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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함 갖춘 20대 ‘신성’이 온다!

‘新 축구 황제’ 킬리안 음바페

음바페는 골을 넣을 때마다 두 팔을 가슴에서 교차시킨 뒤 무릎으로 미끄러지거나 우뚝 선다.
얼굴엔 단호하거나 거만한 표정을 짓는다.
앞으로 몇 년간 전 세계 축구팬들은 이 세리머니를 지겹도록 보게 될 것이다.

글 | 최우석 기자 2019-04-02 09:44

음바페 특유의 골 세리머니. © 뉴시스
세계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세대교체가 있기 마련이다. 종목을 대표하는 ‘황제’ 자리를 누가 차지하고 누가 그걸 뺏을 것인가는 스포츠계 초미의 관심사다. 전 세계 최고 인기를 누리는 축구의 경우 소위 ‘황제 계보’ 내지 ‘스타 먹이사슬’은 큰 그림으로 봤을 때 브라질 펠레부터 독일 베켄바워,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 브라질 호나우두, 프랑스 지네딘 지단 그리고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로 이어진다.

그런데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이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 메시, 호날두도 조금씩 노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대단하던 메시, 호날두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포스트 메시·호날두 시대’는 누가 승계할 것인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윙어 1위

선수 이적을 주로 다루는 독일의 웹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윙어(측면 공격수)로 킬리안 음바페를 선정했다. © 트랜스퍼마크트 캡처
올 시즌 활약상과 국내외 언론 보도를 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바로 프랑스의 ‘신성’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다. 선수 이적을 주로 다루는 독일의 웹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윙어(측면 공격수) 열 명을 선별했는데, 1위가 음바페였다. 트랜스퍼마크트는 음바페의 몸값을 2억 유로(약 2500억 원)로 책정했다. 리오넬 메시는 3위(1억 6000만 유로,약 2000억 원), 호날두는 9위(1억 유로, 약 1200억 원)였다. 메시·호날두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음바페 시대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음바페는 카메룬과 나이지리아에 뿌리를 둔 축구 선수 출신 아버지와 핸드볼 선수로 활약한 알제리계 어머니 사이에서 1998년 12월 20일 태어났다. 1998년은 고국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했던 해다.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파리 외곽 봉디(Bondy)에서 유소년축구클럽을 다니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운 그는 이때부터 ‘황제의 길’을 걸어왔다. 2015년 12월 16세 347일의 나이로 AS모나코에서 데뷔전을 치른 음바페는 티에리 앙리가 보유한 클럽 최연소 데뷔 기록을 갈아치우며 단숨에 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6시즌 44경기에서 26골을 터뜨리며 모나코를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끈 음바페는 2017년 역대 이적료 2위인 1억 8000만 유로(약 2300억 원)에 파리 생제르맹으로 임대 이적해 리그앙(프랑스 프로축구 1부 리그)을 제패했다. 활약은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 음바페는 현재 리그앙 득점 부문 단독 1위(24골)다.


환상적 재능의 소유자

‘겸손함’도 음바페의 무기 중 하나다. 문란한 사생활로 선수 생명을 일찍 끝낸 축구 천재가 한둘이 아니지만 음바페는 다르다. © 뉴시스
음바페의 재능은 환상적이다. 우선 빠르다. 플레이 스타일이 아주 날쌔다. 측면과 최전방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세계적인 수비수들을 유린한다. 개인 속도도 상당해 한번 가속이 붙으면 도저히 따라붙을 수가 없다. 한 외신은 그의 순간 최고 속도가,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육상 남자 100m 세계 기록(9.58초)을 세웠을 당시의 평균 속도(시속 37.6㎞)보다 빠르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축구 대표팀 동료들이 그에게 ‘37’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이유다.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게 아니다. 음바페가 진정으로 빠른 부분은 성장 속도다. 하루하루, 한 경기 한 경기가 다르다. 이제는 경기를 주도하는 눈까지 생겼다.

음바페의 활약은 올 시즌도 여전하다. 지난 2월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팀 선제골에 앙헬 디 마리아(왼쪽)와 함께 기뻐하는 음바페. © 조선DB
국내 축구 전문가는 “음바페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축구 지능이 상당하다”고 했다. 과거 잉글랜드 국가 대표팀 주장이었던 앨런 시어러는 “음바페는 속도, 득점 능력, 공 터치와 기술 등 최전방 공격수로서 모든 것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겸손함’도 그의 무기 중 하나다. 문란한 사생활로 선수 생명을 일찍 끝낸 축구 천재가 한둘이 아니지만 음바페는 다르다. 어린 시절 그와 함께 축구를 했던 동료의 이야기다.

음바페의 프랑스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16강서 메시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사진은 메시가 음바페에게 다가가 축하하는 모습. © 조선DB
“음바페는 항상 겸손합니다.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변했지만 그만은 똑같았죠. 수영장이 있는 저택에서 살 수 있는 여건이 충분했음에도 그는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음바페의 어머니인 파이자 라말리(Fayza Lamail)는 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종종 해준다고 한다.

“킬리안, 너는 축구 천재지만 스무 살밖에 되지 않았어.”


10대 축구 선수 최초 《타임》 표지 모델

© TIME
2018년 10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음바페를 표지에 내세웠는데, 제목이 ‘겸손한 천재 음바페’였다. 축구 선수가 《타임》 표지에 등장한 것은 메시, 마리오 발로텔리, 네이마르에 이어 네 번째였고, 10대 축구 선수로는 그가 처음이었다.

음바페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축구 인생을 이끌어줄 좌우명으로 존중, 겸손, 평정심을 들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모두 겸손하고 사람들을 존중한다며 자신도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실제 아프리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파리 교외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음바페는 벌써부터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있다. 프랑스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우승하자 음바페는 당초 약속한 대로 출전 수당과 보너스 전액인 30만 유로(약 4억 원)를 어린이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그가 기부한 단체 가운데 하나인 ‘프르미에 데 코르데 재단’의 세바스티앙 뤼팽 대표는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 인터뷰에서 음바페가 틈날 때마다 재단을 찾아와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 재단은 투병 중이거나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의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음바페는 골을 넣을 때마다 두 팔을 가슴에서 교차시킨 뒤 무릎으로 미끄러지거나 우뚝 선다. 얼굴엔 단호하거나 거만한 표정을 짓는다. 그의 골 세리머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의 ‘호우 세리머니(점프 후 뒤로 돌면서 양팔을 아래로 힘차게 뻗으며 호우를 외침)’와 함께 가장 유명한 골 세리머니 중 하나로 꼽힌다. 앞으로 최소 몇 년간 전 세계 축구팬들은 이 세리머리를 지겹도록 보게 될 것이다.
등록일 : 2019-04-02 09:44   |  수정일 : 2019-04-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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