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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예우 받은 옥자 봉준호 감독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받는 등 무한 신뢰받아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넷플릭스와 브래드 피트 제작사인 플랜B의 특급 투자를 받고 제작한 영화는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글 | 임언영 여성조선 기자   사진 | 신승희, 영화 스틸컷

“봉준호 감독이야말로 영화계의 장인이라고 생각한다.” “봉 감독과 일할 기회가 욕심이 되고 도전이 됐다.” “함께 일하면서 꿈을 꾸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넷플릭스 제작자인 테드 사란도스는 봉준호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영화 <옥자>의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브래드 피트가 만든 제작사인 플랜B의 프로듀서 제레미 클라이너 역시 같은 태도로 소감을 전했다. 브래드 피트를 포함한 파트너들이 오래전부터 봉준호 감독의 팬이었다며, 영화업계의 위대한 아티스트인 그와 작품을 함께하는 것이 영광이라고 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마련한 인터뷰 자리, 봉준호 감독은 “많은 사랑을 받은 기분”이라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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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과 규모가 큰 영화로 주목받은 <옥자>는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 초청이 됐다.

예산과 규모가 큰 영화다. 투자자들의 감독에 대한 신뢰도 대단한데 소감이 어떤지? 넷플릭스 덕분에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예산과 규모가 큰 작품이었다. 영화의 내용, 스토리가 과감하고 독창적이어서 (투자를) 망설이는 회사도 있었다. 넷플릭스는 두 가지 모두 망설임 없이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줬다.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 덕분에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내 나름대로는 과도한 욕심을 부려서 어벤져스 제작팀을 꾸렸다.(웃음)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완성해내는 것인데, 나 역시 영광이었다.

드디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옥자>는 어떤 영화? 옥자가 동물이다. 돼지와 하마를 합친 듯한 큰 동물. 이 동물을 사랑하는 소녀는 미자인데, 둘의 사랑과 모험을 담은 영화다. 한마디로 소녀와 동물의 사랑 이야기. 모든 사랑의 스토리에는 장애물이 있지 않나.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세상의 복잡한 것이 있다. 복잡한 풍자도 있지만 나는 사랑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첫 러브 스토리인데 상대가 동물이다.

동물에 관심이 많았나. 동물을 보는 여러 관점이 있지 않나. 동물을 가족과 친구로 보기도 하고 먹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뭘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가장 아름다운 일과 가장 흉측하고 추악한 일이 일어난다. 동물과 인간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와 흉측한 이야기가 <옥자>의 이야기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 초청이 됐다. 소감은? 두렵다. 감독의 입장에서는 새 영화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영광스럽고 흥분된다. 동시에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가는 생선의 느낌이기도 하다. 칸영화제는 세계의 까다로운 영화 관객이 프랑스 시골 마을에 모이는 자리다. 흥분도 되지만 두렵다. 영화를 아름답게 완성했다고 자부한다. 빨리 오픈하고 싶다.

경쟁부문 작품에는 홍상수 감독의 <그 후>도 있다. 경쟁부문 선정이 되니 왠지 경쟁을 해야 할 것 같다.(웃음) 그런 부담감이 흥분되면서도 싫기도 하다. 영화를 어떻게 경쟁과 저울질의 대상으로 보나.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으리라고 본다. 좀 더 아름다움을 축복해주고 싶은 영화에 심사위원들이 표를 던지시겠지. <옥자>라는 영화가 경마장 트랙에 올라가는 말처럼 경쟁의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방식으로 영화의 뜨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홍상수 감독의 오랜 팬이다. 그분의 영화를 수집해왔다. 따라잡기가 힘들 만큼 빠른 속도로 영화를 찍으시는데, 그런 창작의 에너지가 부럽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 자격으로 가셨다. (박 감독은) 나와 잘 아는 분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이런 표현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박 감독님은 워낙 공명정대하신 분이고 본인의 취향도 섬세하신 분이다. 본인의 소신대로 잘 심사하시리라 생각한다. 심사의 과정을 속속들이 잘 안다. 베를린,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를 해본 경험에 의하면 심사란 전 세계에서 가장 섬세하고 취향 있고 예민한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보는 것이다. 선동한다고 쓸려가는 게 아니다. 섬세하고 예민하고 순진무구한 사람들이 밤새 토론한다. 박 감독님도 심사를 재미있게 즐기셨으면 좋겠다. <옥자>가 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운 두 시간을 선사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은 든다.

한국 개봉이 결정됐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릴리스된다. 스크린에서 상영되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나? <옥자>는 넷플릭스를 통해서 릴리스되지만 한국에서는 6월 같은 시간에 개봉한다. 극장과 넷플릭스 양쪽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상영 방식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한국, 미국, 영국에서 극장 개봉을 해서 일반적인 넷플릭스 영화보다는 유연하다. 나는 작가이자 연출자다.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 내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느냐가 중요하다. 이 정도 규모의 예산을 컨트롤할 권리를 감독에게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행운이었고, 상영 방식으로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상영 방식으로 기존의 영화 작업과 달라진 점이 생겼나? 촬영감독과 나는 처음부터 ‘넷플릭스 영화다, 아니다’의 접근을 하지는 않았다. 평소 해왔던 영상의 접근법에 충실했다. ‘우리는 영화를 찍는다’, ‘큰 스크린에서 상영될 것이다’를 전제로 작업했다. 넷플릭스 영화든 아니든, 우리가 일반적으로 영화를 한 편 만들었을 때 긴 세월에 걸친 영화의 수명이 있다. 어느 시점에 가정용 디브이디, 스트리밍 인터넷, 비행기나 호텔 등등. 극장에서 시작되지만 영화의 긴 수명을 놓고 봤을 때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극장 스크린에서 아름답게 보이는 영화가 작은 화면에서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게 나의 방식이다. 그동안 해온 것과 다른 것은 없었다. 순수하게 영화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라서 어떻게 영화적으로 아름다울 것인가를 고민했다.

필름 촬영을 고집하던 감독으로서 스트리밍 상영 방식은 어떻게 보는지? 스트리밍과 극장이 결국에는 공존하리라고 본다. 어떻게 공존하는 것이 아름다운지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넷플릭스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방식은 심각하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결국은 아름답게 풀어나가지 않을까? 어제 1960년대 프랑스 영화를 봤는데 ‘시네마는 죽었어, 티브이가 나왔기 때문이야’ 하면서 심각하게 대사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다. 지금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지 않나. 마음 편하게 지켜보는 중이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홀 등 출연진이 화려하다. 섭외 과정이 궁금한데. 틸다 스윈튼은 <설국열차> 때 친해지면서 다음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서울 왔을 때 <옥자> 드로잉을 보여줬다. 다음에 이런 거 한다니 재미있겠다고 하더라. 틸다가 집에 개가 다섯 마리, 닭도 열몇 마리 키울 정도로 동물을 사랑해서 그런지 스토리에 관심 있어 했다. 질렌홀은 2007년에 만났다.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시나리오가 아닌 그림을 보여줬다. <옥자>의 전문 아티스트가 그린 콘셉추얼 아트를 보여줬는데, 거기서 마음이 녹아내리는 표정이 되더니 관심 있어 하더라. 캐스팅은 순조로웠다.

틸다와 호흡이 잘 맞나 보다. 영화의 톱 크레디트를 보면 코 프로듀서로 틸다의 이름을 올린 것을 볼 수 있다. 같이 영화를 준비한 케이스다. 미국 쪽 미술감독을 틸다가 소개해줬다. 여러 면에서 깊게 참여를 했다. 창작의 동반자와 같은 상황이었다.

투자사 대표인 브래드 피트는 영화에 대한 반응이 어땠나. 세트장 방문도 했다던데. 뉴욕 빌딩 내부에서 촬영할 때 현장에 왔더라. 배우들이랑 이야기했다. 틸다 스윈튼과 친하다.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는데 자상하고, 50을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날카로운 턱선을 볼 수 있었다.(웃음)

마지막으로 개봉을 앞둔 소감을 들려달라. 매사 소심하고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타입이지만 낙천적일 때도 있다. 영화를 찍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 프로젝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험적인 측면이나 독특함을 봐주셨으면 한다. 내가 투자자라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분명 이 영화가 아름답다고 믿지만 나라면 할 수 있을까. 과감하고 모험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뻤다. 한국 극장 개봉도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기쁘다. 지켜봐달라.
등록일 : 2017-06-08 09:07   |  수정일 : 2017-06-0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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