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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얼굴 방탕한 음색, 워너원의 ‘기적의 아이콘’ 김재환

글 | 유슬기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8-05-23 09:02

워너원 안에서도 김재환의 성공기는 독보적이다. 그는 멤버 중 유일한 개인 연습생 출신이다. 〈프로듀스 101〉은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군소 기획사의 연습생들을 위한 경연장이었다. 국민 프로듀서들이 이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도였다. 그중 개인 연습생은 더욱 약체다. 이런 불리한 상황을 엎은 건 노래로 단련된 그의 성대였다.

지난 4월 22일 MBC 〈복면가왕〉에 출연한 김재환은 박효신의 ‘바보’와 에일리의 ‘손대지 마’를 불렀다. 1라운드에서 주병진, 2라운드에서 가수 미, 3라운드에서 베이빌론을 차례로 꺾었다. 4라운드까지 진출하며 강력한 가왕 후보로 떠올랐는데, 실체를 알고 보니 워너원의 김재환이었다. 김재환이 이런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tvN 〈코리아 갓 탤런트〉 시즌 2에 출연한 그는 준우승까지 올랐다. 당시 김재환의 나이는 열일곱,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대구 예선에서 김재환을 본 방송인 김구라가 그가 아쉽게 탈락하는 것을 보고 서울 예선을 치러볼 것을 권유해 출전하게 됐다고 한다. 6년 만에 가왕 후보가 되어 〈복면가왕〉에서 조우한 셈이다. 김구라는 “잘될 줄 알았다”며 반가워했다.

이뿐 아니다. 김재환은 지난 2016년 SBS 〈보컬전쟁 : 신의 목소리〉 1회에 출연해 YB 윤도현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연습생’ 신분이었던 그는 기세를 몰아 2017년 〈프로듀스 101〉에도 도전한다. 그의 1차 순위는 27위, 3차 순위는 13위였다. 최종 투표에서는 105만 1735표를 얻어 4위에 올랐다. 처음에는 방출 위험군에 언급될 정도로 위기에 몰렸지만 꿋꿋한 노력으로 성장을 인정받아 데뷔 조 11인에 이름을 올렸다.


기적의 아이콘, 김재환

MBC 〈복면가왕〉 출연 당시 모습.
〈코리아 갓 탤런트〉도, 〈신의 목소리〉도 〈프로듀스 101〉과 〈복면가왕〉도 모두 제 발로 뛰어든 도전이었다. “무대에 너무 서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도장 깨기’를 하듯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듀스 101〉 파이널 방송에서 최종 멤버에 발탁된 소감으로 김재환은 이렇게 말했다.

“저처럼 연습실에서, 학원에서, 혼자 연습하는 음악인들이 굉장히 많은데 제가 워너원 안에 들어서 개인 연습생도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어릴 적부터 가수라는 하나의 꿈으로 전진해온 그는, ‘간절한 만큼 실패도 많았다’고 했다. 4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며 데뷔할 날만을 꿈꿨지만 소속사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신의 목소리〉에서 우승하면서 이제 ‘꽃길이 펼쳐지나’ 했는데 현실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은 그 모든 실패가 성장통이었다고 믿는다. 워너원 데뷔 후 기자간담회에서 김재환은 “포기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있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계속 두드렸으면 좋겠다. 저처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의 목소리〉의 한 작가는 자신의 SNS에 “김재환은 보컬 레슨을 받으면서 눈에 띄게 실력이 늘었다. 그를 두고 완성형 보컬이라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내가 알기론 성장형 캐릭터에 가깝다”고 썼다.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가장 핫한 그룹인 워너원의 멤버이지만, 보컬로서 가창력을 키울 기회도 놓치지 않는다. 이틀에 한 번 자고, 밥도 차에서 먹는 꽉 찬 스케줄에서도 KBS 〈불후의 명곡〉 등 경연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는 이유다. ‘이미자’ 편에 홀로 출연한 그는 ‘기러기 아빠’를 불러 이미자에게 극찬을 받았다.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한이 담긴 노래를 어린 나이에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요즘 시대에 맞게 잘 불러줬다. 한마디로 장하다”라는 게 전설 이미자의 평이었다. 김재환은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실제 현장에는 김재환의 아버지가 방청석에 앉아 아들의 무대를 지켜보는 흐뭇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뮤지션 정재형은 “톤이 정말 좋다. 노래를 들으면서 녹음실로 데려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국민 프로듀서에게 ‘고막 남친’이라 불렸던 김재환의 음색에 대한 칭찬은 그의 애칭인 ‘순얼방음’으로 이어진다. ‘순수한 얼굴에 방탕한 음색’이라는 뜻이다. 어린 시절부터 성당에 다니며 봉사활동을 한 이력, 순한 인상과는 다른 예민하고 날카로운 보컬이 이중적인 매력을 만들었다. 당시 〈프로듀스 101〉에 참여했던 그룹 엔플라잉의 유회승은 경연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멤버로 김재환을 꼽았다. ‘보컬 중에서도 눈에 띄는 가창력을 선보였다’는 이유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좋죠. 제 보컬을 좋게 평가해주시는 거니까요. 늘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칭찬을 들으면 가수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마디로, 장하다

《우리 기억 잃어버리지 않게》 본문 이미지 © 아르테
워너원 데뷔 직후부터 멤버들과 함께 〈워너원고〉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김선영 PD는 인터뷰에서 이들의 장점은 ‘순수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기획형 아이돌처럼 능수능란하지는 않지만 다른 연예인과는 다르게 정이 많고 친근하다는 칭찬이다.

“방송에는 못 쓰는 그림인데, 스태프들이 밥 못 먹고 촬영하고 있으면 촬영용으로 만든 도시락이나 음식을 안 먹고 남겨두었다가 나눠 먹어요. 가족처럼 친근하고 허물없는 사이로 지내는 게 고맙죠. 워너원의 활동 종료, 팀 해체의 순간까지 함께하고 싶어요.”

김재환도 최근 출간된 워너원의 포토에세이 《우리 기억 잃어버리지 않게》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워너원 멤버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만났지만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예요. 학창 시절 친구 같아요. 남자들끼리라 표현은 잘 못하지만 항상 든든해요. 특히 열한 명이 함께 무대에 서면 제 능력 이상이 발휘되는 것 같아요.”

‘요하이’ 광고 사진 © 워너원 공식 SNS
그의 아킬레스건은 ‘춤’이었다. 〈프로듀스 101〉에서도 춤 때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트레이너에게 ‘춤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혼자 밤늦게까지 남아 ‘나야 나’의 안무를 연습하는 모습은 많은 국민 프로듀서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아이돌에게 맞는 연습생인가’에 대한 반문은 결국 그의 가창력으로 뛰어넘었다. “격렬한 안무를 하면서도 화음을 안정적으로 쌓는 목소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레전드로 평가받는 ‘쏘리쏘리’ 무대에서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도 화음과 애드리브를 화려하게 구사했던 그는 결국 ‘워너원의 메인 보컬감’으로 안착하게 된다.

‘아이돌에 어울리지 않는 보컬’, ‘아이돌에 어울리지 않는 음색’, ‘아이돌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 등의 평가를 받았던 그는 지금 가장 뜨거운 아이돌의 메인 보컬로 활동 중이다. 더구나 이제 그는 더는 ‘개인’이 아니다. 워너원의 활동 기간이 종료되더라도 CJ E&M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게 된다. CJ E&M에는 다비치, 에릭남, 헤이즈 등이 소속돼 있다. 김재환의 ‘꽃길’은 이제 시작됐을까. 김재환은 지금까지 그랬듯 ‘한계를 뛰어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방송계 안팎에서는 벌써 올 연말로 다가온 ‘워너원 활동 종료’가 이슈다. 워너원은 3월 19일 두 번째 미니앨범 〈0+1=1〉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활동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싶어요.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니까요.”
톱클래스 2018년 6월호
등록일 : 2018-05-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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