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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브랜드건축가 대표, 무섭게 떠오르는 ‘왕훙 비즈니즈’ 1인자

왕훙(網紅) 마케팅’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중국에서 인터넷 방송과 SNS 등을 통해 뜬 유명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왕훙’을 활용한 마케팅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 플랫폼에서 왕훙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왕훙 중에는 한국인이 있다. 7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회당 평균 조회 수가 300만에 달하는 한국뚱뚱(韩国东东·본명 유지원).
그의 뒤에는 브랜드건축가 김정민 대표가 있다. 왕훙 비즈니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김 대표를 만났다.

글 | 김경민 코인와이즈 기자   사진 | 서경리 톱클래스 기자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합니다. 운전자가 운전 자체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면, 그 시간에 뭘 하게 될까요? 자동차의 전면과 후면이 스크린이 된다면? 6인치에서 50인치로 확장된 모바일 세상에서 콘텐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겁니다.”

김정민 브랜드건축가 대표는 앉자마자 뜬금없이 자율주행차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빠듯한 일정을 쪼개 만났지만, 그는 3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화에 지친 기색이 없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대륙의 콘텐츠 시장이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 김 대표에게 수많은 기회가 펼쳐져 있는 듯 보였다.
 
그에겐 두 개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있다. 오프라인 세계에선 ‘왕훙 비즈니스 전문가’이자, 왕훙 콘텐츠 기획사 ‘브랜드건축가 CEO’다. 온라인 및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선 ‘모토슈슈’라는 이름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모토슈슈는 반삭 머리에 테가 굵은 안경 혹은 선글라스가 트레이드마크다.

중국과 한국의 엔터 비즈니스를 콘텐츠로 하는 그는 유튜브에만 2000명의 팔로어가 있다. 한국보다 중국 플랫폼의 팔로어가 더 많다. 그의 채널은 중국 10대와 20대 사이에서 가장 선호하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꼽힌다. 주된 활동 플랫폼인 ‘빌리빌리’엔 10만 명의 팔로어가 있으며, ‘웨이보’에도 1만 명의 팔로어가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 팀장 출신

김정민 대표가 만든 모토슈슈 캐릭터.
그는 타고난 ‘콘텐츠쟁이’다. 서울 성수동 공장에서 일하던 부모는 그를 “방목하다시피” 키웠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들을 스스로 익혀 나갔다. 14년간의 마케팅 생활을 접고 뛰어든 곳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었다. 2007년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서 그룹사 커뮤니케이션 총괄팀장으로 일하며 소녀시대, 샤이니 등 ‘2세대 아이돌’ 제작에 참여했다.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동하며 ‘업력’을 쌓은 그는 자신에게 익숙한 광고 시장으로 옮겨갔다. 하이트진로 ‘드라이피니시d’ 기획팀장으로 일하며 브랜드건축가 사업을 위한 선행작업을 다졌다. 2015년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이번엔 ‘왕훙 비즈니스’였다.

“모바일 플랫폼이 과거의 TV를 대체하는 시대입니다. 이전보다 수평적 관계의 스타가 탄생하는데,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팬덤을 확보한 왕훙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스타입니다.”

왕훙은 중국에서 인터넷 방송과 SNS 등을 통해 뜬 유명 콘텐츠 제작자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한국의 파워블로거, 유튜버(Youtuber) 등과 유사한 개념으로 쓰인다. 수천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SNS상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는다.

김 대표는 한국인 왕훙 ‘한국뚱뚱’의 제작자다. 한국뚱뚱은 한국과 중국 양국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양국 문화에 관한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는 크리에이터다. ‘빌리빌리’ 팔로어가 70만 명에 달한다. 2017년에는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가 선정한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인’ 명단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한국뚱뚱은 현재 김정민 대표와 함께 브랜드건축가를 이끌어가는 주축이다. 브랜드건축가엔 메인 프로듀서인 김정민 대표 외에 프로듀서 3명, 한국뚱뚱을 포함해 소속 아티스트 6명이 속해 있다. 소속 아티스트들은 모두 SNS에 자신의 채널을 가진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고 있다.

“직업만족도가 높아 보인다”는 말에 그는 “정말 그렇다”고 답했다. 케이팝의 성장과 그의 독특한 이력 덕분에 지금까지도 국내외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모두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일을 일로 접근하지 않는 것, 그게 그의 사업 동력인 듯 느껴졌다. 모토슈슈, 모토시옹마오(한국뚱뚱의 캐릭터) 등 캐릭터 디자인도 모두 그의 손에서 나왔다. 그의 맥북 메모장은 방송 아이템, 기획안, 사업 아이디어들로 빼곡했다.


브랜드건축가 김정민 대표(왼쪽)와 한국인 스타 왕훙 한국뚱뚱.
2018년 초, 브랜드건축가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연습생을 모집했을 때 30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고 들었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성공 전략은 뭔가요.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스타이자 제작자입니다. 스스로 기획도 하고 촬영과 편집도 하죠. 한국뚱뚱의 경우 한 달에 보통 5편의 영상을 제작합니다. 모토슈슈도 평균 일주일에 1편을 제작하고요. 나 역시 전형적인 연예 기획자 또는 제작자와 역할이 다릅니다. 모토슈슈라는 크리에이터로서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동등하게 임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만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해야 해요. 상품으로 치면 차별성이죠. 아이덴티티는 고유성(originality)과 진정성(reality)이 생명입니다. 한국뚱뚱과 콘텐츠를 기획하면서부터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인이니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자’는 것이었죠. 적중했습니다.”


한국뚱뚱이 중국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결국 아이덴티티라고 봅니다. 한국뚱뚱은 돈이나 다른 이유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란 대중의 신뢰를 쌓아온 것도 주효했고요. 한국에선 온라인, 모바일상의 유명인사를 왕훙이라 통칭하지만 중국에서 왕훙은 원래 제품 판매를 콘텐츠로 하는 크리에이터를 말합니다. 상업적 성격이 짙죠. 한국뚱뚱은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해 고유 콘텐츠를 생산하는 업로더(uploader)입니다. 독자적 콘텐츠의 느낌이 더 강하죠.”


크리에이터(유튜버)가 청소년 장래 희망 1위라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요.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유튜브는 사람과 기업이 모이게 설계된 영리한 비즈니스 구조예요. 콘텐츠를 소비하는 만큼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익을 돌려줍니다. 이런 수익 분배 구조는 자연스레 수많은 유튜버를 낳고, 그들이 만든 콘텐츠는 더 많은 대중을 빨아들입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광고주도 몰리게 마련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무서운 이유는 이 때문이에요. 플랫폼은 태생부터 승자독식의 생태계를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플랫폼의 패러다임을 직시하고 제대로 된 콘텐츠 생산에 투자해야 합니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실리적인 콘텐츠 비즈니스를 해야 할 시점입니다.”


특히 중국은 독자적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세계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요.

“중국은 플랫폼의 천국입니다. 중국인들의 일상은 공유 자전거, 공유 자동차, 공유 숙박 서비스 등으로 연결돼 있죠.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만 있으면 어디서든 소비할 수 있고요. 유튜버 스타가 갖지 못한 상거래 능력까지 갖춘 왕훙들이 등장해 ‘왕훙경제’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습니다. 중국은 23개의 성(省)이 제각각의 위성TV와 다른 성격의 유통 시스템이 있고, 문화적 차이도 큽니다. 기존 미디어 환경에선 성마다 다른 전략의 마케팅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플랫폼은 이들의 제한적인 경계를 넘어섰죠. 중국도 대륙 통합적인 관심사와 트렌드가 유행하게 됐습니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이런 중국 미디어 생태계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가야 합니다. 중국 사업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중국인들은 실리주의자들이에요.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가진 자에겐 먼저 다가오죠. 또 중국인들과 거래하려면 먼저 그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한류 비즈니스가 실패한 것은 이 부분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데,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중국 콘텐츠 비즈니스가 자리 잡으면 오리지널 방송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최종적으로 ‘컬처빌리지 콘셉트 설계(culture-village concept design)’가 목표입니다. 도시개발과 콘텐츠를 결합한 프로젝트죠. 엔터테인먼트 소재를 활용해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싶어요. 사업적인 부가가치보다는 제가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여서 도전해보려 합니다.”
출처 | 톱클래스 2019년 1월호
등록일 : 2019-01-11 09:03   |  수정일 : 2019-01-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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