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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 이병헌과 박정민, 들국화같은 <그것만이 내세상>

*영화내용 있습니다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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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것만이 내세상> 1월 17일 개봉

 
<그것만이 내 세상>은 1985년 발매된 들국화 1집에 수록된 곡이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엄마 주인숙(윤여정)은 세상살이가 고단해지면 이 노래를 듣는다. 이미 오래된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면 아들 진태(박정민)가 슬그머니 다가와 옆에 눕는다. 그리고 묻는다. “엄마.. 슬퍼요?”, 그러면 엄마는 진태의 둥근 등을 쓸어 내리며 말한다. "진태, 니가 효자다..". 진태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다. 뇌기능의 장애로 사회성이 다소 떨어지고,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다만 기억이나 암산, 퍼즐이나 음악 등에서는 우수한 능력을 보이기도 한다. 엄마의 스산한 마음을 읽는 것도 여느 자식은 갖지 못한 그의 능력 중 하나다.
 
오르막 골목길에 낡은 주택, 2층에 사는 모자의 이야기는 벌써 애처롭다. <그것만이 내 세상>의 첫 장면, 집주인은 집세를 올릴테니 집을 빼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식당에서 일하며 아들을 돌보는 나이 든 어미에게 그런 돈이 있을 리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일하는 식당에 조하(이병헌)가 들어온다. 그날 내린 소낙비만큼이나 갑작스러운 손님이다. 이병헌의 조하는 어느 뒷골목에서 마주친 외로운 복서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 때는 동양챔피온이었지만, 지금은 만화방에서 자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
 
세상을 너무나 모른다고, 나보고 그대는 얘기하지  
 
<그것만이 내세상>이 신파의 모습을 하고 있는 휴먼드라마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영화는 각 개인이 살고 있는 공간과 그 공간이 말해주는 이들의 삶의 풍경을 세밀하게 다룬다. 얼핏 보기에 이들이 돌봐주어야 할 것은 어리고 여린 진태(박정민)일 것 같지만, 사실 그만큼 애달픈 얼굴을 하고 있는 건 큰아들 조하(이병헌)이기도 하다. 그는 센 척하며 상처를 숨기고, ‘에이씨!’하고 박차고 나가는 것으로 난봉꾼의 행세를 하지만 그의 성장 역시 엄마와 헤어진 중학교 때에 멈춰져 있다. 조하는 어떤 면에서 진태와 마찬가지로 어른 아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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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서 조하 역의 이병헌

이병헌은 조하가 실제 내 모습과 가장 닮아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껄렁해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헐렁하고, 별 일 아닌 일에 아이처럼 승부욕이 불타 오르는 모습이 그렇다. 서번트 증후군에 걸린 진태 역의 박정민은 사려깊다. 그는 진태가 가진 장애를 전혀 이용할 마음이 없어보인다. 자신의 연기력을 과시하거나, 섣부른 에피소드를 시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엄마, 조하, 진태의 앙상블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위치한다. 동작도 크게 하지 않으면서 밸런스를 잡는다.
 
윤여정, 이병헌, 박정민의 세대별 앙상블
 
마침내 진태가 무대에 올라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은, 지금껏 누구의 편에 서서 영화를 보았든 순연한 감동을 준다. 이 장면을 위해서 악보를 볼 줄도 몰랐던박정민은 차이코프스키 연주곡까지 직접 연주하는 신공을 보였다. 매일 손모양을 외워 5~6시간씩 연습했다고 한다. 조하가 동네 놀이터에서 복서의 몸놀림을 보여주는 장면도, 엄마가 경상도 사투리로 모성을 토해내는 순간도 어줍지 않다. 윤여정, 이병헌, 박정민은 이들의 연기를 믿고 보는이들을 배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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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진태 역의 박정민

피아니스트 한가율 역으로 특별출연한 한지민과 집주인이자 호스트 바 주인 역으로 나온 김성령도 카메오그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한지민은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30대 여배우가 역할의 비중과 관계없이 작품 안에서 의미있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데 모범사례가 될 만하다.
등록일 : 2018-01-15 13:11   |  수정일 : 2018-01-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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