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FUN | 공연·전시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죽음’이라 쓰고 ‘삶’이라 부른다...국내 초연 창작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글 | 시정민 조선pub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본문이미지

셰익스피어 탄생 400주년, 불멸하는 그의 고전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햄릿>은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 중 하나다. 이 작품이 우리나라 첫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햄릿:얼라이브>라는 부제를 달고 지난 23일 막을 올렸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s the problem)"라는 주인공 햄릿의 명대사가 오랜 시간 회자될 정도로 사랑받고 있는 <햄릿>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장르로 공연 되고 있다. 영국 컬트 밴드 타이거 릴리스와 덴마크 리퍼블릭 시어터의 음악극 <햄릿>, 앙부르아즈 토마의 오페라를 재해석해 깊이 있는 아리아로 재탄생한 <오페라 연극 햄릿>, 햄릿의 비극을 날카로운 몸짓으로 표현한 발레 <크레이지 햄릿> 등 연극, 무용, 오페라 등 장르를 막론하고 <햄릿>은 다양하게 변주돼 왔다.
 
국내에서도 <햄릿>은 지난 7월 막을 내린 동명 뮤지컬이 있을 정도로 친숙한 작품이다. 해당 작품이 라이선스 뮤지컬인 반면 이번 <햄릿:얼라이브>는 국내 창작 뮤지컬로 초연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극의 내용은 갑작스럽게 부친을 잃고 어머니마저 숙부와 재혼해버린 비극 앞에 선 ‘햄릿’(홍광호)이 인생에 회의를 느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과 복수를 감행해야 하는 햄릿은 자신의 운명에 괴로워하며 삶과 죽음, 정의와 불의, 선과 악, 실체와 허구에 대해 고뇌한다.
 
어둡고 비극적인 서사가 돋보이는 원작과 달리 <햄릿: 얼라이브>는 1막에서 공개되는 속도감 있는 ‘나 그대를 따르리라’, ‘복수를 해다오’, ‘수녀원으로 가’, ‘죽음의 서곡’ 등의 넘버 등을 통해 각 인물의 심리 변화를 조명해 새로운 흥미를 더한다. 
 
본문이미지
사진제공=CJE&M, 로네뜨


특히 ‘클로디어스’(양준모)를 처단하기 위해 햄릿은 아버지의 죽음을 암시한 장면을 담은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은 이 작품의 백미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햄릿의 몸부림과 불안해하는 클로디어스의 심리전은 극장 안을 숨죽이게 한다.
 
햄릿과 더불어 눈에 띄는 캐릭터는 ‘거트루드’(김선영)다. 그동안 햄릿의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가 주로 다뤄져 거트루드의 이야기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남편을 떠나보낸 뒤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그의 동생을 남편으로 맞이한 거트루드. <햄릿:얼라이브>는 거트루드의 솔로곡을 통해 한 여자이자 어머니로서의 거트루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에 크게 할애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작품에서는 햄릿과 클로디어스, 거트루드뿐 아니라 누군가의 죽음에 아프고 괴로워하는 모두를 조명한다. 햄릿의 연인 오필리어(정재은)와 그의 아버지(최석준), 오빠 레어티스(김보강)까지 말이다.
 
특히 홍광호, 양준모, 김선영 등 무대에 혼자 서있어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들은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 연기력으로 극을 소화해낸다. 특히 엄청난 양의 대사, 복잡한 감정선 등을 표현해야 하는 '햄릿' 역할은 배우에게 고난도 도전이다. 주인공 '햄릿' 역에 더블 캐스팅된 홍광호와 고은성은 캐릭터에 본인 색깔을 더하며 각기 다른 목소리로 극을 이끈다.
 
3년 전 뮤지컬 본고장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진출해 폭발적 가창력을 인정받은 홍광호는 이미 2006년 중앙대 재학 시절 '햄릿'을 연기한 경험과 풍부한 뮤지컬 내공이 쌓여 숨소리에서 마저 '햄릿'으로서의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햄릿의 이야기는 정치, 복수, 사랑 등 흥미로운 많은 요소들을 담고 있지만, 그중 우리를 가장 매료시키는 것은 역시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성찰이다. 햄릿이 바라보는 세상은 두렵고, 경이롭고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반면 그 안의 자기 자신은 한 줌의 흙처럼 작고 보잘 것 없게 느낀다. 이러한 그의 심상을 따라가다 보면 중요한 물음 하나를 만나게 된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먹고살기에도 팍팍한 요즘 이런 감성적인 사유가 사치스럽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가 만나야 할 물음이기에 이것이 곧 이 작품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햄릿:얼라이브>는 1월 28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글=시정민 기자]
등록일 : 2017-12-13 09:17   |  수정일 : 2018-02-14 19:14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자유지성광장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