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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연 맡은 배우 라미란 “마흔 다섯? 이제 시작이다”

글 | 선수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5-03 09:35

이 ‘언니’ 어떤 배역이든 척척 꿰찬다. 진즉 알아봤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배우 라미란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로 스크린에 데뷔해 ‘댄싱퀸’, ‘소원’, ‘국제시장’,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막돼먹은 영애씨’ 등에서 강렬한 눈도장을 찍어왔다. 그가 영화 ‘걸캅스’로 관객을 찾았다. 14년 만에 첫 주연으로 전직 형사를 맡았다.

“그동안 주연 제안이 없던 건 아니다. ‘걸캅스’를 위해 고사했을 뿐이다. 나를 주연으로 영화를 만들 거란 제작사의 이야기를 믿고 기다렸다. 물론 몸을 써야 하는 코미디 액션 장르의 상업 영화라 부담도 있었다.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인생은 도전 아닌가. 내 나이가 마흔 다섯 살이지만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이제 시작이다.”

마흔 다섯에 첫 주연을 맡기까지 라미란은 정통 드라마, 멜로, 코믹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배우의 길이라면 어떤 역할이든 도맡았다. 그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공감하도록 하는 게 내 일”이라며 지금까지 한 캐릭터가 다 잘 어울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누군가 “그 배역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면 “어딘가 이런 사람도 있을 거야”라며 스스로를, 주변을 설득했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엄청난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 ‘친절한 금자씨’를 찍을 때는 수유를 중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화장실에서 틈틈이 모유를 비웠다고. 오히려 그런 현장에서도 희열을 느꼈다고 하니 50여 작품을 찍은 다작 배우가 괜히 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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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 사진=CJ엔터테인먼트.

‘걸캅스’는 민원실 퇴출 0순위의 전직 형사인 ‘미영’(라미란)과 짐짝 취급받는 현직 형사 ‘지혜’(이성경)가 펼치는 코미디 액션물이다.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목도한 두 사람. 모든 부서에서 복잡한 절차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건이 밀려나자 ‘미영’과 ‘지혜’가 비공식 수사에 나서기로 결심하면서 영화가 진행된다. 라미란이 “죽었던 관절을 되살렸다”고 할 만큼 ‘걸캅스’는 온 몸으로 부딪히고 악으로 버티는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남성 ‘캅스’와는 다른 몰입감이다.

그러나 영화는 개봉 전부터 출연진의 여초현상, 남성 캐릭터의 무능함 등이 의도치 않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첫 주연작의 논란이 커 초조할 법도 한데 라미란은 담담했다.

“성별에 대한 역할을 의도한 건 아니다. 남녀를 가르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오히려 선입견을 갖고 바라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남성 배우 둘이 주연이었다면 아무런 말도 안 나왔을 거다. 기존의 남성 역할을 성별만 바꿨다는 지적도 있는데 상관없다. 그런 데서 오는 신선함이나 색다름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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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걸캅스’ 중. 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유쾌하다. 그런데 마냥 웃을 수 없다. 현실과 너무 닮아서다. ‘걸캅스’는 최근 일련의 사건 등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지난해 9월 촬영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클럽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마약, 성범죄, 몰카(불법촬영) 등의 범죄가 영화인지 현실인지 헷갈린다. 라미란 역시 영화에 감정을 이입해 “성범죄 피해자들이 자신을 탓하고 목숨을 끊는 장면에서 부아가 치밀었다”고 했다. 영화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이성경(지혜)의 극중 대사처럼 타인의 고통에 선뜻 나서지 않는 모습까지 현실과 닮았다. 다행히 영화 속에서는 두 배우가 범죄 배후를 일망타진하며 대리만족을 선사하지만. 라미란은 관객들이 영화는 가볍게 보되, 현실은 가볍지 않게 여기길 바랐다.

“아무 생각 없이 뭘 볼지 고민하다가 편하게 봤으면 좋겠다. 다만 상영관을 나설 때, 평소 무심코 받았던 불법 촬영물 메시지를 떠올리며 ‘나도 가해자가 될 수 있구나’를 한 번쯤 생각했으면 한다.”

‘걸캅스’는 진지하다가 갑작스러울 만큼 툭툭 튀어나오는 개그 코드가 반전을 더한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등장하는 카메오도 허를 찌른다. 그 재미는 5월 9일 개봉하는 ‘걸캅스’를 통해 직접 확인하시길.
 
등록일 : 2019-05-03 09:35   |  수정일 : 2019-05-0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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