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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도전, 재밌는 변화 엄지원

배우 엄지원. 그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청순하고 우아하거나, 신비롭고 미스터리하다. 그런 그녀가 기존의 틀을 깨는 변신을 이뤘다. 2013년 <박수무당> 이후 오랜만에 <기묘한 가족>(이민재 감독)으로 코믹 영화에 도전했다.

글 | 손효정 TV리포트 기자 2019-03-11 10:00

최근 <기묘한 가족> 개봉을 앞둔 엄지원을 만났다. 엄지원이 코믹 영화를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그녀만의 소신이 있는 것. 또한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엄지원은 “연기를 잘하고 싶다”고 반전 고백을 했다. 끊임없는 채찍질로 현재의 자리에 오른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묘한 가족>=새로운 도전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 <워킹데드> <부산행> <창궐> <킹덤> 등을 다 챙겨 볼 정도로 좀비물을 좋아한다는 엄지원. 그러나 <기묘한 가족>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B급 코믹 가족극’이라는 점이다.

“<미씽>이 끝나고, 감정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쓰는 작품을 해서 다른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제 감정적인 것과 작품의 때가 맞았던 것 같아요. 재밌는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전작들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내 또래 이야기를 했다면, 극적인 드라마를 통해서 하고 싶은 것이 있었어요. 가장 좋았던 것은 가족들 각자의 캐릭터가 특이한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아웅다웅하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뭔가를 가지고 있는 느낌이에요. <기묘한 가족>이 좀비라는 코드를 가지고 있지만, 가족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유자식 상팔자>도, <기묘한 가족>도 여러 가족과 작업하는 것이 좋았어요.”

엄지원은 <기묘한 가족>에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꾀했다. 극중 엄지원이 맡은 역할은 결혼 10년 만에 뱃속에 ‘대박이’를 가진 맏며느리 남주. 아이를 지키기 위해 패밀리 비즈니스 리더로 활약한다. 이를 표현하며 엄지원은 코믹한 연기는 물론 외적인 비주얼도 달라졌다. 뽀글 파마머리에 몸뻬를 입고, 차진 사투리를 한다.

“배우로서 외적인 변화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즐거운 도전, 재밌는 변화였죠. 가장 엄지원 같지 않은 외형을 생각했어요. 임신부 연기는 <소원>에서도 해본 적이 있어요. 실리콘으로 만든 것을 옷처럼 입고 연기해요. 무겁기는 한데, 무게가 있어야지 연기할 때 연기적으로 도움 받는 것도 있죠. 그런 불편하고 힘든 점은 좋았어요. 다만, 화장실 갈 때마다 입었다 벗었다 하는 게 불편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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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것을 해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엄지원이 코믹극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영화 <불량남녀>(2010), <박수건달>(2013) 이후 6년 만이다. 엄지원이 코믹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미씽> 이후 심신이 지쳐 있을 때 <기묘한 가족> 시나리오를 받았다면서 힐링받은 기분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인간이 오롯이 노력하지 않고 선물로 받을 수 있는 행복이 있다면 그게 ‘날씨’나 ‘웃음’이다”라는 어록도 내놓았다.

“<기묘한 가족>은 제게 연기적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도 사람이다 보니까 성장하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들어온 작품 중에서 그때에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와 니즈가 맞는 작품을 하게 되죠. 앞서는 <소원>이 연기적 도전이었어요. 배우적으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중요한 작품이었어요.

배우이기는 하지만 연기를 통해서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아직도 믿고 있거든요. 영화는 오락성, 대중성도 가지고 가지만 영화이기 때문에 감히 말할 수 없는 것도 말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영화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두운 작품에 치중해 있나 싶을 때 이 작품이 들어왔어요. 엉뚱한 것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하게 됐어요.”
 

흥행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 되고파

최근 <극한 직업>은 코믹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00만 관객을 기록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 <기묘한 가족>은 개봉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쓰고 있다. 이에 엄지원은 “<극한 직업>이 부럽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어떤 기분일까 싶다. 사실 흥행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제가 오버하거나 설레발치는 경향이 아니다”면서 “<기묘한 가족>은 거창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천편일률적인 영화 속에서 다른 새로운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2002년 데뷔 후 엄지원은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느덧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3년 영화 <소원> 이후 흥행작이 부족하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엄지원은 흥행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자신의 연기관을 털어놓았다.

“사실 ‘필모그래피’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그 배우를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는 단어잖아요. 저도 배우니까 앞으로 좋은 작품을 계속 해나가고 싶은데, 그것들을 위해서는 흥행이 당연히 있어야 하죠.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죠. 그런데 그래서 필요한 것이지, 그것을 위해서 그것(흥행작)만 하는 것은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 흥행이 몇 번쯤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것이고, 항상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욕심이 너무 많은 것 같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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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귀하지 않나. 너무나 없고”

그런 한편, 엄지원은 <미씽>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MBC 드라마 <봄이 오나 봄>까지, 여성이 주체인 작품을 하고 있다. 여배우 가뭄 시대에 엄지원은 더욱 돋보인다. 그녀는 “정말 귀하지 않나. 너무나 없고”라면서 여성이 주체인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여성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표현할 수는 없죠. 그런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기 위해서, 조금 더 주체적인 롤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성 작품이 가뭄이라지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도 화두가 될 수 있는 타이밍이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변화의 과정 중에 있는 거죠. 모든 기회가 평등해진다면 이런 이야기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성, 남성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좋은 역할 자체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죠. 이런 얘기 자체가 논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엄지원은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는 배우다. 그녀는 현재 코미디와는 다른 결의 작품을 보고 있다면서, 또 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카멜레온 같은 배우 엄지원, 20여 년 시간 속 그녀를 읽는 키워드는 ‘도전’과 ‘변화’였다.

“스펙트럼 넓은,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요즘은 사실 제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내 마음 같지 않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하거든요.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현실과 생각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항상 갭이 있잖아요. 언젠가는 연기를 잘하겠죠.”
여성조선 2019년 3월호
등록일 : 2019-03-11 10:00   |  수정일 : 2019-03-1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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