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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릴러인지, 시대착오인지...영화 <치즈인더트랩>, 나만 불편해?

* 영화 내용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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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3월 14일 개봉

봄날의 캠퍼스
, 푸른 대학생들, 만화를 찢고 나온 주인공.. <치즈인더트랩>의 외피다. 그런데 포장을 뜯고 들어가면, 거기에는 꽤나 소스라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로맨스 스릴러라고 하지만, 달달하게 웃고 넘어가기엔 불편하다. 웹툰 시작할 당시 2010, <치즈인더트랩>은 광범위한 인기를 모았다.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실적으로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진 2016년에도 tvN에서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심지어 드라마와 영화의 남자 주인공 유정 선배는 같은 배우인 박해진이 맡았다. 그럼에도 20183월에 찾아온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시대착오적이다.
 
지금 한국은 #미투 열풍이 한창이다. 일상에서 수면 아래 감춰진 숱한 폭력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고통의 날들이다. 가부장적인 질서와 남성중심 사회의 조직구조에서 왜곡되어 있던 젠더 감수성과 성윤리가 깨어나는 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시기에 파스텔톤으로 무장한 <치즈인더트랩>은 그 안에 무시무시한 내용을 무성의하게 잘라 놓았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그 무감함에 눈을 질끈 감고 싶은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무심하게 묘사되는 섬뜩한 순간들
 
먼저 영화 속에서 여자 주인공인 홍설(오연서)가 싫다는 거절의 의사를 표했음에도, 손목을 거칠게 잡아당겨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가거나, 완력을 이용해 벽이나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붙이는 내용이 여러 번 나온다. 이 정도는 약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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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원작 웹툰이 시작된 건 2010년이다
 
홍설 뿐 아니라 여러 여학생들이 오영곤이라는 스토커의 표적이 된다. 그는 여성의 집을 알아내 검은 밤 그 앞에서 기다리고, 상대의 스케줄을 알아내 늘 따라다닌다. 이런 행동이 여성에게 얼마나 큰 공포가 되는지 영화는 가볍게 그린다. 오히려 이에 대해 항의하는 여학생을 주변에서는 유난하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심지어 오영곤은 자신을 거절하고 다른 이와 교제하는 홍설을 헤프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그의 신상을 야스타그램이라는 조건만남에 유포한다. 이를 보고 홍설과 그의 친구를 찾아온 남자들이 이들의 숙소 앞에 그득하다. 이는 범죄다. 그럼에도 영화는 남자친구인 유정이 바래다주는 장면으로 해결한 듯 넘어간다.
 
한 술 더 떠서 오영곤은 몰래 카메라가 장착된 안경을 쓰고 다닌다. 이성 친구와의 잠자리 몰카와 나체 사진도 동의없이 찍고 올린다. 그의 방은 이런 하드웨어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그는 캠퍼스 생활을 무리없이 즐긴다. 고작 백인호(박기웅)가 (먼저 홍설을 때린) 그를 고깃집에서 때리는 장면이나 백인하(유인영)가 나타나 그에게 망신을 주는 것으로 복수를 한 것처럼 그리는데, 백인호와 백인하의 복수의 방식도 왜곡돼 있다. 특히 백인하의 복수는 여성이 사심을 가지고 이를 악이용한다는 가해자의 논리를 부추기는데 이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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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시대에 나온 시대착오적 영화
 
뒤이어 빨간 벽돌의 정체까지 나타나면 이것이 로맨스 스릴러인지, 여성 혐오 영화인지 분간이 어렵게 된다. 그에게 씻을 수 없는 봉변을 당하는 여성들도 영화에 여러 차례 나온다. 화장실에서, 길거리에서, 기숙사 엘리베이터에서.. 빨간 벽돌은 이유 없이 여성에게 언어 폭력을 가하고, 실제로 벽돌로 찍거나 발로 차는 등의 구타를 해 이들을 피투성이로 만든다.
 
그런데 이 피해자들은 다시 햇살이 내리쬐는 병원에서 밥을 먹고 수다를 떤다. 비현실적인 현실인식이 유감스럽다. 이 모든 게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로맨스를 위한 장치라고 생각했다면, <치즈인더트랩>은 심각한 덫에 걸린 영화다. #미투 시대에 나온 시대착오적인 영화를 굳이 이 시기에 보아야 할까. 마침 오늘(38)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등록일 : 2018-03-08 15:17   |  수정일 : 2018-03-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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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 2018-03-22 )  답글보이기 찬성 : 5 반대 : 3
좋은 기사에 그나마 속이 풀렸는데 댓글 상태는 처참하네요. 영화가 시대착오적인 것은 제작자의 기만이지 여자들 문제가 아니죠. 여자들이 시대를 역행하는 썸타기를 바랐다면 미투가 왜 이렇게까지 커졌겠어요? 이런 기사에도 불구하고 여자 탓하는 기적의 뇌피셜에 감탄하고 갑니다∼
이병곤  ( 2018-03-15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1
보통 남자들에게는 "[넌 내여자야!]했다가 me too 당한다."로 여기는 풍조가 생기는 판에.. 여자들은 me too를 벌이면서 연애에서는 남자가 [넌 내여자야!]하면서 키스해오기를 기다리는..
이병곤  ( 2018-03-15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1
영화를 선택할 때 일반적으로 선택권을 가진 사람이 여자들이라, 영화내용 자체도 여성취향을 반영해야 흥행을 타게 됩니다. 지적하신 시대착오적 영화내용이란 결국에는 집단으로서의 여성들의 시대착오적 연애관을, 정확히 말하면 시대착오적 썸타기 개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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