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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으로 17년 만에 칸 방문 배우 설경구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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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cj엔터테인먼트

"흐흐허허허핫"
대략 이런 소리다.<불한당>의 설경구는 이렇게 웃는다. 화를 내야하는 순간에, 마음을 숨겨야하는 순간에, 심지어 총알이 폐부를 관통하는 순간조차도 그는 웃는다. 평소의 설경구는 저렇게 웃지 않는다. 영화 촬영을 마치고 나니, 한 번 웃어보려고 해도 잘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마지막 순간에 스크린 안을 부유하던 그의 웃음소리는 잔상이 길다. 슬쩍 웃으면서 설경구가 말했다.
 
“마지막에는 재호가 진짜 웃은 거거든요. 그 전에 웃은 건, 진짜로 웃은 건지 어쩐 건지 잘 모르겠어요. 나도(웃음)”
 
<불한당>의 한재호(설경구)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설경구 역시 자신의 속을 숨긴 채 극중으로 들어갔다. 대본에 쓰여 있는 말도, 재호의 진심인지 아닌지를 모호하게 표현했다. 그가 현수(임시완)에게 남긴 메시지는 한가지다.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믿어라”, 여기에는 진심은 아닐지 몰라도 일말의 진실이 담겨있다.
 
실제 설경구는 진심이 담긴 말을 한다. 자신이 한 작품이라고 해서 부풀려 말하거나, 단점을 감추지 못한다. 더하지도 빼지도 못하는성격은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과 닮아있다. 바로 그점이 설경구를 이 작품으로 이끈 힘이기도 하다. “이런 감독이라면, 거짓말은 안하겠구나싶었다고 한다. 그의 말을 빌리면 고등학교 때 공부는 안 해도 한 분야에는 뾰족한 친구들이 모인 자리는 그의 머리카락도 삐쭉 서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현장의 희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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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5월 17일 개봉

 
 
 
 
 
 
 
 
 
 
 
 
 
 
 
 
 
 
 
 
 
 
 
 
 
 
 
 
 
 
 
 
 
 
 
<서부전선>을 마치고 만났을 때는 메마른 모습이었습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촬영하느라 기름기 빠진 사내를 만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때에 비하면 <불한당>에서는 조금 살은 붙었지만, 예전보다는 날렵한 느낌입니다.
-<불한당>은 비주얼이 중요한 영화에요. 변성현 감독이 그러더라고요. 선배님은 이번 영화에서 빳빳하게 펴드리고 싶다고요. 이전 제 작품들은 제가 그렇게 폼잡고 수트입고 나오는 역할이 없어요. 이번에는 대부분 수트를 입죠. 그 옷을 입었을 때 느낌이 제대로 나길 바랐기 때문에 몸을 맞췄습니다. 손가락도 좀 가늘게 살을 빼려고 했고요.
 
아니, 손가락에 붙은 살도 살이 빠지나요?
-제 손이 좀 퉁퉁한 편이에요. 그런데 재호의 손은 그러면 안 되겠더라고요. 매일 샌드백을 치면서 손을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핸드폰 사진 속 날렵한 손을 꺼내 보여주면서) 이런 손이 되더라고요.
 
치열하지 않으면 현장이 아니다  
 
배우가 몸을 만드는 일이야 특별할 것 없지만, 유독 혹사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역도산>을 할 때도 그랬고요.
-그렇게 치열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입니다. ‘쉽게, 편하게가 잘 안 돼요. 지난 작품들 <서부전선>이나 <루시드 드림>에서 저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에 이러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인자의 기억법> 부터는 더 혹독해졌죠. 그러고 나니까, 좀 낫더라고요.
 
<불한당>에서 재호는 가끔 현장 뛰면 재밌어라는 말을 하는데요. 배우로 산지 24년이 넘은 지금도 현장 뛰면재밌습니까.
-현장이 제일 재밌죠. 현장이 재미있지 않으면 이 일을 하지 못할 거예요. 그런데 어느새 제가 현장에서 제일 큰 형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러면 오히려 큰소리를 못내요. 사람들이 영향을 받으니까요. 더 편하게 대하려고 , 동생으로 지내죠.
   
임시완 배우나 여진구 배우가 대선배인 설경구 배우와 막역하게 지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습니다.
-선배로서의 무게감 같은 건, 전혀 없으니까요.(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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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cj 엔터테인먼트

 
<불한당>에는 허준호 배우가 오랜만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형님의 등장이 반갑기도 했을 것 같아요.
-김성한(허준호)의 존재는 한재호를 더 돋보이게 해주는 인물입니다. 어마어마한 무게감을 가진 인물을 제압했다는 것만으로도 재호가 어떤 인물인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거니까요. 그런 무게감을 가진 인물이 필요했어요. 형님은 잠깐 등장으로도 그 몫을 해주죠. 온 몸에 문신을 하고 반라로 앉아있는 그 한 컷을 위해서 엄청 준비를 해왔어요.
 
애들 재미있게 노네
 
김희원 배우가 보여준 병갑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제일 건달같은 사람이 소녀같은 감성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현수와의 관계가 삼각관계처럼 비춰지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처음 만남에서 희원이가 난 경구 형만 바라볼거야라는 말을 하더군요. 그 말이 저한테 엄청난 길잡이가 됐습니다. “그래? 그럼 난 시완이만 바라봐야지그런 구도가 된 거죠. <불한당>에서 병갑은 배우가 봐도 너무 매력적인 인물이에요. 울 때는 또 처절하게 엉엉 울어요. 웃으면 안 되는데 그렇게 웃음이 나더라고요.
 
<불한당>으로 다시 칸(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가게 됐습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요.
-예기치 못한 일이죠. 17년 전에 <박하사탕>으로 칸에 갔을 때는 얼떨떨했어요. 이 레드카펫을 또 밟을 일이 있을까 싶었죠. 지금 가면 그 카펫을 밟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절절히 알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는 이 영화에 제가 많이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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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불한당 스틸

<불한당>은 현수 그러니까 임시완의 성장드라마입니다. 그럼에도 설경구가 이 영화로 성장한 부분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배우 뿐 아니라 스태프를 보면서 제가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칸에 가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 친구들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아주 인상적이에요. 콘티 하나를 짜는데도 몇 시간을 회의를 해요. 그리고 절대 양보를 안해요. 팽팽함이 있어요. 제가 원래 콘티책을 잘 안보는데 이번엔 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아주 작은 장면도 다 그려놓고 찍어요. 무대든 조명이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목숨 걸고 해요. 그러니까 영화가 만화처럼 나오더라고요. 아주 스타일리시하게. 감독이 처음에 약속했거든요. 그 약속을 지킨거죠.
 
설경구와 인터뷰를 나누면 참 독특한 기분이 든다. 이 모든 이야기를 처음 하는 것처럼 들려준다. 연이은 매체 인터뷰로 수 십 번은 했을 이야기도, 매번 새롭게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그건 아마, 순간에 진심을 담기 때문일 것이다. 질문을 공들여 듣고, 또 그만큼 공들여 대답한다. 어떤 질문도 에둘러가지 않는다. 그런 현장은 인터뷰어에게도 팽팽한경험이다.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으라는 재호의 말은 절반의 진실이다. 사람을 믿으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게 된다.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믿음직한 작품을 들고 나왔다. ‘믿고 보는이라는 흔한 말이, 흔치않게 들어맞는 영화다.
 
 
 
등록일 : 2017-05-15 17:12   |  수정일 : 2017-05-1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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