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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육아도 척척 ‘슈퍼우먼’ 정주리

뭐랄까, 두 얼굴이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 분명 시니어급이다. 그런데 촬영 내내 신인 같았다.
깍듯이 인사하고, 최선을 다했다. 그는 세속적 기준으로 명백한 ‘아줌마’다.
벌써 아들 둘을 낳았으니. 근데 생각보다 훨씬 날씬하고 예쁘다… 진짜 두 아이 엄마 맞아?

헤어·메이크업 이경민포레 홍대점(윤주·보영 02-337-7444)

글 | 박지현 여성조선 기자

# 일도 육아도 척척 ‘슈퍼우먼’
 
맞다. 앉자마자 아이 얘기부터 풀어놓는 걸 보니, 엄마 맞다. 그냥 엄마가 아니다. 베테랑 엄마다. 생후 28개월 첫째와 9개월 둘째를 키우면서 ‘육아’라는 산을 오르고 있는데, 정상이 눈앞이다. 한동안 육아에 전념하다시피 한 결과다. 최근에는 육아 프로그램 MC도 맡았다. 개그우먼 정경미와 함께다. 특유의 입담으로 육아 노하우를 공개했다.
 
육아 프로그램 <슈퍼우먼> MC를 맡았어요. 프로 워킹맘이라 발탁된 거겠죠? 하하하. 그렇게 봐주시면 고맙습니다. 개그우먼 중에 결혼하신 분이 별로 없어요, 특히 젊은 층은. 젊은 엄마들의 니즈를 공략하기 위해서 저와 경미 언니가 출연하게 됐죠. 육아 아이템, 엄마들의 뷰티, 육아 박사님과의 만남과 같은 주제로 방송을 선보이고 있어요. 더욱 다채로운 내용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 중이에요.

두 분이 처음 호흡을 맞추죠. 근데 되게 잘 어울려요, 익숙하고.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했었어요. 지나가다 만나면 인사만 하는 사이였죠. 저희(코미디언)끼린 그런 게 있어요. 척하면, 척인. 아무래도 호흡이 잘 맞을 수밖에요. 워낙 언니가 친한 사람이 제가 친한 사람이기도 해서 요즘은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요. 아들 얘기도 많이 하고요.

요즘 육아 화두는 뭐예요? 지인과 얘기할 때요. 고민이랄지. 둘째를 낳고 나니 첫째가 저한테 집착을 하기 시작했어요. 28개월이라 ‘엄마’라는 말을 하는데 하루에 200~300번 불러요, 정말. 엄마, 엄마, 엄마…. 동생 안는 꼴을 못 봐요. 자기도 드러누워버리죠. 잠투정도 심해졌어요. 밤새 5~6번 깨면서 그때마다 ‘엄마~’ 하고 울어요. 고민스럽죠. 어떡해야 하나. 그렇게 우는 애를 놔두고 나와야 할 땐 심정이… 흑흑. 남편이랑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얘기해요. 육아 프로그램 맡고는 이런 고민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지긴 했어요.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한때 주리 씨가 말했던 ‘미니멀 육아법’이 이슈였어요. 육아 용품 없이 몸으로 놀아줘서 살까지 뺐단 건데, 아이 둘인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도 마음은 그래요. 아이 둘 다 몸으로 놀아주고 싶죠. 근데 장난감 쥐어주면 행복해하니까 그 모습을 보면 자꾸 사줄 수밖에 없어요. 첫째까진 철저하게 미니멀 육아를 하려고 했거든요. 스마트폰 영상 보여주는 건 꿈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요. 이젠 유튜브 광고 건너뛰기까지 알아서 척척 하면서 다 봐요. 가끔 뜨끔할 때가… 뭐 잘못 누르면 야한 영상이 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때마다 아차, 진짜 조심해야겠다 싶죠.

영상을 틀어주는 게 엄마와 ‘감정 대화’에 안 좋다잖아요. 아이가 칭얼댈 때 혼을 내면 ‘아, 이러면 혼나는구나’ 하고 아이가 깨닫게 되는데, 칭얼거리기 전에 영상을 쥐어주면 이 과정이 모두 생략되니까요. 커서 문제 해결 능력과도 연결된다더라고요. 그러니까요. 어려운 문제예요. 저도 처음엔 ‘절대 안 틀어줘야지’ 했는데, 주변에서 다들 “에효! 너도 키워봐라”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두고 봐~’라며 다짐했는데 몸이 너무 피곤하면 어느새 보여주게 되더라고요. 아이에게 아날로그 감성이 먼저 깔려야 한다는데… 최근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3주 정도 끊고 있어요. 다행히 지금까진 성공이에요.

슬슬 어린이집 생각할 때 아닌가요? 저희 부부가 뭐랄까, 대세를 따르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빨리 보내라고 하는데, 그래야 식사 습관 같은 게 잘 잡힌다고요. 근데 저희가 둘 다 프리랜서라서 충분히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거든요. 아직은 괜찮지만, 슬슬 알아는 봐야죠. 

남편과 ‘적어도 이것만은 꼭 지키자’고 약속한 육아 방식 있어요? 애 앞에서 절대 싸우지 말자는 거요. 정~말~ 이것만은 꼭 지키자고 굳게 약속했죠. 에고! 그런데 정말 욱할 때가 있어요. 이 꽉 깨물고 “늬가 즐믓흣즈느(니가 잘못했잖아)” 이러면서 도끼눈으로 쳐다보기도 하는데, 이러면 안 되죠. 대신 애정표현을 많이 하려고 해요.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사랑하는 사이야~라면서 보여주기식으로요.(웃음)

교육관은요? 보통 엄마들, 애들 학원 보낼 때 되면 동네 엄마들과의 커뮤니티가 중요하다죠. 하고 싶어 하는 게 있으면 다 해주고 싶죠. 아이가 원하기 전에 막 시키진 않으려고요. 그보다는 인성이 올발랐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하면 또 주변에선 “다 하게 돼 있어”라고 하겠죠? 호호. 친한 작가 언니가 라오스에서 살고 있어요.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데, 어느 날 통화하면서 “언니 뭐해?” 하니까 “나무에 그네 달고 있어. 애들 태워주려고”라는 거예요. 와, 정말 그렇게 키우고 싶어요. 애들 맘껏 흙 밟으면서 놀게 해주고 싶어요. 청학동 이런 데 보내고 싶고. 제가 이렇게 말하면 남편은 “응, 그래 맞아. 그런데 영어는 좀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하죠.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기도 해요. 저희가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까 영어를 잘하면 더 많이 볼 수 있겠다, 느끼긴 했거든요. 아, 이렇게 하나씩 하게 되는구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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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엄마, 개그우먼
 
아이들 맡겨놓고 남편과 단둘이 여행을 다니더라고요. 오래 연애한 걸로 아는데, 아직도 신혼 같아요. 지난 설에도 아이 맡겨놓고 10박 11일간 여행을 다녀왔어요. 베트남과 타이완. 전 사실 아이들 데리고 다니고 싶은데 남편이 계속 둘만 가자고 그래요. 호호호.
 
부럽네요. 이참에 남편 자랑 좀 해주세요. 일단 아이를 너무 좋아해요. 일주일에 서너 번 키즈카페를 데려갈 정도예요. 다른 아빠들보다 육아 참여도가 월등히 높다고 자부해요. 잘 놀아주고요, 사랑표현도 참 잘해요. 그때 보면 아, 이 사람 진짜 행복해하는구나 느끼죠. 아침에 눈뜨면 말해요. “일 안 하고 아이만 보면 안 되냐”고. 그만큼 육아를 좋아해요. 제가 조금 피곤해하면 “오늘은 하루 종일 쉬어, 내가 볼게”라고 하죠. 그럼 저는 24시간 쭉 쉬고요.

오래 만난 사람이라도 그런 모습이 있을 거라는 건 모르잖아요. 아이 낳고 키워봐야 알지. 남편은 총각 때부터 아이를 좋아했어요. 짐작은 했죠. 총각 때도 카톡 프로필 사진이 다른 집 아이 사진이었을 정도예요. 심지어 아이 사진도 매달 바뀌고.

자연주의 출산에 ‘완모(완전모유수유)’까지 했어요. 말은 간단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요. 결혼 전부터 그런 욕심이 있었나요? 전 아이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동물은 좋아했지만요. 모유는 워낙 양이 많았어요. 주변에서 2개월만 수유해도 많이 하는 거라고, 가슴 처진다고. 근데 양이 좀 많아야죠. 냉장고를 하나 더 사야하나 할 정도로요. 자연주의 출산은, 임신 후에 어떤 글귀를 보고 결심했어요. 엄마가 노력해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선물이라는. 물론 주변에서는 말렸어요.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 친정엄마한테 물어봤죠. 엄마도 저를 집에서 낳으셨거든요. 한번 해봐,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랑 같이 교육도 받고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낳을 때 진짜 죽겠더라고요. 울면서 남편과 이별을 기약할 정도로. 근데 거짓말같이 출산하자마자 아픔이 싹 없어졌어요.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둘째까지 그렇게 낳은 거 아니겠어요?(웃음) 그런데 진통이 시작되자 ‘아, 맞아. 이거였지. 이걸 또 왜 한다고 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첫째도 같이 물속에 있었다고요? 첫째에겐 귀한 경험이었겠어요. 귀한 경험인 걸 알까요? 저는 진통하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막 물장구치고 있더라고요. 하하. 첫째 땐 30시간쯤 진통했는데, 둘째는 4시간 걸렸어요. 그러니까 셋째는 훨씬….

‘다둥이 예약’ 소문이 진짜군요. 셋째는 딸이 좋겠죠? 전엔 딸이라는 보장이 있으면 바로 낳겠다 싶었는데 요즘은 아들이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아이를 가져보면 그렇잖아요, 성별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 그 많은 검사들을 무사히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고맙죠. 물론 아이가 둘인 지금도 무척 좋아요. 남편과도 그만할까? 하다가도 하나 더 낳고 싶다는 얘기도 하고요. 둘째 태명이 화해였거든요? 화해하고 나서 생겼다고. 하하하. 셋째는 용서 또는 이해가 되려나?

첫아이 출산 땐 40일, 둘째 땐 100일 만에 방송에 복귀했어요. 어떤가요? 출산 후 활동. 첫째 땐 마음이 급해서 빨리 복귀했어요. 어느 날 화면에서 없어지면 아무도 안 찾으니까요. 저희 같은 경우는 ‘은퇴하겠습니다’ 하고 물러나는 게 아니라 그냥 조용히 사라지거든요. 출산 후에 고정 프로그램을 한 게 아니라서 ‘복귀’했다고 하기엔 좀 그렇고 그냥 꾸준히, 간간히 활동한 거죠. 출산 전에는 바빴어요. 고정 프로그램도 있었고. 그땐 ‘내 일’을 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둘째를 낳은 지금은 ‘벌이’하러 밖에 나오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두 아이 엄마가 되고 나서 생각하는 작품, 아무래도 그전과는 다르겠죠? 결혼 전엔 아이돌한테 들이대고 남자 밝히는 캐릭터였잖아요. 결혼 후엔 아무래도 그러진 못하죠. 엄마가 되고 나선 더더욱이요. 이제 어른들 나오는 프로그램… 제목을 밝히긴 뭣하지만 그런 데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러기엔 제가 너무 어리죠. 나이를 먹고 엄마가 됐는데, 아직은 젊은 여성이고 싶고…. 저한테 맞는 캐릭터와 작품을 찾아봐야죠. 열심히 구상도 해보고요. 지금도 시간 나면 틈틈이 코너를 짜고 있어요. 친한 언니, 오빠 모여가지고 열심히 짜요. 근데 다들 애 엄마, 애 아빠네? 코너 짜자 하면서 애들 줄줄이 데리고 모였다가 애가 울면 달래고, 젖 먹이고, 기저귀 갈고, 정신없긴 하죠.

엄마로선 어때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요? 주변에선 우리 아들한테 그래요. 태어났는데 엄마가 정주리? 엄마 못생겨서 어떡해?라고요. 저희끼리 농담하는 거니까 상처 받을까 봐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하하하. 그래도 몇몇 사람들이 “나도 주리처럼 아기 키울래”라고 하는 것 보면,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구나 싶어요. 앞으로는 저희 엄마 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친정엄마랑 진짜 친구처럼 지내거든요. 한 번도 몽둥이를 드신 적이 없어요. “엄마, 나 학교 가기 싫어” 하면 가지 말라고 하고, “엄마, 남자친구 만나고 올게”라고 하면 그러라고 하고요.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전적인 믿음에 기반한다는 걸 서로 알고 있었거든요. 엄마 같은 엄마, 그게 제 바람이에요.
등록일 : 2018-04-10 09:20   |  수정일 : 2018-04-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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