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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을 꿈꿨던 의사 출신 사업가...스마트 헬스케어 웰트 강성지 대표

“먼저 가는 사람은 항상 걸려 넘어지며 길을 찾는다”

“이순신 장군은 거북선이라는 뛰어난 기술력과 물살이 빠른 곳에 12척의 배를 띄우는 전술로 외세의 침략에서 우리나라를 지켜냈습니다. 칼과 활이 오가지 않을 뿐 현시대의 정보 전쟁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도 IT기술과 전략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중국 전자시장을 이겨 세계시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글 | 서경리 톱클래스 기자

기술력과 전략의 중무장으로 우리나라를 IT 선도국으로 키우자고 주장하는 청년 사업가가 있다. 벨트나 이어폰 등 착용할 수 있는 사물에 IT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 ‘웰트’의 강성지(31) 대표다. 그는 허리띠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벨트 ‘웰트’로 국내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강성지 대표는 “건강은 바둑과 같다”고 말한다. “잘 먹고 운동하는 것이 ‘묘수’라면 나쁜 거 먹고 담배 피우는 게 ‘악수’죠. 악수가 쌓이면 일찍 죽습니다. 바둑을 두듯이 생활 습관을 파악해서 건강을 예측하고 질병을 예방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겠죠. 웰트는 우리가 ‘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도구입니다.”

웰트는 웰니스 테크놀로지(Wellness Technology)의 준말이다. 사명과 같은 스마트 벨트 웰트는 자동으로 허리둘레를 측정해 과식 여부를 판단하고, 걸음 수와 앉아 있는 시간, 패턴 등을 파악해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강 대표는 ‘벨트 입장에서 보면 모든 것이 보인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벨트를 차고 푸는 시간만으로 하루 활동 시간과 주기 등을 알 수 있죠. 이를 통해 생활 습관을 파악할 수 있어요. 화장실에 갈 때 벨트를 풀고 앉아 있는 시간이나 횟수를 데이터화해 대장증후군까지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웰트는 상상하기에 따라 활용이 무궁무진합니다.”

강성지 대표는 의사 출신 사업가다. 어린 시절에는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를 꿈꿨다. 발명에서 두각을 보여 민사고 재학 시절 거울을 사용해 전력 효율을 높인 스마트 가로등으로 전국학생발명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 덕에 고교 2년 만에 수시로 연세대 의대에 조기 합격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도 관심을 가졌다. 발명부, 사진반, 풍물패, 학보사 등에서 활동했고, 과대표를 맡아 전국의과대학연합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대학 다니며 호기심이 많아 수업이 빌 때마다 다른 과의 수업을 청강했어요. 법대에 가서 민법개론을 듣거나 경영대에서 경영전략을 들었죠. 생활과학대에 가서 예쁜 여자가 있나 기웃거리기도 했고요. 하하. 그중 제일 재밌는 수업이 경영학이었어요. 배워 놓으면 나중에 병원을 차릴 때 도움이 되겠다 싶었죠. 그때의 공부가 창업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스마트벨트 웰트는 버클에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어 마이크로 USB로 충전한다.
대학 졸업 후에는 군 복무로 보건복지부 건강관리서비스 시범사업에서 파견 근무를 지냈다. 의대나 병원 바깥에서 실질적인 의료 서비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는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시범사업이 실제로 국민이 원하는 만큼 전달되지 않았다”며 “사람들이 병에 걸리기 전에 민간 차원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산업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의 결심으로 군 제대 후 남들처럼 병원에 들어가 인턴을 하지 않고 바로 창업의 길을 걸었다.

“첫 창업은 ‘모티브 앱’ 개발입니다. 야외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앱이죠. 위치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에게 미션을 줘서 특정 장소까지 이동하면 음료 쿠폰을 주는 식의 게임이었어요.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와 같은 형식입니다. 사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첫 실패를 경험했죠.”

발상은 좋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사업에 실패하며 그는 현장으로 돌아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인턴으로 지내던 중 6개월 차에 새로운 기회를 맞는다. 삼성전자에서 헬스케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의사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접한 것. 망설임 없이 바로 면접을 봤고 2014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취직했다.

“삼성전자가 나아갈 헬스케어 방향을 묻기에 제안한 제품이 웰트입니다. 웨어러블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죠. 삼성은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기업이에요. 웨어러블 기기는 배터리도 오래가야 하고, 몸에 닿는 기기라서 신뢰성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삼성이 적격이었습니다. 현재 웰트 후속작으로 준비 중인 체온 측정 이어폰 ‘웰트 이어’도 그때 준비했던 제품입니다.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로 정보를 모아 하나의 전자 도표를 만드는 일을 구상했어요. 이게 바로 진짜 의료기기입니다.”

강 대표는 “생활 습관에서 축적된 자료야말로 질병 예방의 차원에서 MRI나 CT보다 더 가치 있다”고 말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일하며 스마트 벨트 아이디어로 2015년 2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에 참여했고 이듬해 7월 삼성전자에서 나와 회사를 차렸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기술력을 보강하는 길은 처음부터 난관이었다. 웨어러블 기기의 특성상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야 하는데 그 해법을 찾지 못했다.

“적은 전력으로 기기를 구동시키는 부분이 제일 힘들었어요. 배터리 자가발전 단계까지 생각했지만 아직은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죠. 전기 공급은 앞으로 웨어러블 IT 기기 산업에서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지금도 시행착오 단계에 있습니다.”

웰트의 내장 센서로 감지한 사용자 정보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삼일, 일주일 정도를 버틸 수 있는 배터리에서 1년여의 연구 끝에 최소 한 달을 쓸 수 있는 충전용 배터리를 개발해 제품에 장착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패션 브랜드 빈폴의 액세서리로 시중에 첫선을 보였다.

성과는 즉각적이었다. 회사를 세운 지 반년이 채 안 된 2016년 하반기에 웰트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받으며 K글로벌 스타트업 IoT(사물인터넷) 신제품 개발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해 9월에는 해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700여 명에게 8000만원어치의 선주문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박람회 CES 2017에 참가하며 80개의 웰트 샘플을 들고 갔는데 99달러에 모두 팔리기도 했다. 유럽부터 동남아까지 30여 개 넘는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 강 대표는 이러한 주변의 기대에 힘입어 웰트를 종합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미 체온으로 바이오리듬을 파악하는 이어폰이나 수면 습관을 돌봐주는 베개 등이 구상 단계에 있다. 그는 “습관을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늘 쓰던 물건을 통해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의사 출신의 사업가라는 말이 이슈가 되어 웰트를 알게 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지금도 의사고, 의사면허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건강을 위한 예방과 치료의 차이일 뿐이에요. 의사가 이제까지는 병원에 오는 환자만 만나봤다면, 이제는 병원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의료 본질에 가까운 형태의 헬스케어를 보여줘야겠다는 의식이 있습니다.”

그는 “먼저 가는 사람은 항상 걸려 넘어지며 길을 찾는다”며 말을 이었다.

“일상을 살면서도 오늘 뭐 먹나 하는 고민을 하잖아요. 사업도 마찬가지예요. 규모가 커지면서 선택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지금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갈림길 중의 선택이었어요. 선택이 쌓여서 지금에 이르렀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기에 쉽지 않아요. 병원을 개업하더라도 초진 환자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는 지금 꾸준히 ‘초진 환자’를 쌓아가고 있고요. 그런 면에서 앞서 나가는 것이죠. 우리나라 헬스케어 산업을 키우는 선봉이 되고 싶습니다.”
등록일 : 2017-05-04 08:00   |  수정일 : 2017-05-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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