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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속에 갇히고 싶지 않은, 배우 정소민

글 | 선수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7-10 00:49

 
영화 ‘기방도령’(감독 남대중)의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 배우 정소민은 자신이 맡은 ‘해원’을 ‘새장 안에 갇힌 새’에 비유했다. 새장의 안전함, 바깥세상의 치열함과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떠올랐다. 딱 거기까지. 새장 속 삶은 되풀이 되는 속박에서 더 이상의 발전이 없는 게 당연하다. 정소민은 이상을 바라고 있었다. 듣는 이에겐 배우 자신은 새장에 갇히지 않겠단 의지로 읽혔다.
 
정소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수석 입학한 수재다. 2010년 드라마 ‘나쁜 남자’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지 9년. 작품을 선택하는 관점도, 연기에 임하는 자세도 자칫 정체되기 쉬운 시점이다. 그러나 정소민은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지속적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작품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지금 아니면 이 역할을 언제 해볼까’ 싶다. 안주하고 싶지 않다. 비록 잘 소화하지 못하는 역할이어도 얻는 게 많을 거라 생각한다. 도전을 두려워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 영화를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정소민의 첫 사극 도전작인 ‘기방도령’은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을 다룬 ‘신박한 코믹 사극’이다. 영화는 주제도, 전개방식도 사극이란 틀에 갇히지 않는다. 해학이 넘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대사나 행동에 묻어나는 웃음코드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다. 처음 대본을 읽은 정소민이 너무 재밌어서 그 자리에서 출연을 결심했을 정도다. 특히 ‘육갑’(최귀화)이 발가벗은 채로 ‘허색’(이준호)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는 절로 ‘빵’터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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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방도령’. 사진제공=판씨네마
 
영화는 코믹 사극이지만 정소민이 맡은 ‘해원’은 조선시대 규수의 모습 그대로다. 남자 기생 ‘허색’은 수줍고 화사한 ‘해원’에게 마음을 뺏긴다. 새장에 갇혀 있는 삶을 사는 ‘해원’ 역시 자유로운 매력을 뿜는 정반대의 ‘허색’에게 점점 끌린다.
 
정소민과 이준호는 일찍이 ‘스물’에 함께 출연했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동갑내기 두 배우는 편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 평소 안부만 주고받는 사이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편한 관계가 됐다. 바쁜 스케줄에도 시간만 나면 대본을 연구하는 이준호의 모습에 많은 자극도 받았단다. 정소민 역시 부지런히 대본을 분석했다. 극중 배역과 실제 정소민의 성격은 다소 달랐지만 공통점을 찾으며 자연스레 배역에 녹아들었다.
 
“극중 해원과 내가 닮은 점이 있다면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다. 나는 장녀인데 마음 한구석에 늘 가족에게 좀 더 베풀고픈 마음이 있다. 일종의 ‘반골기질’도 닮았다. ‘해원’도 내면에 반골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인데 이런 역할을 맡을 때 즐거움을 느끼는 걸 보니 내게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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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방도령’. 사진제공=판씨네마

정소민은 진지하게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충분한 답변이 아니다 싶으면 대화를 되돌려 첨언했다. 여리여리한 모습 가운데 당참도 묻어났다. 평소 연애 스타일을 묻는 질문에 “확실한 게 좋다”고 말할 만큼 분명한 성격이었다. 오해가 생기면 당사자와 이야기하며 바로잡고, 관계의 진퇴에도 상대방의 의중을 직접 확인하는 스타일이 연상됐다.
 
새로운 역할에 목말라 하는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라디오 DJ로도 활약하고 있다. SBS ‘정소민의 영스트리트’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청취자를 찾는다. 말을 뱉기까지 많이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걸리는 편. ‘3초 이상 말이 없으면 방송사고’라는 라디오의 특성상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정소민이 꿈꾸는 배우의 모습은 어떤 걸까. 역시 그다운 답변이 돌아왔다.
 
“길게 연기하는 배우가 목표다. 안주고하고 싶지도, 틀에 갇히고 싶지도 않다. 액션, 수사물, 멜로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을 참이다. 작품이 좋고 배울 게 많은 역할이면 도전하고 싶다.”
 
치열한 바깥일지라도 정소민은 발전을 택했다. 스스로 새장을 걷어차는 중이다. 배우로서 경험해야 할 세상이 그에게는 여전히 넓다.
 
등록일 : 2019-07-10 00:49   |  수정일 : 2019-07-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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