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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렬하다’ 지워줘요! DJ DOC 김창열

금요일 저녁 강남의 한 스튜디오. 목동에서 라디오 생방송을 마치고 꽉 막힌 도로를 달려 두 시간여 만에 도착한 김창열은 몹시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새롭게 론칭한 ‘김창열 도시락’ 이야기를 꺼내자 얼굴과 목소리에 금세 생기가 돌았다.

글 | 임언영 여성조선 기자   사진제공 | 안규림

한때 인터넷에서는 겉과 포장이 번지르르한 데 반해 내용물이 부실한 것을 일컫는다며 ‘창렬하다’는 신조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2009년 가수 김창열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시했던 편의점용 술안주인 ‘김창렬의 포장마차’가 혹평을 받으면서 생긴 표현이다.

네티즌의 짓궂은 말장난이라며 웃고 넘기기에는 정작 김창열이 받은 충격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마침 그때가 편의점 도시락이 출시되며 붐을 일으킨 시점이었는데, 비슷한 포맷으로 나온 배우 김혜자의 이름을 내건 도시락이 인기를 끌었다. 네티즌은 ‘창렬하다’와 정반대 뜻을 일컫는다며 ‘혜자롭다’는 말을 만들어 조롱의 강도를 높였다.

본인의 이름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경험을 한 김창열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대인을 기피하기도 하고 숨 쉬기 어려운 공황장애 증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가족들이 받는 고통도 지켜보기 힘든 일이었다. 급기야 2015년에는 해당 업체 제품으로 인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냈으나, 약 2년간 끌었던 소송은 패소로 끝났다.

지난한 시간을 보내면서 그는 한 단계 성숙했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일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먹거리로 실추된 이미지를 다시 먹거리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외식기업 월향과 함께 ‘김창렬 도시락’을 론칭했다.

편의점 입점과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은 준비 단계다. 지난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시간대별로 100개 도시락을 한정 판매하면서 소비자 반응을 먼저 살폈다. 김창열 도시락을 세상에 내놓기 전 일종의 밑 준비인데, 질과 구성이 놀랍도록 좋아서 화제가 됐다.
 

# 명예회복 위한 재도전
외식기업 월향과 손잡고 1만원짜리 고급 도시락 출시

다시는 상생할 수 없을 것 같던 김창열과 도시락이 다시 만났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난번에 논란이 됐던 것은 안주류 식품이지 도시락은 아니다.(웃음) 다만 그 시기에 편의점 도시락 열풍이 불었고, 동시에 김혜자 선생님 도시락이 출시되어서 도시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넓은 의미로 보면 도시락이 맞지. 

먼저, 어떻게 론칭하게 됐는지 과정이 궁금하다. 내가 진행하는 SBS 라디오 <김창열의 올드스쿨> 이승훈 피디의 기획으로 시작된 일이다. 이 피디가 어느 날 “형, 도시락 한번 해보면 어때요?” 하면서 “제대로 된 도시락 만들면 잘될 것 같은데?” 하더라.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도시락으로 정면 승부해서 이미지를 바꾸자고 마음먹게 됐다. 작년 11월쯤 시작했다.

여러 업체에서 제안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월향과 손잡은 이유가 있나? 월향 이여영 대표와 친분이 있다. 몇 년 전 이 대표가 홍대 앞에서 월향이라는 막걸릿집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알았다. 내가 월향의 단골손님이었다. 알던 사이기도 했고, 월향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있었다. 자연스러웠다.

이번에는 실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들었다. 방송을 함께하는 이승훈 피디나 이여영 대표는 자주 만나고 격의 없는 데다 실무자들과도 이야기를 잘 나누는 편이다. 도시락 론칭에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지난번에도 깊이 관여했었어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게 아닌가.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일주일간 공개한 도시락을 보니 공을 들인 티가 나더라. 예전보다 상당한 수준으로 격이 높아졌다.(웃음) 나도 나지만 이여영 대표도 준비를 많이 했다. 처음 먹어보고 ‘우와!’ 했다. 한우 불고기에 반찬도 많고, 꽉 차게 만들어 왔더라. 호텔에서 도시락을 시켜도 손이 안 가는 반찬이 있게 마련인데 김창열 도시락은 전부 손이 가더라. 물론 드시는 분마다 취향이 다르니 평가도 엇갈리겠지만, 이런 고급스러운 도시락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반면 1만원짜리 도시락은 비싸다는 반응도 있다. 물론 가격만 놓고 보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편의점 도시락은 싸니까. 그런데 일단 드셔보시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건 보급형이 아니라 매장에서 파는 프리미엄 도시락이다. 호텔 도시락은 1만5000원에서 2만원을 웃도는데, 그에 비하면 비싼 건 아니다. 직접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 버전으로 출시되나? 아니다. 지금은 준비 단계다. 9월에 한 번 더 보급형으로 시범을 보일 생각이다. 그땐 어릴 때 먹었던 엄마 반찬 콘셉트로 하고 싶다. 먹으면 ‘맞아, 이게 도시락이지!’ 싶은 거 있지 않나. 일주일간 선보였던 1만원짜리 도시락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최대한 많은 분이 맛있는 도시락을 드실 수 있길 바란다.

준비 과정이 탄탄한 만큼 성과도 기대가 된다. 최종적으로는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건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월향 매장에서 판매할 수도 있고, 편의점에서 유통할 수도 있고. 기본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김창열 도시락 매장이다. 그것 역시 형태는 월향과 함께 할 수도 있고, 단독으로 갈 수도 있다.

자의든 타의든 도시락과 인연이 생겼다. 이번에 출시하는 도시락을 계기로 무얼 얻고 싶나. 다른 것 없다. 가장 큰 목적은 명예회복이다. 이전 도시락이 내가 출시한 건 아니지만 ‘창렬스럽다’고 곤혹을 치르지 않았나. 아들 주환이가 중학생이다. 인터넷을 보면서 충분히 상처받을 나이다. 한 번도 (‘창렬스럽다’에 대해)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당연히 봤을 것 아닌가. 이번 기회에 좋은 쪽으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속앓이를 많이 했단 소리로 들린다. 그래서 이름도 김창렬에서 김창열로 바꾼 건가. 개명했다는 말은 와전된 이야기다. 기사가 잘못 나갔다. 원래 이름이 김창열이다. 신분증에도 김창열로 되어 있다. 그동안 언론에서 김창렬로 써온 건데 그냥 신경을 안 썼을 뿐이다. 그러다 어느 날 싱글 앨범이 나왔는데, 매니저가 이름을 김창열로 제대로 올렸다. 그 과정에서 개명설이 돌았다. 

이번 도시락 론칭이 성공해서 긍정적인 뜻의 신조어로 ‘창열하다’가 되는 건 어떨까? 사실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누구라도 자신의 이름이 조롱거리가 되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대인기피증도 생기고, 공황장애처럼 숨이 안 쉬어지는 증상을 보이는 기간도 꽤 길었다. 사업을 할 때는 신중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번에는 마음 맞는 사람들과 잘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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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 DOC 악동, 알고 보면 가정적인 아빠
<둥지탈출3> 출연하는 아들 주환이도 화제

그가 ‘창렬스럽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유는 단 하나, 사랑하는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에서다. DJ DOC로 데뷔해 25년째 악동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지만 실제 그는 아이들에게 지극정성인 아빠다. 최근에는 아들 주환이가 방송에 출연하면서 아빠 김창열의 모습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그는 중학교 2학년인 아들 주환이와 6살 딸 주하를 두고 있다.
 

주환이가 <둥지탈출3>에 합류했다. 출연 배경이 궁금하다. 얼마 전 <사람이 좋다>는 다큐 프로그램에 DJ DOC가 출연한 적이 있다. 일상을 보여주면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공개됐는데, 방송이 나가고 섭외가 들어왔다. 주환이에게 “가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다른 말 없이 “네, 갈 거예요” 하더라. 주환이가 방송에 출연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닌데, 프로그램 성격이 좋은 사람들과 여행을 가서 모험하는 콘셉트라 마음에 드는 모양이더라. “여행 가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하기에 응하게 됐다.

주환이는 어렸을 때 육아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그만큼 대중에게 친숙한데 연예인 시킬 생각도 있나? 육아예능 붐이 불기 전에 최초였지 아마. <불량아빠클럽>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언젠가 “너 랩이나 춤을 추거나 노래 같은 거 하고 싶은 생각 없어?” 하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없다고 하더라. 가족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자주 해서인지 촬영을 어색해하지는 않는데 연예인은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친구 같은 아빠일 것 같다. 주환이에겐 엄한 편이다.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것을 싫어해서 평소에 확실하게 이야기해주는 편이다. 대신 좋아하는 게 있으면 함께 한다. 주환이가 마블을 좋아해서 마블 영화 개봉하는 날 같이 봐주는 식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오랫동안 중동에서 일하셨다.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많지 않지만, 지금 주환이와 함께 하는 것들을 보면 아버지가 한국에 오셨을 때 함께 했던 기억이 포함된 것 같다. 주환이도 커서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나를 추억하면서 자기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그러지 않을까?

DJ DOC 새 앨범이 곧 나온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는데. 9월에는 반드시 나온다.(웃음) 우리끼리 올해 연말 콘서트는 없다는 말을 했다. 앨범을 제대로 내서 연말에 콘서트 대신 시상식에 가자고 했다. 25년을 활동했는데, 아직도 DJ DOC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 현역 가수들과 나란히 무대에 오르면 의미 있을 것 같다.
등록일 : 2018-09-14 15:24   |  수정일 : 2018-09-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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