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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배기성의 새 앨범, 새신랑 이야기

벌써 20년이다. 캔이 기념비적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녹음실을 찾아가봤다. 작업에 한창인 배기성이 있었다. 새 앨범 얘기로 시작해 새신랑 얘기로 끝났다. 괜찮아, 자연스러웠어!

글 | 박지현 여성조선 기자

외모는 느와르인데, 성격은 멜로에 가까웠다. 화면 속 거친 멜로디의 노랫말을 내뱉던 배기성의 모습을 예상하고 갔는데, 웬걸. 녹음실엔 다소곳이 앉아 곡을 쓰는 남자가 있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특유의 서글서글한 모습으로 인사를 건넨 그는 “내가 이래 봬도(?) 가사 쓰는 남자”라며 웃었다.
 
캔이 지난 4월 <부잣집 아들> OST 앨범을 내고 20주년 맞이 앨범 준비에 한창이다. 타이틀곡은 ‘원츄(want you)’. 듣기 전부터 왠지 멜로디가 떠오르지 않나. 예상하듯 파워풀한 곡이다. 후렴구엔 ‘원츄’를 반복하는데, 후크송이 될 각이다.
 
멜로디는 나왔는데 가사는 아직이다. 일필휘지로 쓰는 곡이 있는가 하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기도 한다. 이번 곡이 그렇다.
 
“지난 앨범에 수록된 ‘비가 오면’이라는 노래를 만들 땐 천둥번개가 치고 난리가 났죠. 감성과 상황이 딱 맞아떨어져서 15분 만에 곡을 썼어요. 그런데 이번 곡은 굉장히 고민이 됩니다. 대중에게 어떡하면 어필할 수 있을까… 하고요.”
 
이번 앨범은 말하자면, 기념비다. 캔의 20주년, 그러니까 ‘성인식’인 셈이다. 심사숙고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배기성은 1993년 솔로로 데뷔했다. 6년의 무명 생활 중 2장의 앨범을 냈다. 1999년에 캔을 결성했고, 대중에게 깊이 각인되기 시작했다. 기념 앨범은 빠르면 이달 말 발매한다. 연말쯤에는 8집 정규 앨범도 낼 계획이다. 캔의 음악은 요컨대 ‘야생마’ 같다. 발라드에서의 ‘행복해요’라는 노랫말을 ‘술 먹다 죽자!’로, ‘사랑해요’를 ‘내꺼 하자!’로 부를 것 같은 느낌이다. 캔도 동의할까. 어떤 기조로 노래를 만드는지 문득 궁금했다.
 
“캔의 음악은 전형적인 대중음악이에요. 그 안에서 차별점이 있다면 ‘진짜 남자’의 노래라는 거죠. 물론 저도 발라드를 좋아하고, 즐겨 부르지만 대중은 캔의 이런 색깔을 기대하더라고요. 이토록 남성적인 노래를 하는 그룹은 우리밖에 없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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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얼굴보다 마음이 예쁜 사람
 
결혼 후 첫 앨범. 인생의 큰 변곡점을 지났으니 음악 색이 조금 바뀌지 않았을까. 그는 “기존 캔이 추구하던 것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개인적으론 행복과 사랑을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최근에 축가를 요청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 것도 그래서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결혼했다. 방송에서 ‘결혼 전도사’를 자처하며 신혼생활을 과시했다. 상대는 쇼호스트 이은비 씨. 12살 연하, 미모의 여성으로 내내 이슈가 됐다. 최근에는 <미운 오리 새끼>에 함께 출연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는 “예쁜 얼굴이 주목받았지만, 사실 연예계에는 아내보다 예쁜 사람이 숱하다”면서 “아내는 얼굴보다 내면이 더 예쁜 사람이다. 그 보이지 않는 매력이 나를 단단히 묶어버렸다”고 말했다.
 
아내 자랑이 시작됐다.
 
“책을 진짜 많이 읽더라고요. 저는 10년에 10권 정도 보거든요. 아내는 1년에 100권을 읽어요. 집에서도 책을 쌓아놓고 봐요. 덕분에 연애하면서 저도 옆에서 책을 많이 봤죠.”
 
신문도 종류별로 구독한단다. 주요 기사를 스크랩한 것이 책 몇 권 분량이란다. 그는 “나이는 한참 어리지만 아내에게는 배울 점 투성이”라고 했다.
 
“그중 제일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점이에요. 제가 녹음실에서 오전 6~7시까지 작업할 때가 많아요. 그때부터 눈을 붙이고, 아내는 그때 일어나죠. 이런 패턴이 갈등이 될 수도 있는데, 만났을 때부터 항상 새벽 5시쯤 ‘오늘도 고생 많았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줘요.”
 
밤낮없이 작업에 매달리며 받는 스트레스는 게임으로 푼다. 유일한 해소법이다. 그런 그를 위해 아내 은비 씨는 안방을 흔쾌히 ‘게임방’으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아내 소원이 뭔 줄 아세요? 세계 평화래요.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진짜 그걸 원하는 사람이에요. 봉사활동에 열심인 것도 그래서죠. 완도나 캄보디아에 가서 아이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청량리에서 배식 봉사를 하기도 하고요. 아! 내가 아내보다 어른인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내가 배워야겠다 싶었죠.”
 
그렇다고 꽉 막힌 모범생은 아니다. 반전 매력도 있다.
 
“성격이 워낙 털털해요. 놀기도 잘 놀아요. 술집에서 술 마시면 그 가게 사람들이랑 다 같이 춤출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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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는 최대한 많이
 
첫 만남은 우연이었다. 강남의 한 간장새우집. 배기성이 옆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은비 씨에게 말을 걸어달라고 동료에게 부탁했고, 그때부터 연락을 주고받다 교제하기에 이르렀다. 3년 연애 끝에 화촉을 밝혔다. 아내 은비 씨는 배기성의 외모와 달리(?) 유순한 모습에 마음을 열었다고 한다.
 
“제 별명이 ‘수염 난 소녀’예요. 겉모습은 이렇지만 감성이 풍부해요. 아내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착하다고.(웃음)”
 
사실 본성 자체가 다정다감한 건 아니란다. 아버지를 닮아 전형적인 부산 사나이 기질도 있다.
 
“말수가 적은 집이었어요. 아버지가 진짜 무뚝뚝해요. 같이 야구를 보다가 ‘이번에 치지 않을까요?’라고 하면 답도 안 하세요. 185㎝에 120㎏으로 기골도 장대하시니까 집안에 압도적인 분위기가 있었어요. 어머니가 다리 역할을 많이 하셨죠. 유년시절을 그렇게 보내다 보니 아버지처럼 살지 말아야지, 했는데 사실 아들이니까 아버지를 닮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만약 20대에 결혼했더라면 꼭 아버지 같았을지도 몰라요.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법을 알고 나서 결혼한 게 참 다행이에요. 늦게 결혼해서 좋은 점 중 하나죠.”
 
혹자는 물었다. 나이도 찼는데 왜 3년이나 만났느냐고. 그는 “만약 어릴 때 아내를 만났다면 1년 만에 결혼했을 것”이라면서 “나이가 찰수록 신중하고 싶었다”고 했다. 편하게 말하자면 ‘잴 것’이 많았던 셈인데, 수많은 의문은 결국 ‘이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귀결됐다. 자문에 확신이 들 때까지 3년이 걸린 것. 그는 “막상 결혼해보니까 장고(長考)가 다 부질없더라”면서 “왜 진작 안 했을까 하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오래 공들인 만큼 각오도 남달랐을 것 같았다. ‘내가 딴 건 못 해도 이것만은 지키겠다’고 한 게 있는지 물었다. 자못 비장하게 말했다.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싸우면 그때그때 풀고요. 아내를 정말 행복하게 살게 해주고 싶어요. 사랑 표현도 자주 하면서요. 내가 사랑을 넘치게 주면 아내도 다른 생각 안 하겠죠.(웃음)”
기본에 충실해야 가정을 지킬 수 있다는 걸 알아서 한 얘기다. 마지막으로 2세 계획을 물었다.
 
“많이 낳고 싶어요. 그런데 아내를 생각하면 그 말을 쉽게 못 하겠어요. 한창 일할 나이인 데다 사회생활 하는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니까요. 제 생각을 피력하기보다는 서로 조율하면서 계획을 잘 세워봐야죠. 아이가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아내와 둘이 있어도 전 좋아요. 둘이 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요.”
 
역시, 결혼 전도사다운 답이었다.
등록일 : 2018-06-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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