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FUN | 피플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워너비 남자 살림꾼들

2017년인데… 지금쯤이면 주변에 남자 살림꾼이 넘쳐날 줄 알았다. 그러나 인터뷰 섭외에 난항을 겪으며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남자 살림꾼은 생소한 존재임을 절감했다. 한국 남성의 가사분담률은 OECD 가입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집안일을 ‘함께 하는’ 남편보다 ‘도와주는’ 남편이 많은 것이 2017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세 명의 남자 살림꾼들을 찾아냈다. 각자 사연으로 인해 집안 살림을 하게 된 이들은 아내보다 적극적으로 ‘가사노동’이란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퇴사 후 아내를 대신해 육아와 살림을 맡은 아나운서 김정근, 아내와의 서먹해진 관계 개선을 위해 살림을 시작한 개그맨 정종철, 재택근무를 하다가 어느덧 집안 살림까지 떠맡은 ‘핸즈 서플라이’ 대표 박준형까지. 갈 길 먼 대한민국 남편들에게 좋은 표본이 될 ‘워너비 남편’ 세 명을 소개한다.

글 | 서재경 여성조선 기자   사진제공 | 이종수

“‘경단녀’ 고충? 누구보다 잘 알죠.”
육아 대디 아나운서 김정근

잘나가던 지상파 아나운서는 돌연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밖에 나가 돈을 버는 아내 이지애 아나운서 대신 가사를 책임지게 됐다. 그렇게 김정근은 ‘육아 대디’로 거듭났다.
퇴사 후 두 달간은 일이 없어 ‘강제 전업 주부’ 생활을 하며 주부 우울증까지 겪었다.
그래서 대한민국 어떤 남자보다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의 고충을 잘 안다고 말한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아 고정 수입도 생겼지만 김정근은 당연히 딸 서아를 먹이고 씻기고 입힌다.
훗날 딸과 함께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며 2시간씩 수다 떨 수 있는 아빠를 꿈꾸며 말이다.
 
 
본문이미지

요즘 ‘육아 대디’란 별명을 얻었습니다. SBS <동상이몽2>에 육아 장면이 나온 건 두 번 정도밖에 안 돼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그걸 인상 깊게 보신 모양이에요. 지나가다가 저 보고 “서아 아빠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아져서 좋습니다.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요즘 EBS 라디오에서 <행복한 교육세상>을 진행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서너 번 라디오 녹음하러 가고, 영화 프로그램 하고 행사도 해요. 일 없을 땐 주로 서아를 보죠.

요즘 서아는 어떻게 지내나요? 이제 9개월인데 잡고 일어서고, 기어 다니고 해요. ‘엄마’ ‘아빠’ 같은 말도 조금씩 하기 시작했고요. 제가 라디오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하면서 막 기어와요. 게다가 라디오에서 제 목소리가 나오면 “아빠빠빠빠” 하면서 알아들어요.(웃음)

퇴사하고 육아를 하면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고충도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경력을 위해 13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바로 일할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지만, 실제로 일이 없으니까 할 수 있는 게 아이 돌보기밖에 없더라고요. 육아도 좋지만 제 선택지에 육아밖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힘들었죠. 한두 달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울기만 하는 애를 봤어요. 맞벌이로 일하다가 아이를 위해 전업 주부로 돌아선 여성들은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만날 사람도 없고, 눈떠서 잠들 때까지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생명체랑 있으니까.(웃음) 군 생활과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떤 때는 하루가 일 년같이 안 가거든요. 지금이야 ‘그땐 그랬지’ 하며 미소 지을 수 있지만요.

주부 우울증도 겪으셨다고요? 퇴사 후 두 달간 일이 하루밖에 없었어요. 일이 없으니까 당연히 수입도 없고. 저녁에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 남자고 가장이란 생각 때문에 압박감도 느끼고요. 아이 재워놓고 이불 뒤집어쓰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니까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더 행복한가요? 네, 덜 힘들어요. 리프레시되는 부분이 있죠. 일하고 들어오면 아이가 더 예쁘고, 힘내서 육아도 할 수 있게 되거든요. 아이가 선물 같은 존재인 건 맞지만 아이에게만 몰입하면 힘들어요. 일하지 않는 전업 주부도 마찬가지예요. 정부지원 아이 돌봄 서비스처럼 육아를 도와주는 정책이나 시설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나를 잃지 않으면서 아이를 돌봐야지 나를 잃으면 안 돼요. 제가 웃어야 아이에게도 좋은 기운이 가거든요.

본인만의 육아 팁이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한 가지 명확한 건 육아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거예요. 인내심을 키우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갖는 게 좋아요. 저는 밝은 생각을 많이 하고, 헤비메탈처럼 속이 뻥 뚫리는 노래도 많이 들어요. 아이 우유 먹을 때 캔맥주를 한잔할 때도 있고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거든요.

육아만큼 집안일도 능숙할 것 같습니다. 저는 손이 빠르거든요. 아내도 음식을 잘하지만 제가 더 빨라요.(웃음) 설거지도 그렇고. 둘 다 정리 정돈을 잘하는 성향이라 트러블이 별로 없어요.

가사는 어떻게 분담하나요? 비율로 나누긴 어려워요. 그때그때 다르거든요. 일이 없을 땐 제가 훨씬 많이 했는데 지금은 저도 저녁에 스케줄이 있으니까요. 어제는 저랑 아내랑 둘 다 일이 있었는데, 제가 조금 더 빨리 끝나서 집에 돌아와 서아 밥 먹이고 빨래를 했죠. 서로 자율적으로 해요, 시키지 않고. 그게 가능하냐고들 하는데 둘이 8년 정도 살다보니까 조율이 되네요.(웃음) 빨래나 설거지 때문에 싸운 적은 없어요.

주변에 ‘육아 대디’가 있나요? 육아를 전담하는 아빠는 많지 않지만, 요즘엔 육아를 같이 할 수밖에 없어요. 아빠들 사이에서도 육아 팁을 서로 묻고, 공유하죠.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니까요.

서아에게 어떤 아빠이고 싶은가요? 제가 마흔에 딸을 얻었거든요. 환갑이 되면 대학교 신입생이 된 스무 살 딸과 카페에 앉아 두어 시간씩 수다 떨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머리가 희끗희끗해도 청바지 입고, 커피 한 잔에 조각 케이크를 같이 먹으면서 깔깔거릴 수 있는 그런 아빠요.(웃음)
 
 
 
“아내 유서를 보고 살림 결심했죠.”
옥 주부 개그맨 정종철

우리에게 ‘옥동자’로 익숙한 개그맨 정종철은 요즘 소셜미디어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옥 주부’라는 이름으로 계정을 운영하며 요리하고, 아이 머리를 묶어주고, 꽃꽂이를 하는 등 평범한 주부의 일상을 공개한 덕분이다. 팔로어가 벌써 5만 명을 넘는다.
결혼 3년 차까지 ‘나쁜 남편’으로 통하던 그가 ‘옥 주부’로 거듭난 이유는 아내 때문이다.
우울증 약까지 먹으며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던 아내를 위해 변화를 결심한 것.
지금은 아내는 물론 웬만한 주부 9단들보다 살림을 더 잘하는 ‘프로 주부’가 됐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거리를 걱정하는 ‘옥 주부’는 세상 모든 남자들을 주부로 만드는 것이 포부란다.
 
 
본문이미지

요즘 소셜미디어에서 ‘옥동자’보다 ‘옥 주부’로 더 유명합니다. 본격적으로 주부 생활을 한 지 7년 차예요. 집안일은 익숙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제가 하는 편이에요.(웃음) 물론 아내에게 많이 얻어먹기도 하지만 제가 하는 경우가 많아요. 살림이 재미있어요.

‘옥 주부’가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그전엔 제가 정말 나쁜 놈이었거든요. 아내가 우울증 약을 먹는지도 몰랐고, 저를 그렇게 싫어하는지도 몰랐어요. 아내가 이대로는 정말 안되겠다 싶었는지 용기를 내서 쓴 편지를 제 가방에 넣어놓은 거예요. 스케줄이 있어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해서 읽었는데 편지가 아니라 거의 유언장이더라고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면서 펑펑 울었어요. 그때가 개콘에서 ‘마빡이’를 하며 한창 바쁠 때였는데 일을 다 정리하고 아내 옆에 있었어요. 그런데 결혼한 지 3~4년이 지나도록 아내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는 거예요. 얘깃거리가 없었죠. 그때부터 자기 전에 아내랑 내일 뭐 먹을까 고민하며 대화를 이어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서서히 아내 마음이 열리는 걸 봤어요.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손수 만든 음식들 퀄리티가 상당하던데요. 제가 개그맨을 하기 전에 주방장으로 일했어요. 요리는 곧잘 했는데, 집에선 잘 안 만들었죠. 요즘엔 소셜미디어에 ‘#아빠의레시피’란 해시태그로 아빠들이 하기 쉬운 음식 레시피를 올리고 있어요.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에요.

아이들과도 시간을 자주 보내는 것 같습니다. 주로 뭘 하나요? 음식 해 먹고, 같이 보드게임 하고, 영화도 봐요. 아이들과 ‘놀아준다’는 개념에서 벗어나야 해요. 같이 논다는 느낌이어야 시간도 잘 가고 괴롭지 않거든요.(웃음) 놀아주기 시작하면 ‘보호자’밖에 안 돼요. 처음엔 아빠가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애들을 데려가는 것도 좋아요. 낚시나 등산처럼요. 거기서 아이들도 자기들의 놀거리를 찾거든요. 

지금처럼 되기까진 시행착오도 많았을 텐데요. 보상심리가 작용하면 욱하게 돼요. 저도 당연히 그런 때가 있어요. 하지만 집에서만큼은 보상심리를 접어두는 게 좋아요. 이제는 초월했어요. ‘내가 이걸 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쉴 수 있다’는 마인드를 계속 떠올리거든요. 집 안 살림이나 육아는 결국 부부의 일이에요. 내가 안 하면 상대에게 하란 소리밖에 안 되죠. 생각을 바꾸면 보상심리를 떨칠 수 있어요.

거의 득도하신 것 같습니다.(웃음) 초월했어요.(웃음) 말을 곱게 쓰는 것도 중요해요. 글은 수정할 수 있지만 말은 뱉으면 끝이거든요. 항상 ‘고맙다’ ‘감사하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이 네 가지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 좋아요.

소셜미디어 팬들이 늘었습니다. 여자 맘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는 댓글이 많던데요. 같은 주부니까요.(웃음)

취미도 다양하게 섭렵하던데요? 제가 그릇 욕심이 많아요. 자연스레 플레이팅 욕심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꽃꽂이도 배우고, 목공을 배워 도마도 만들고요. 제가 쓸 세간살이를 만드는 거라 재미있어요.

딸 머리도 직접 만져주고요? 이번에 미용기구를 샀거든요. 머리를 해주는데, 딸이 삼각김밥 머리를 만들었다고 자꾸 뭐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처음엔 서툴렀는데 조금 괜찮아졌어요. 그런데도 딸은 자꾸 엄마한테 해달라고 해요.

아빠로서 노력을 많이 하는군요. 간이 녹아요.(웃음) 일은 일대로 하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옷 벗자마자 주방으로 가고. 항상 그래요. 주방 싱크대를 완벽하게 마무리해야 하루 일과를 끝내고 씻을수 있죠.

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이미 익숙해졌어요. 애들이 일요일에 저랑 아내랑 자고 있으면 저를 깨워요, 밥 해달라고. 저희 집에선 그게 자연스러운 일인 거죠. 아이들이 아빠가 우리를 사랑하고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란 걸 느끼고 있겠죠?

아무리 인식이 바뀌었다지만 아직도 남자 주부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살림하는 데 남녀를 구분하는 건 옳지 않죠. 같이 하는 거잖아요. 아마 일은 일대로 하고 가사도 여자가 하는 집이 많을 거예요. 그런 인식의 차이를 조금씩 바꿔나가고 싶어요. 제  힘만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요. 그래서 사진을 올리고 있어요. 제 소셜미디어를 보고 한 분이라도 자극받으시라고.

앞으로 옥 주부의 행보는 어떨까요? 제가 생각하는 살림은 끝이 없는 거예요.(웃음) 아마 끝없는 길을 가고 있겠죠? 내년 1월쯤 책도 출간할 예정이에요. 가제이지만 책 제목은 ‘남자 되는 법’으로 지었어요. 책 속에 남편으로서의 재미, 아빠로서의 재미 찾는 법을 담고 싶어요. 세상 남자들을 다 주부로 만들려고요.(웃음)
 
 
 
“동서 최동석과 ‘독박 육아’ 스트레스 함께 풀어요.”
가족 바보 핸즈 서플라이 대표 박준형

“‘갈갈이’ 박준형 씨로 착각하신 거 아닌가요?”
인터뷰 섭외 전화를 받은 박준형 핸즈 서플라이 대표가 기자에게 건넨 말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1만5000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소셜미디어 스타의 반응치곤 다소 겸손했다.
박 대표는 방송인 박지윤의 형부이자 아나운서 최동석의 동서로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은 매력적인 ‘살림꾼’의 면모로 두 사람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살림을 도맡아 하게 된 것뿐인데, 주위에선 박 대표를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단다. 그럼에도 그는 막내아들 지오가 엄마보다 자신을 많이 찾고, 스트레스를 살림살이 마련으로 푸는 ‘살림남’이 된 걸 후회하지 않는다.
 
 
본문이미지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핸즈 서플라이’라는 1인 기업의 대표 박준형이라고 합니다.

동서인 최동석 아나운서와의 ‘동서대첩’이 화제였습니다. 지난 5월 남해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때 제가 장난으로 동서가 우습게 찍힌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동서도 복수한다고 더 이상한 사진을 올린 거예요. 그렇게 서로 복수하듯 사진을 올리면서 저희끼리 ‘동서대첩’이라고 부른 거죠.(웃음) 그걸 본 동서와 처제(박지윤) 팔로어들이 제 계정에도 놀러와주셨고요. ‘동서대첩’ 이후에 300명이던 팔로어가 1만5000명으로 늘었어요. 하루아침에 그렇게 되니까 조금 무섭더라고요.

동서인 최동석 아나운서와 댓글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사이가 좋은가봐요. 허물없이 지내는 편이에요. 저랑 아내는 결혼 전에 교회 친구였거든요. 지금 처제와도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처제가 고등학교 2학년일 때 처음 봤는데 그땐 그냥 ‘어깨장군’이라고 놀리던 사이였어요.(웃음) 사실 처제라고 부르는 것도 어색해요. 동서는 처제랑 연애할 때부터 자주 봤고요. 함께 여행도 자주 다니고, 친하죠.

최 아나운서가 ‘동바’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동네 바보’라는 뜻이에요.(웃음) 동서가 찍은 영상에 제가 좀 바보같이 나온 적이 있거든요. 사실 ‘동바’라는 별명이 나쁘진 않아요. 별명 덕분에 벽이 무너져서인지 팔로어들도 재미있어하는 것 같거든요.

소셜미디어를 보면 집 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것 같던데요. 제가 원래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그런 걸 좋아해요. 미국에서 유학할 때 혼자 살면서 습관이 된 것도 있고요. 본의 아니게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집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아내도 사업을 하는데 저보다 조금 더 바빠요. 집에서 일하는 김에 제가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생활용품에도 관심이 많으시던데요? 네, 관심 많아요. 사용 후기 올리는 것도 좋아하고요. 유튜브 채널 만들어서 리뷰 영상을 올려볼까도 생각 중이에요. 동서가 자기가 찍어주겠다고 권하더라고요.(웃음)

추천할 만한 제품이 있나요? 가장 만족하는 제품은 건조기예요. 정말 잘 쓰고 있어요. 수건이나 아이 옷을 돌리면 먼지도 제거되고 살균도 되고. 특히 이불 빨래할 때 건조기는 신세계예요.(웃음)

집안일을 도맡아 하게 되면서 아내와 갈등은 없었나요? 처음엔 많았죠. 회사를 그만두고 쉬는 기간 동안은 괜찮았는데, 사업을 시작하면서는 집안일이 많게 느껴지더라고요. 당시는 막내가 어린이집도 다니지 않을 때라 재우고 먹이고 씻기고 손이 많이 갔죠. 갈등이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분담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타협점을 찾았어요.

살림 ‘꿀팁’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팁까진 아닌데 버릴까, 버리지 말까 고민스러운 건 버려야 한다는 것? 딱히 사용하지 않는 식재료도 그렇고, 다 쓴 건데 예뻐서 못 버리고 모아놓는 것들 있잖아요. 그런 건 여지없이 버리는 게 좋아요.

아내가 바빠 ‘독박 육아’도 자주 하신다면서요?(웃음) 막내는 엄마를 안 찾아요. 재우는 것도 제가 하고. 그래도 육아는 반반 나눠서 하는 편이에요. 애들 먹이고 학원 보내는 건 아내가 도맡아서 하니까. 대신 아내가 나갈 일이 생기면 독박 육아를 하게 되죠.(웃음) 

최 아나운서도 ‘독박 육아’ 자주 하던데 동서끼리 동지애가 느껴지겠어요? 많이 느끼죠.(웃음) 동서는 대학 졸업 후 곧바로 KBS에 입사했더라고요. 그간 쉬는 시간이 없었대요. 동서는 휴직하고 쉬면서 아이들 챙기고, 면담도 직접 가요. 집안일하다가 고충이 있으면 동서랑 서로 문자 주고받으며 위로하는 사이죠. 아내들 욕도 하면서.(웃음)

살림살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삶 아닐까요? 안 하면 안 되잖아요. 결국 누군가 해야 하죠.

주위 편견에 부딪힌 적은 없나요? 맞아요. 흔히 살림하는 남자는 능력이 안 돼서 살림한다고들 생각하세요.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제가 집에만 있으니까 이상한 소문이 났더라고요. 밖에도 잘 못 나갔죠. 남자 구실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 봐요. 그런 편견이 없어졌으면 하죠.

같은 ‘살림남’들에게 한마디해주세요. 파이팅이에요! 일하면서 살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전업 주부도 있을 거예요, 아직은 살림하는 남자가 많지 않으니까. 통념상 또는 소수라서 자괴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거예요. 살림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를 챙기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취미가 있으면 아무래도 버팀목이 돼요.

박 대표의 버팀목은 뭔가요? 저는 쇼핑을 좋아해서 살림살이 사는 걸로 풀어요. 돈 모아서 청소기를 사면 카타르시스가 있다니까요.(웃음)
등록일 : 2017-11-15 08:53   |  수정일 : 2017-11-15 10:04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