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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을 고양이하라! 세계의 셀럽 고양이들

‘네코노믹스’,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경제학과 교수가 제안한 용어다.
그는 고양이(네코) 때문에 창출되는 경제효과를 연 3162억 원으로 평가했다. 고양이 셀럽들이 인간들에게 건네는 기쁨은 그보다 더할 것 같다.

글 | 하주희 조선뉴스프레스 기자

영국 보좌관 #래리

© 영국정부 홈페이지
영국 총리의 보좌관인 래리의 하루는 이렇다. 틈틈이 공관을 찾는 방문객들을 맞으며 안전시설들을 점검한다. 앤티크 가구들이 수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시험해 보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공관에 거주하는 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심사숙고한다. 아직 전략 설계 단계이긴 하다. 이 문제는 느긋하게 해결할 예정이다. 실질적으로 종신직을 보장받아서다. 외무부에 발령받은 파머스톤 보좌관 때문에 신경이 좀 쓰이긴 한다. 한 해에 27마리의 쥐를 잡아 높은 인사고과를 받았다니 말이다.

보좌관 래리는 고양이다. 영국 총리의 수석 수렵보좌관(Chief Mouser)을 맡고 있다. 영국 역사상 10번째 총리 수렵보좌관이라 ‘넘버10 캣’이라고도 불린다. 동물보호시설에 있다 극적으로 선발돼 보좌관직에 올랐다.


신이 된 #다마 역장

© 노트펫
영국에 래리가 있다면 일본엔 ‘다마’가 있다. 삼색 고양이 암컷이다. 한국에서 흔히 ‘길고양이’라 불리는 종이다. 철도역 역장을 8년간(2007~2015) 역임했다. 와카야마현에 있는 기시역이다. 원래는 기시역 매점 주인이 기르던 고양이였다.

다마 역장은 살아생전 역을 위해 큰일을 했다. 역장 취임 직후부터 기시역과 고양이 역장은 일본 전역, 아니 전 세계 언론에 취잿거리가 됐다. 특별히 관광거리도 없는 곳에 오로지 이색 역장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왔다. 다마를 본뜬 캐릭터 상품도 전국으로 팔려나갔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와카야마전철은 다마 덕분에 경영수지가 좋아졌다. 다마 역장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와카야마전철 사장 대리직까지 승진했다. 16세이던 2015년 급성신부전으로 죽었다. 장례식은 회사장으로 치러졌다. 3000명이 참석해 고양이 역장을 추억했다.

급기야 다마는 신이 됐다. 대명신으로 추대돼 ‘다마 신사’에 모셔졌다. 2017년엔 취임 10주년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다. 이 정도면 웬만한 평범한 인간의 삶보다 다채로운 ‘묘생’이다. 2대 역장은 역시 삼색 고양이인 니타마가 맡고 있다.


길고양이계의 전설 #밥, 한국의 퍼스트캣 #찡찡이


가만히 손꼽아보면 ‘고양이 셀럽(유명인사)’ 한두 마리쯤은 늘 인간들 곁에 있었다. 요즘엔 인스타그램 덕에 더 늘어난 느낌이다. 고양이가 주인공인 계정이 많아져 ‘냥스타그램’으로 불릴 정도다.

고양이 셀럽은 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역경을 이겨낸 스토리가 있는 경우다. 영국 길고양이계의 전설 ‘밥’이 대표적이다. 2013년 출간된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노숙자였던 제임스는 배와 다리를 크게 다치고 누워있는 치즈색 고양이를 발견한다. 길에서 노래하고 받은 동전으로 근근이 살던 제임스는 고양이를 데려다 치료한다. 상처가 나은 후 둘은 함께 버스킹을 다닌다. 남자 혼자 기타 치고 노래하는 버스킹 뮤지션은 흔해도 고양이가 모객하는 공연은 흔하지 않다. 제임스는 밥을 만난 후 인생이 풀리기 시작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를 거쳐 현재는 사회운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엔 ‘찡찡이’가 있다. 유기묘에서 ‘퍼스트 캣’이 됐다. 입양돼 들어가 보니 문재인 대통령의 가정인 경우다. 지기가 서려 있는 눈빛에 쥐도 잘 잡는다고 한다.


듀이십진법 #듀이, 고양이의 보은 #미래

© 갤리온
듀이 리드모어 북스도 시련을 이긴 경우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도서관 반납함에 버려졌다. 1988년 1월, 한겨울이었다. 장소는 미국 아이오와주 스펜서시의 도서관. 사서였던 비키 마이런은 동료 직원들과 시를 설득해 고양이를 도서관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듀이라는 이름은 도서관의 도서분류법 창안자의 이름에서 땄다. ‘듀이십진법’의 그 듀이다.

듀이는 친화력이 좋았다. 책을 읽는 주민의 무릎에서 잠을 청하고, 수업을 들으러 온 특수학교 아이들에게 얼굴을 비벼댔다. 주민들이 도서관을 더 자주 찾게 했다. 그렇게 18년간 도서관의 마스코트로 살았다. 2006년 11월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위에 생긴 종양 때문이었다. 듀이가 죽자 워싱턴포스트, USA투데이 등 250여 개 매체가 듀이의 죽음을 보도했다. 2009년 사서 비키는 듀이를 추억하며 책을 냈다. 《세계를 감동시킨 고양이 듀이》는 출간 직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 김혁 씨 블로그
한국엔 뇌성마비 고양이 ‘미래’가 있다. 집사는 테마파크 기획자 김혁 씨 가족. 제대로 서지도 못했던 미래를 애지중지 돌봐 이제는 제법 걷기도 하는 정도까지 회복시켰다. 김씨의 딸 진아 씨는 올해 5월 미스 춘향 진에 선발됐다. 고양이의 보은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됐다.


유튜브 최고 스타 ‘마루’

© 인스타그램
셀럽 두 번째 유형은 출중한 외모와 충성도 높은 집사를 갖춘 이른바 ‘금수저 고양이’다. 냥스타그램과 유튜브에 특히 많다. 개인적으론 그중에서 일본의 마루와 태국의 본본을 뽑고 싶다. 마루는 유튜브 최고 스타 고양이다. 2017년엔 유튜브에서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한 동물로 기네스협회에서 인증도 받았다. 마루의 유튜브 채널 ‘무구모구(mugumogu)’는 당시 누적 조회 수 3억 2570만 4506회를 기록했다. 마루를 소개하는 동영상 한 개의 조회 수만 2323만 회 이상이다.

스코틀랜드폴드 수컷인 마루는 얼굴과 하는 짓이 충격적일 정도로 귀엽다. 동영상이래 봤자 다른 고양이와 패턴이 비슷하다. 느닷없이 박스에 뛰어든다거나 바닥에 대자로 누워 잔다든가 하는 식이다. 특히 상자와 투 숏 사진이 많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상자를 옷처럼 걸친 고양이 사진 등 상자와 연관된 사진은 마루를 찍은 사진인 경우가 많다.


30만 팔로어 #본본, 포브스 선정 ‘영향력 1위’ #타르다르 소스


본본(Bone Bone)은 인스타그램 스타다. 30만 팔로어를 뒀다. 페르시안 믹스종이다. 몸무게가 9kg이 넘는 덩치냥이다. 외출을 좋아해서 노란 가방을 등에 메고 길거리에 있는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인기의 비결은 역시 중독성 있는 외모다.

미국의 그럼피 캣 ‘타르다르 소스’ 역시 치명적인 외모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 경우다. 2012년생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154만 명. 언짢은 고양이라는 뜻의 별명 ‘그럼피 캣’은 표정 때문에 붙었다. 상당히 불만 많은 표정을 항상 짓고 있다. 화가 나 있는 건 아니다. 고양이 소인증에 걸려 몸 자체가 전체적으로 작은 데다, 주걱턱(치아 부정교합)이 겹쳤다. 얼굴을 살짝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2014년엔 소스가 주인공인 영화도 나왔다. 〈그럼피 캣의 사상 최악의 크리스마스〉다.

2017년엔 포브스 선정 ‘영향력 높은 애완동물’ 1위에 뽑혔다. 광고모델로도 활약 중인데 올해 1월엔 미국의 커피회사와 소송에서 이겼다. 소스의 얼굴을 애초 계약한 상품보다 더 여러 곳에 사용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었다. 배상금 71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피아니스트냥 #노라, 만세냥 #키스

© 노라 페이스북
셀럽 세 번째 유형은 개인기가 있는 고양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노라가 대표적이다. 노라의 집사는 피아노 학원을 운영한다. 어느 날부터 노라는 주인 옆에서 앞발로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뭘 알고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듣다 보면 제법 음계를 생각한다는 느낌이 든다. 2012년엔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했다. 사전에 촬영한 동영상을 트는 식이었다.

© 인스타그램
캘리포니아에 사는 키스(Keys)는 만세를 한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느 날 느닷없이 만세를 시작했다. 순전히 만세 개인기만으로 5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제임스와 함께 다니는 밥은 하이파이브 개인기가 있다. 집사의 노래가 끝나면 하이파이브를 해준다.
등록일 : 2018-06-26 09:00   |  수정일 : 2018-06-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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