를 함께 한 박하선, 이소연 등과는 지금도 막역한 사이다. 백감독과의 인연도 현장에서 생겼다. 함께 CF 작업을 했던 경험이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그런 이유로 <뷰티인사이드>는 워낙 지나가는(?) 배우들이 많아 아쉬웠다고, 이 아쉬움을 차기작 <해어화>로 풀겠다고 한다. 마침 <해어화>에는 여자 우진으로 출연한 천우희와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우진 유연석이 등장한다. 배우들은 사극인 <해어화>“<뷰티인사이드>의 전생(全生) 버전이 아닌가라는 우스개소리를 한다고 했다. 다른 배우와 친해지지 못한 대신 이수와 깊이 교감했다. 우진이 이수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한효주도 이수를 사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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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라는 여자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일반적이지 않은 남자를 품고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릇이 굉장히 크구나싶었어요. 이 여자가 가진 마음의 크기가 커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구나 싶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저도 이수한테 배운 게 많아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 사랑을 지키잖아요. 저도 이런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영화를 제작한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는 한효주에게 여기 나오는 모든 사람이 이수를 사랑하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는데, ‘모든 사람에는 한효주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중에는 이수의 마음이 저한테 그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다른 배우들도 그래요. 현장에 오면 그냥 우진이에요. 어떤 점에서는 우진들이 더 힘들었겠죠. 저야 현장에서 쭉 있었지만, 그 분들은 짧은 시간에 흡수를 했어야 했으니까요. ‘이게 가능한 사랑이구나싶은 마음은 오히려 여배우들과 함께 하면서 들었어요. 제가 그렇게 느끼니까 관객들도 느낄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특히 여자이자 외국인인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우진 우에노 주리(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와의 호흡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백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캐스팅이기도 한 우에노 주리는 대본 빼곡이 우진에 대한 해석을 적어 놓았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도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감시자들(2013)> 이후 일본 영화 <서툴지만, 사랑(2014)>에 출연한 한효주가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다.
 
다행히 이수가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인물이었고, 또 다행히 제가 일본어를 할 줄 알아요. 덕분에 이수의 대사가 추가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우에노 주리씨가 못 알아듣잖아요.(극중 우진은 외국인으로 변하면 외국어로 말할 뿐 알아듣지는 못한다. 한국어만 알아듣는다.) 덕분에 이 설정이 현실감이 생겼고요. 무척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장면이 됐죠.”
태연하게 일본어를 못 알아듣는 우에노 주리의 연기는 관객들에게도 웃음을 선사한다. 이 뿐 아니다. “오늘 나 좀 불편하게 생겼지?”라고 말하는 조달환의 애드리브나, 김희원으로 변한 우진을 보고 어디 조폭처럼 생겨가지고 로맨틱한 이야기를 해!”라고 말하는 이동휘(친구 상백역)의 대사는 <뷰티인사이드>여서 가능한 유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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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연기의 정수를 보여준 배우 조달환

 
그릇이 넓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겨울에 찍은 영화는 봄에 마쳤다. 여름 대작과 함께 개봉한 이 멜로 영화는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며 가을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네 번의 계절이 흘렀지만 이수의 파문은 한효주에게도 남았다.
이수처럼 마음이 넓은 여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랑을 한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받는 사랑이 아니라 주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처음 들었고요. 많이는 아니고 한... 한 번 정도?(웃음)”
 
열여덟,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20대는 온통 일에 빠져 지냈다. <논스톱5>라는 청춘 시트콤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일일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2007)으로 기본기를 다졌다.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2009)으로 시청률 47%의 고지에도 올라봤고, 사극 <동이>(2010)로 연기대상도 받았다. 고작 스물 네 살의 나이에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보였던 이 배우는 오히려 혹독한 사춘기를 겪었다.
 
잘 하고 싶은 마음과 좋아하는 마음은 다른 것이었다. 2011년부터는 매년 꼬박꼬박 영화를 찍었다. 2011<오직 그대만>, 2012<광해, 왕이 된 남자>, <반창꼬>, 2013<감시자들>, 2014<쎄씨봉>그 중에는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가져다 준 작품(<감시자들>)도 있었고,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도, 흥행참패로 씻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긴 영화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로 넘어오면서 그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연기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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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여유도 없었고, 워커홀릭처럼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일과 사랑 중에서는 일에 비중이 더 컸죠. 연기를 너무 좋아하게 되어버렸거든요. 그러다보니 주는 사랑은 못했던 거 같아요. 시간도 없었고요. 사람을 보려면 네 계절은 같이 해봐야 할 거 같아요. 그래야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거 같아요. 한 번 정도는 나를 내던지는 사랑을 해보고 싶은데.. 될까요...? 노력하면 되겠죠...?”
 
사랑도 할 여유 없이 달려온 배우가 이제는 주변을 좀 돌아보면서 가려고 한다. 연기가 좋은 건 행복한 일이지만, 연기만 좋아하는 건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할수록 제가 연기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는 걸 느껴요. 영화를 만들어가는 작업 자체도 좋아하고요. 점점 좋아지는 게 겁이 날 정도로 좋아져요. 한편으로는 내려놓으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있어요. 너무 좋아하고 욕심 부리면 힘들어질까봐, 좋아하는 건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다보니까 좀 편안해진 부분도 있고요. 옛날에는 좀 복잡했다면 지금은 좀 단순해졌어요.”
 
배우가 아닌 유명인이라 겪어야 하는 고충도 있다. 연기와 무관한 가정사가 작품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 뿐 아니라 내면을 아름답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그 속내를 알아줄 것이라 믿어본다. 우진에게 이수가 그러했듯이.
 
영화를 너무 사랑한 배우
 
배우를 하다보면 늘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제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너무 좋아서 너무 힘들어요. 좋으니까 고뇌하게 되고요. 제가 사실 연기 외에 다른 일에는 관대한 편이에요. 이것저것 열심히 하는 성격이 아니라 평소에는 귀차니즘도 있고 좀 못하면 어때?’라는 느긋한 마음도 있어요. 그런데 연기는 달라요. 점점 더 욕심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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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영화를 보는 눈도 바뀐다. 주어진 배역보다 영화 전체를 보게 된다. 다른 영화를 볼 때도 그렇다. 전체에서 드러나는 앙상블, 그 안에서 배우가 어떻게 뛰어노는지에 눈이 간다.
영화 전체가 주는 느낌이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제가 해야 하는 부분보다, 영화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게 무엇인가를 보려고 해요. 그 느낌이 좋으면 선택하게 되고요. 배우로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 욕심이 있죠. 얼마 전에 <베테랑>을 봤는데 유아인 씨가 색다른 캐릭터를 하니까 멋져 보이더라고요.”
 
<뷰티 인사이드>에서 우진은 이수에게 말한다. “너도 매일 변해”, 눈에 띄지 않을 뿐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123명의 우진을 만날 때 이수의 눈빛은 미묘하게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건 우진을 사랑하는 이수의 마음이다. 백종열 감독은 “<뷰티 인사이드>라 쓰고 러브 인사이드라 읽는다고 했다. 120분짜리 CF를 보는 듯 눈부셨던 이수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영화를 향한 한효주의 지극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등록일 : 2015-09-14 13:55   |  수정일 : 2015-09-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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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 2015-09-14 )  답글보이기 찬성 : 11 반대 : 4
영화 속, 수많은 사람들.... 그들은 현실세계에서 많고도 많은 서로의 관계속에 놓여진 고민들과 고통들, 그런 것들로 인한 어려움 같은.... 것들 이라는 생각을 해보는데....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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