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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어주는 여자의 따뜻한 위로

《진심을 말해버렸다》 작가 정다이

글 | 안희찬 대학생 명예기자(한국외국어대학교)   사진 | 서경리 톱클래스 기자

“실용음악을 전공했다. 학교 졸업 후 막연히 ‘음악을 하는 사람’을 꿈꿨다. 누군가 첫사랑을 물으면 음악이라고 답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안 돼’라는 말을 들었다. 계속 들었다. 결국 나는 무너졌고 그 후 1년 넘는 시간을 혼자 마음의 동굴 속에서 보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낭독봉사를 다니며 많이 울었고 많은 힐링이 되었다. 아직도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때 생각했다. ‘나중에 언젠가 내가 책을 내게 되면 꼭 눈이 불편한 사람들도 볼 수 있는 책을 내야지. 책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닌데. 아니, 세상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닌데.’ 낭독 봉사를 다니며 나는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고, 다시 꿈을 꾸게 되었다.”

《진심을 말해버렸다》를 쓴 정다이 작가는 실용음악을 전공했다. 음악과 사랑을 나누던 중 우연한 기회에 글을 쓰게 됐다. 음악을 하면서 가사를 적었고 글에 흥미를 느꼈다.

“우연한 계기에 알바 형식으로 드라마 시놉시스 같은 걸 막 썼어요. 스무 살인 그 당시 저에겐 고액 알바였습니다. 당시 영화사 사람들이 제 글을 괜찮게 생각한 것 같아요. ‘이것도 써볼래? 저것도 써볼래?’ 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운이 좋게도 스물한 살 때 각색을 한 작품이 개봉됐어요. 굉장히 어린 나이에 ‘입봉’을 한 겁니다. 그 후에도 다른 작품을 각색했는데 그 영화도 개봉하고 그랬죠.”

정다이 작가는 가수를 꿈꿨다. 아이돌이나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단지 음악을 사랑했기에 가수가 되고 싶었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잠도 안 자고 음악과 함께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주변에서 “넌 안 돼”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마다 그는 말했다. “전 되는데요!” 긍정의 아이콘이었지만 계속되는 부정의 말로 인해 결국 그는 무너졌다.

“사실 그때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좀 어둡게 보냈던 것 같아요. 히키코모리처럼. 집에 전기가 끊겼는데도 전기세를 낼 생각도 없고 술 없으면 잠도 잘 못 잘 정도였으니까. 그때는 가족 전화도 잘 안 받고 그랬습니다. ‘너 뭐하냐?’라는 말이 되게 싫었어요. 마치 취준생들이 명절에 집에 안 가는 느낌이었죠. 내 자존감이 바닥이었으니까. 나 자신이 추악하게 느껴지고 너무 싫은데 이걸 누구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이런 그에게 한 줄기 빛이 찾아왔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각장애인 복지관 앞을 지나게 됐고 그곳에서 봉사하며 생(生)을 되찾았다.

“동네에서 복지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거기에 우연히 봉사하러 갔어요. 어떤 봉사를 할 수 있을까 하다가 낭독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봉사하면서 편견이 깨짐과 동시에 힐링이 됐어요. 제가 도움을 주러 간 거라곤 생각지 않아요. 제가 좋아서 갔습니다. ‘뭐 이들(시각장애인)보다 네가 낫다고 생각해 힐링이 된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청소하면 주변이 깨끗해지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거 있잖아요. 그런 것 같습니다. 잡생각 안 들고 봉사에 몰두하고 그렇게 하면서 좀 괜찮아졌던 것 같아요.”


다시 세상으로 나오다


봉사를 계기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정다이 작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동시에 본인의 일도 잘 풀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만나고 회사 미팅도 하면서 심연에 갇혀있던 시기의 글을 책으로 출판하게 됐다. 정다이 작가의 첫 감성 에세이 《이별에 살다》였다. 그가 꿈꿨던 대로 QR코드도 책에 삽입하여 시각장애인들도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쉬움을 느꼈다. 너무나 무거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예전 책은 조금 무거웠죠. 40대 독자분들이 공감한다고 해주셨습니다. 《이별에 살다》 같은 경우는 이별 얘기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어요. 사실 이별 얘기는 아닙니다. 저는 항상 생(生)에 관한 이야기라고 이야기해요. 그리고 사람이든 사물이든 만나고 헤어짐의 반복이라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 별에 사는 이야기, 이별에 사는 이야기. 그 순간과 찰나, 그 시절의 이야기를 중의적으로 담고 싶었어요. 보다 철학적이죠? 깊고 어둡고.(웃음)”

이번에 집필한 책 《진심을 말해버렸다》는 다르다. 《이별에 살다》가 어둠 속에서 쓴 책이라면 《진심을 말해버렸다》는 햇살 아래에서 쓴 책이다. 정다이 작가는 이 책에 대해서 ‘새로운 꿈을 꾸고 그 꿈을 사랑하며 쓴 책’이라고 말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떤 포인트가 되는 장면들이 있잖아요. 그것들을 글로 표현했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살면서 기억나는 순간들은 한 포인트 포인트들이잖아요. ‘그때 애인이랑 어디 갔었지? 그날의 공기는 어땠고?’ 이러한 장면들이 그 사람의 생에서 명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런 사람들의 생을 글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들, 또는 그걸 듣고 그 이후를 듣고 제가 상상해서 쓰든, 그 장면들을 담아 쓰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자는 ‘정다이’로 되어 있지만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을 말해버렸다》는 전작에 비해 가볍다. 그렇기에 더욱 공감이 된다. 정다이 작가의 의도대로 활자를 읽으면서 머릿속에 하나의 장면이 그려졌다. 이런 경험의 배경에는 QR코드를 이용한 낭독과 다양한 사진과 삽화, 그리고 독자가 참여하는 글쓰기 공간이 있다.

“예술은 취하는 사람으로 인해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 중간중간 빈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독자들이 참여하는 공간이죠. 독자와 만들어가는 이야기, 그리고 요즘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그러한 공간을 주고 싶었습니다. 《진심을 말해버렸다》를 쓰면서 안티 스트레스에 초점을 맞춘 측면도 있습니다. 솔직히 다들 너무 힘들게 살잖아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았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책에 담았습니다. 하기 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그렇게 삽시다! 이런 취지로 글을 썼습니다.”

정다이 작가는 글에 있어서 물음표와 마침표를 말했다. 물음표는 그가 글감을 얻기 위해 쓰는 문장부호다. 한 카페에 커피 한 잔이 있으면 그 사람은 누굴까? 남자였을까 여자였을까? 등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마침표도 비슷한 맥락이다. 작가가 마침표를 통해 문장을 끝내면 그 이후의 이야기는 독자들이 상상해주길 바란다. 물음표와 마침표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 나아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은 그의 철학이 묻어나는 답변이다.

정다이 작가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북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기라는 또 다른 사랑을 만나 단역 배우로도 활약 중이다. 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진심을 말해버렸다》의 수익 중 일부는 기부도 계획하고 있다. 자신을 작지만 빛나는 조각이라 믿고 있는 정다이 작가. 훗날 어떤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빛을 발산할지 벌써 궁금하다.
등록일 : 2018-04-10 09:31   |  수정일 : 2018-04-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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