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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감성 물씬!, 헌책 12만 권 소장 ‘서울책보고’

글 | 선수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3-28 09:44

“와! 이 책 진짜 오래됐다.”

서울책보고의 ‘1950~90년대 교과서’ 진열대에서 한 중년 여성이 반가움을 나타냈다. 학창시절 이용했던 교과서보다 오래됐다고 했다. 누렇게 빛바랜 책장을 넘기자 세월의 향기가 진하게 풍겨왔다. 그 시절의 추억이 그려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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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의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가 송파구 잠실나루역 인근에 3월 27일 문을 열었다. 사진=선수현 기자

전국 최초의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가 3월 27일 문을 열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책보고에 동아서점, 동신서림, 글벗서점 등 서울시내 25개 헌책방이 동참해 12만 권의 헌책을 모았다. 이곳은 기존 도서관에서 접하기 어려운 독립출판물과 명사의 기증도서 컬렉션까지 총 13만여 권을 소장한 책 문화공간이다.

헌책방은 198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성행했다. 그러나 대형서점과 온라인 중고서점의 등장으로 점차 설 곳을 잃었다. 헌책방의 메카 청계천은 인적이 끊기고 책에는 먼지만 쌓여 갔다. 청계천에서 서문서점을 운영하는 정병호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좀처럼 헌책을 보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30년간 버텨왔는데 서울책보고가 헌책의 관심을 끄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책보고에서 판매하는 헌책은 헌책방 운영자가 위탁해 판매한다. 종류와 가격은 운영자가 모두 결정하며 10%대의 수수료를 제외한 전액이 헌책방에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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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내부 전경. 사진=선수현 기자
 
헌책이 보물이 되는 공간
 
서울책보고의 서가는 정갈하게 책을 진열하지 않고 구불구불 긴 통로로 만들어 ‘책벌레’를 형상화했다. 서른 두 개의 서가에는 각각 헌책방 명칭이 붙어 있다. 책을 종류별로 나누기보다 책방별로 주력하는 도서를 비치하며 특색을 살렸다. 이외에도 독립출판물 열람공간, 명사의 기증도서 전시공간, 공연·토크·마켓 등이 열리는 아카데미 공간을 마련해 자유로운 문화공간을 지향했다.

서울책보고에서 뉴트로(new-tro)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판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옛 책이 추억을 소환하는 소재가 되는 것. 가령 전시되어 있는 전과나 전화번호부는 일반 고객이 구매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서울책보고에 전시된 걸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며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알라딘, YES24 등 기업형 중고서점에서는 있기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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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에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선수현 기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초판본 등을 발견하는 재미도 애서가들의 흥미를 북돋는다. 1976년 창간해 편집디자인의 시초가 된 잡지 <뿌리깊은 나무>, 뭇남성들의 가슴을 뛰게 한 <선데이서울>등은 초판부터 종판까지 모두 있다. 대부분이 정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되지만 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나 정가보다 몇 배의 가치를 인정받는 책도 발견할 수 있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서울책보고를 소개하면서 “기업형 중고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보기 어려운 책이 많다”며 “당시에는 그 가치를 몰랐던 책들이 지금은 절판된 상황인데 서울도서관에서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책들이 많다”고 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책보고는 기존 헌책방들과 함께 오래된 책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책’이 보물이 되는 복합문화공간”이라며 “헌책부터 기존 도서관에서 접하기 어려운 독립출판물까지 다양한 책을 향유하는 국내 어디에도 없던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독립서점들과 협업해 매년 400여 권의 책을 추가로 구입하며 규모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헌책이 보물이 되는 공간 서울책보고, 헌책 12만 권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
 
등록일 : 2019-03-28 09:44   |  수정일 : 2019-03-2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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