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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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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습의 연속이다'라는 말레이시아의 재벌 총수

말레이시아 여행기(2)

글 |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필자의 다른 기사

"벨기에 브뤼셀에 최상급 테러 경보가 내려졌다. 모든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수도권 철도 운행 등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23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기사다. 이러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필자는 가슴을 쓸어내린다. 업무 특성상 해외여행이 많아서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을 중단할 수 없는 일. 필자는 얼마 전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그것도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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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의 말레이시아

가는 곳마다 숲이 우거지고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천혜(天惠)의 나라 말레이시아-푸르름 속에서 다민족이 '조화와 공존'을 도모하고 있는 그들의 삶이 참으로 좋아보였다.
 
쿠알라룸프루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한 트로피카나(TROPICANA)社의 사무실에서 업무적인 미팅을 마친 필자는 오후 6시 경 이 회사의 오너인 '탄스리(Tan Sri) 데니 탄치싱(DATO' DANNY TAN CHEE SING, 60)'씨의 집으로 초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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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의 사업 현황을 설명하는 탄스리 데니 탄치싱씨-

처음 만난 사람을, 그것도 '자택으로 초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도심에 자리한 골프장도 특이했으나, 골프장과 인접한 그의 집은 크고 넓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진열된 가구나 장식품에서도 다문화·다인종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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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치싱씨 집의 내부 장식-다양한 문화가 들어있다

테이블에서 가벼운 대화를 나눈 후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탄치싱(TAN CHEE SING)'씨는 포도주로 건배를 하고서 말했다.
 
한식과 일식 식단, 손님에 대한 배려
 
"오늘의 메뉴는 한식과 일식, 그리고 말레이시아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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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수액
이유는 간단했다. 필자를 비롯한 일본인 이와타 코하치(岩田耕八·73)씨, 그리고 탄스리(Tan Sri) '탄치싱(TAN CHEE SING)'씨 자신과, 말레이시아 스텝들을 위해서 고심 끝에 마련 3국 공통 식단(食單)이었던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손님을 초대하는데 있어서 '이토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는 와인을 한 잔 마신 후 필자에게 줄곧 야자나무 열매(coconut)의 수액을 권했다. '수분 흡수가 빨라서 갈증이 즉시 해소되고, 건강에 좋은 많은 성분이 들어 있어서 몸에 아주 좋다'는 것이다. 특히, 성대 보호에 좋다고 강조했다.
 
야채샐러드는 맛과 형태로 봐서 일본식 그대로였다. 이어서 일본식 생선구이가 나왔다. 도미구이는 물론 장어구이까지 나왔고, 생강·무 등이 일본음식의 분위기를 한껏 나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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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요리(생선구이)-일본 현지의 맛과 흡사하다

열대지방에서 맛좋은 생선요리를 먹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아주 담백한 맛이 일본에서 먹던 것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대화가 무르 익어가는 동안 이번에는 색다른 음식이 나왔다. 다름 아닌 한국식 갈비찜(Braised Short Ribs)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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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요리한 매운 갈비찜-

"아니? 이거 갈비찜 아닙니까? 그것도, 한국식 그대로네요."
 
그는 빙그레 웃으면서 '매운 맛이니 조심하라'고 했다. 한국을 떠난 지가 불과 며칠 밖에 되지 않았으나, 해외에서 그것도 현지인의 집에 초대받아서 갈비찜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너무 많이 먹지 마세요. 나중에 한국식 돌솥 비빔밥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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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돌솥 비빔밥
잠시 후 돌솥 비빔밥이 나왔다. 그러나, 너무 양(量)이 많아서 필자가 입을 딱 벌리자, 눈치 빠른 '탄치싱'씨는 아랫사람들에게 '작은 그릇에 나누어 오라'고 지시했다.
 
"각자가 모두 맛볼 수 있도록 작은 그릇에 나누어서 드리세요."
 
매운 맛을 좋아하는 '이와타(岩田)'씨는 물론이고, 본인을 비롯해서 '에릭(Eric)'씨 등 말레이시아 현지인들도 매운 갈비찜과 비빔밥을 아주 잘 먹었다. 분위기는 잠시 조용해졌다. 벽에 걸린 대형 화면에서 연주회가 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맹인이면서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탈리아의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57)'의 노래였다. 곡목(曲目)은 밤을 적시기에 적합한 '사랑의 기쁨(Plaisir D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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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보첼리
<사랑의 기쁨은 일순간이지만/ 사랑의 슬픔은 영원하죠/ 당신은 아름다운 '실비에'를 위해 날 버렸고/ 그녀는 새로운 연인을 찾아 당신을 떠나요/ 사랑의 기쁨은 잠시이지만/ 사랑의 슬픔은 평생을 같이 해요.>
 
"안드레아 보첼리는 어렸을 때(12세) 축구 경기 도중 넘어져서 실명(失明)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맹인이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가수가 돼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지요? 그의 감미로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센티멘털(sentimental)한 기분에 빠집니다."
 
'탄치싱'씨의 말이다. 그리고서 그는 감상적인 분위기 때마다 "가끔씩 즐긴다"는 시거(cigar)를 입에 물고서 말을 이어갔다.
 
인생은 연습이 중요하다
"인생은 연습의 연속입니다. 성공에는 끝이 없습니다. 또 다른 성공을 위한 연습에 불과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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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습의 연속이다'는 탄치싱(우)씨와 일본인 이와타(좌)씨

'탄치싱(TAN CHEE SING)'씨는 상장 기업의 오너로써 상당한 부(富)을 축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습 중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생을 즐기면서(enjoy) 살아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제가 말하는 '즐기면서(enjoy)산다'는 것은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인생도 일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의 노예가 되어 인간의 본분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그는 겸손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즐거움을 내세우고 있다. 와인 한 잔을 머금은 그는 '아직도 연습 중이다'는 말을 강조했다.
 
"저의 나이 올해로 60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의 어머니로부터 들어온 말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제발 연습 좀 해라'입니다. 저는 지금도 어머니의 말씀대로 아직도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성공의 끝이 무엇일까.' 성공한 기업 오너가 아직도 연습 중이다'고 하지 않는가. 아마도 그에게는 성공의 끝이 없는 연습의 연속일 듯싶다.
 
균형(balance)도 중요한 덕목
 
이 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그를 무서운 호랑이 오너가 아니라, '인자한 선생님 같다'고 말했다. 그의 배려하는 마음이 직원들에게 다정하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그의 철학은 '균형(balance).'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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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탄치싱 씨

"회사도, 가정도, 개인도 균형(balance)이 중요합니다. '저는 항상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야한다'는 것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살고 있습니다."
 
'균형을 잃지 않는다?' 참으로 중요한 말이다. 우리의 주변에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식사 도중 '탄치싱(TAN CHEE SING)'씨는 필자가 때때로 이와타(岩田)씨와 일본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한국과 일본이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왜 그토록 사이가 좋지 않나요?"
이와타(岩田)씨와 필자는 서로의 얼굴만 쳐다 볼 뿐, 정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동문서답(東問西答)했다.
 
"저희는 정치적인 문제는 잘 모릅니다. 단지, 20년 동안 우정(友情)을 이어온 다정한 친구일 뿐입니다."
 
"그럼 저도 오늘부터 당신들의 친구(friend)입니다."
 
밤이 이슥하도록 대화는 계속됐다. 그들의 시가(cigar)의 향기가 어느 새 식탁 주변에 가득했다. 더불어 사람의 향기도 짙어졌다. '연습'과 '균형'이라는 키 워드(key  word)와 함께...
 
등록일 : 2015-11-24 10:16   |  수정일 : 2015-11-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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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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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섭  ( 2015-11-25 )  답글보이기 찬성 : 6 반대 : 5
또 한가지 덧 부치자면 서로 다른 세나라 사람이 만났을 때는 삼인 공통 언어를 써야함. 둘이만 아는 언어를 사용함은 실례이며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소지가 있음.
안강섭  ( 2015-11-25 )  답글보이기 찬성 : 3 반대 : 1
여기 나오는 Tan Sri DATO 는 일종의 爵位이므로 따로 씨를 부치는 것이 아님. 유럽에서 Sir 나, 백작,공작등의 칭호에 Mr.를 따로 부치지 않는 것과 같음
김봉주  ( 2015-11-24 )  답글보이기 찬성 : 4 반대 : 4
좋은 말씀이 많네요.... 잘 읽었습니다...^^
조래형  ( 2015-11-24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2
아직 말레이지아엔 가 볼 기회가 없었는데
글을 통해 나라와 사람을 동시에 알게 된
느낌입니다. 30년전 일본과 필리핀에서
함께 연수를 받았던 말레이 친구가 생각납니다.
인정이 흠뻑 묻어나는 글에 매력을 느낍니다.
최원일  ( 2015-11-24 )  답글보이기 찬성 : 2 반대 : 0
훌륭한 친구들과의 대화, 여행의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항상 깊이가 있는 글 ! 고맙습니다. 항상 안전 조심하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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