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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상상력의 무공해 영화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

글 | 신용관 조선pub 기자

▲ 사진=(주)미디어캐슬 제공
이런 상상을 해보자. 당신은 45세의 가장이다. 사랑스런 아내와 10세 아들 하나를 뒀다. 직장도 안정적이고 번듯한 내 집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당신이 췌장암 말기이며 앞으로 살날이 6개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 이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감독 미야케 요시시게, 원제 ‘ボクの妻と結婚してください’, 2016)의 도입부가 위와 같다. 경력 20년 차의 베테랑 예능 작가로 여러 인기 프로그램을 만든 주인공 ‘미무라 슈지’(오다 유지)는 말기 암과 시한부 판정에 망연자실한다.
 
똑 부러지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사려 깊은 전업주부 아내 ‘아야코’(요시다 요)에게는 차마 알리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질 사랑하는 가족 걱정에 상심에 빠져있던 남자는 우연히 웨딩업체의 광고를 접하게 되고 한 가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대신할 새로운 남편을 아내에게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 ‘황당한’ 계획이 극중에서 그럴듯하게 녹아드는 건 주인공이 우리 같은 범인(凡人)과 다른 결정적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 작가답게 세상의 여러 일들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것이 삶의 모토와도 같은 인물이다. 또한 그는 “바람을 피워도 아내와 피우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세상에서 아내를 가장 사랑하는 남자다.
 
주인공의 엉뚱한 발상은 결혼상담소를 운영하는 옛 직장 동료가 가세하면서 실행 계획으로 옮겨지고, 극진히 사랑하는 아내를 ‘재혼’시키기 위한 예능 작가의 마지막 인생 계획은 좌충우돌 여러 국면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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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반쯤에 ‘도대체 마무리를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현명하면서도 따뜻하게 결론짓는다. 원작이 탄탄한 덕분이다. 이 영화는 방송작가로 데뷔해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히트시킨 동시에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히구치 타쿠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2015년 NHK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미야케 요시시게 감독은 국내에서 지진희, 엄정화 주연의 드라마로 리메이크됐던 <결혼 못하는 남자>를 연출한 이다. 결혼에 대한 따뜻하고 유쾌한 통찰을 전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어, 이번 영화에서도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는 전 세계 어떤 요리보다도 맛있다”, “중요한 것을 서로 말하지 못하는 부부는 부부가 아니야”처럼 결혼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대사들이 쏠쏠히 등장한다. 주인공이 아내의 맞선 상대로 ‘이토’(하라다 타이조)를 낙점하는 이유도 “내 아내, 아이와 함께 맛난 빵을 먹으며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선명하게 상상됐기 때문”이다.
 
시한부 소재를 다루면서도 슬프고 무거운 전개로 흐르지 않고,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춤추는 대수사선> 시리즈로 유명한 주인공 오다 유지의 연기가 다소 과장되고, 줄거리 진행에 몇몇 억지스러운 요소가 걸리지만 영화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생애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화두로 삼아, 5월 가정의 달에 딱 어울리는 영화다. 아들에게 유서 삼아 남기는 편지에서 “돈은 버는 대로 펑펑 써라. 하지만 고급 차를 사지 말고 추억을 사라”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엉뚱한 상상력에 속절없이 콧잔등이 짠해지는 영화. 러닝 타임 114분. 5월 18일 개봉.   
[글=신용관 기자]
 
 
 
등록일 : 2017-05-12 09:41   |  수정일 : 2017-05-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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