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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군인이고 싶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영화 <1급기밀>

*영화내용 있습니다.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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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급기밀> 스틸, 1월 24일 개봉

 
넌 우리 식구잖아
극 중에서 박대익(김상경)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다. 야전에서 뒹굴며 군인정신을 키워온 박대익은 국방부로 부임한다. 야전 군인에게 국방부로의 발령은 영전이다. 반듯한 군인이었던 대익은 국방부에서도 흔들림 없는 자세로 업무에 돌입한다. 자신을 믿어 준 조국에 대한 도리라고 믿어서다. ‘식구가 된 그에게 찾아 온 환대는 달콤하다. 고위 장성들과의 술자리와 초고속 승진, 자신 뿐 아니라 아내의 용돈도 살뜰하게 챙겨준다. 뜻밖에 찾아온 인생의 황금기에 어리둥절 하는 사이, 그도 그 뿌리깊은 관행을 나누어먹는, 식구(食口)가 된다.
 
그가 발령받은 곳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 아늑하고 따뜻한 사무실에서 올라 온 결재서류에 사인만 하면 되는 곳인데, 대익은 야전시절의 경험을 살려 현장에 뛰어든다. 직접 항공부품을 살펴 보고,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 곳에서 파일럿 강영우 대위(정일우)를 만난다. 강영우 대위는 전투기 부품 업체 선정에 의혹을 제기한다. 벌써 그의 동료 여럿이 전투기를 몰다가 사고를 당했다. 국방부는 이를 조종사 과실로 처리했다. 대익은 서류 안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으나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고 강영우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강영우 대위 역시 사고를 당한다.
 
네가 처음이었을 것 같아?  
 
사고를 서류로 접했을 때와, 눈앞에 있던 사람이 사라졌을 때의 충격은 다르다. 이번 사고 역시 조종사 과실로 처리하려는 조직과 그 조직의 내부자인 대익은 갈등한다. 자신의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의 실체를 알아서다. 그가 믿고 따랐던 군수본부의 외자부장 천장군(최무성)이게 바로 애국이라고 말한다. 큰 그림을 위해서 작은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리고 서늘하게 묻는다. “(이런 일에 문제의식을 가진 게) 네가 처음이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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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익 중령 역을 맡은 배우 김상경

조직의 내부자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치부를 들어내는 일은 내부고발인 동시에 식구를 배신하는 일이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은, 훨씬 더 잔혹한 대가를 지불한다. 대익이 지켜야 할 식구인 그의 딸은 군인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아내는 가족보다 '정의'를 택한 남편의 선택에 몸서리를 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익은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이 길의 끝에 반전이나 승리가 기다리고 있어서가 아니다. 자신이 지키는 조국과 자신의 딸 앞에 부끄럽지 않은 군인이 되는 유일한 길이라 믿어서다.
 
모든 것을 잃고도 앞으로 나아가는 대익의 군화는 기어이 숨죽이던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강영우의 산화가 대익을 움직였듯, 대익의 신념은 또 다른 이의 용기를 끄집어낸다. 이렇게 모아진 용기의 합이, 철옹성 같던 비리를 세상에 드러낸다. ‘방산비리의 다른 말은 ‘1급기밀이다. 내부에서 어떤 경로로 어떤 결정이 이뤄지는지 밖에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들이 나라와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 믿을 뿐이다. <1급기밀>은 방산비리의 일각이다.  
 
내부고발자 vs 공익제보자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 박대기 구매담당관은 외국 무기 부품을 국방부가 제작가보다 최고 4,500배의 고가로 구입해 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양심선언했다. 2002년 차세대 전투기 F-X사업의 공군시험평가단 부단장이던 조주형 대령은 국방부가 미국 내에서도 사실상 단종된 특정기종(F-15K)을 선택하는데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제보했다 2009한 해군장교의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의 시사프로그램이 방영됐다. 현역 해군 장교인 김영수 소령은 모자이크 없이 출연해 육해공군 통합기지에서 간부들이 94천억 가량을 빼돌렸다고 증언했다. <1급기밀>의 박대익은 고인이 된 박대기 담당관, 조주형 대령, 김영수 소령을 모두 합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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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홍기선 감독, 사진 오른쪽

2016129일 영화를 크랭크 업하고 1215일 세상을 떠난 <1급 기밀>의 홍기선 감독은 영화의 역할은 우선 현실을 알리고 기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인간 사회는 더욱 더 악화될 것이지만 인간성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며 영화는 바로 그러한 희망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를 안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아무거나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지는 않다던 고인의 마지막 영화 <1급기밀>124일 개봉한다.
등록일 : 2018-01-16 16:10   |  수정일 : 2018-01-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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