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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이 밝히는 영화‘에이리언:커버넌트’

글 | 시정민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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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개봉과 함께 ‘SF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의 탄생’이란 평을 받았던 <에이리언>, 오리지널 연출자인 리들리 스콧 감독이 40여 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에이리언: 커버넌트>는 1979년 개봉한 1편 <에이리언>과 그로부터 30년 전 이야기를 담아낸 프리퀄 <프로메테우스>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는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식민지 개척 의무를 가지고 목적지로 향하던 커버넌트 호가 미지의 행성으로부터 온 신호를 감지하고 그곳을 탐사하기로 결정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SF 영화다.
 
<에이리언>시리즈, 전설의 역사를 새로 쓰다
 
<에이리언>시리즈의 역사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으로 시작되었다. 1979년, 당시 <에이리언>의 테스트 시사는 충격에 휩싸인 사람들이 스크린을 피해 멀찍이 뒤쪽 벽 커튼 뒤에서 얼굴만 내밀고 영화를 엿보는 상황에 이르러 좌석을 텅 비게 만들었을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공포스러운 사운드를 막기 위해 누군가 스피커에 수건을 쑤셔 넣었다는 웃지 못할 후문까지 전해진다.
 
이러한 <에이리언>은 스위스 출신의 시각디자이너 H. R. 기거의 손끝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 R. 기거는 알과 페이스허거, 체스트버스터, 제노모프 성체 등으로 이루어진 외계 생명체 주기의 초기 컨셉 작업을 맡았다.
 
처음 그의 디자인을 본 관계자들은 H. R. 기거의 작업을 극도로 반대했는데, 리들리 스콧 감독이 이러한 강력한 비전이야 말로 <에이리언>의 성공에 필수적이라고 설득했다. 나아가 리들리 스콧 감독은 H. R. 기거에게 크리처 디자인뿐만 아니라 울퉁불퉁한 바위로 이루어진 행성 표면, LV-426, 축축하고 뼈만 남은 껍질, 버려진 우주선 내부 등 에이리언 세계의 세트 구상까지 맡기게 되면서 <에이리언>을 상징하는 디자인이 탄생할 수 있었다.
 
한편, 이후 ‘에이리언2’(1986)는 1편의 분위기에 우주 전쟁이라는 스타일을 더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에이리언 3>(1992)는 심리극의 구조를 돋보이게 했던 데이빗 핀처 감독이, <에이리언 4>(1997)는 이국적인 비주얼리스트 장-피에르 주네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에이리언’과 여전사 ‘리플리’의 대결 구조를 유지한 채 각 감독들만의 스타일로 스크린에 그려졌다. 이어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에이리언>의 30년 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프로메테우스>(2012)로 복귀를 선언, 그간의 시리즈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밀을 새롭게 밝혀 나가기 시작했다.
 
2017년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에이리언>과 <프로메테우스> 사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4일 서울 영등포구 CGV 여의도에서 열린 영화 ‘에이리언:커버넌트’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 이후 등장한 세 편의 후속작에서 ‘에이리언’의 근원이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프로메테우스>로 시리즈를 부활시켜 누가 ‘에이리언’을 만들었고, 왜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고, 관객들을 계속 긴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게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그의 전작 <프로메테우스>에서 스탠리 큐브릭에 대한 그의 존경심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을 엿보게 한다. 예로 극 중 ‘에이리언’이 샤워를 방해하는 씬에서 히치콕의 <싸이코>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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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커버넌트>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한 마이클 패스벤더와 리들리 스콧 감독

인류 최후의 걸작, 새로운 A.I. ‘월터’의 등장

그간 <에이리언> 시리즈에서 A.I. 캐릭터는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로, 매 시리즈마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에이리언>에서 이안 홈이 연기한 A.I. ‘애쉬’는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외계 생명체를 지구로 가져오라는 회사의 밀명을 받고 과학 장교로 위장해 노스트로모 호에 투입, 승무원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반면 <에이리언 2>와 <에이리언 3>에 등장하는 ‘비숍’(랜스 헨릭슨)은 ‘애쉬’보다 진화된 모델로, ‘애쉬’와 달리 선한 A.I.로 묘사된다. 또한 <에이리언 4>의 A.I. ‘콜’ (위노나 라이더)은 선하고 전편들의 A.I.에 비해 보다 인간에 가까운 감정을 지닌 로봇으로 묘사된다. 이와 함께 시리즈의 프리퀄 <프로메테우스>에서는 ‘데이빗8’(마이클 패스벤더)이 안드로이드임에도 인간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며 자유를 갈망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A.I.로 등장한다.
 
이번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도 역시 A.I.가 존재한다. 바로 인류 최후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월터’로, 인간의 정서적 욕구를 제외한 모든 범위의 감정을 인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역사상 최대규모의 식민지 개척의무를 가지고 미지의 행성으로 향하는 ‘커버넌트’ 호에 탑승한 ‘월터’는 상상을 초월하는 ‘에이리언’의 위협에 맞서 목숨을 건 탈출을 시작한 선원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편, 이러한 ‘월터’는 앞선 시리즈 속 A.I.의 공통된 패턴을 벗어나 있어 시선을 모은다. 이는 ‘애쉬’(Ash), ‘비숍’(Bishop), ‘콜’(Call), ‘데이빗’(David)이라는 이름의 첫 글자가 A-B-C-D로 이어지는 규칙을 따르지 않고 ‘월터’(Walter)라는 새로운 네이밍으로 차별점을 예고한다는 흥미로운 해석이 따르기도 한다.
 
이처럼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월터’를 연기한 마이클 패스벤더는 “감정이 전혀 없고 매우 논리적으로 보이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에이리언>의 ‘애쉬’를 보면 이안 홈이 의도적으로 ‘애쉬’를 인간과 똑같이 보이도록 연기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월터’는 그와 정반대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리플리’를 잇는 새로운 여전사

<에이리언> 시리즈를 이야기할 때에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가 바로 ‘리플리’다. <에이리언>에서는 물론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강인한 여성, 여전사 캐릭터로 기억되는 ‘리플리’는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호를 타고 지구로 귀환하던 중 맞닥뜨리게 된 ‘에이리언’과 사투를 벌이다 결국엔 죽음을 맞이하고 다시 복제인간으로 되살아나기까지 네 편의 시리즈를 관통하며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리플리’에 이어 이번 <에이리언: 커버넌트>에는 새로운 여전사 ‘다니엘스’가 등장한다. ‘커버넌트’ 호에 탑승한 과학자인 그녀는 새 행성에 도착한 후 개척민들의 생명을 지속시키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희망도 잠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존재의 위협으로 인한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그녀는 점차 강인한 여전사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에이리언>을 만들었던 처음부터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시고니 위버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그는 “이번 캐서린 워터스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전통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확신하며 캐서린 워터스턴이 연기한 ‘다니엘스’가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맡게 될 역할과 의미를 기대하게 한다.
 
캐서린 워터스턴은 ‘다니엘스’에 대해 “초반에 맞이하게 된 큰 비극으로 삶에 대해 염세주의적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혼란의 상황이 다시 삶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에이리언’의 공격에 자신이 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전 시리즈를 대표해온 캐릭터 ‘리플리’와의 비교에 대해서 “두 캐릭터의 재미있는 부분은 바로 관객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견해 나간다는 점”이라고 덧붙여, 새롭게 등장하는 ‘다니엘스’의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높이고 있다.
 
메이저 영화 사상 첫 뉴질랜드 밀퍼드 사운드 로케이션

이번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장소는 바로 에이리언의 존재를 마주하는 새로운 행성일 것이다. 이 행성의 압도적인 경관은 뉴질랜드의 남섬에 위치한 밀퍼드 사운드의 협만(fjord)에서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됐다. 메이저 영화 사상 최초로 진행되는 로케이션인 만큼, <에이리언: 커버넌트>에 등장하는 새로운 행성은 비주얼만으로도 관객들에게 독보적인 아우라를 선사할 것이다. 특히 이곳은 아름다운 로케이션을 자랑하는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의 피터 잭슨 감독마저 촬영 장소로 고려했다가 지나치게 힘든 여건으로 포기한 장소이기도 해 눈길을 끈다.
 
지구와 유사한 생태를 가진 새로운 행성은 ‘커버넌트’ 호 승무원들의 개척지 임무에 부합하는 최적의 장소로, 무성한 초목과 인류의 작물인 ‘밀’이 자라나는 곳으로 그려진다. 특히 리들리 스콧 감독은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거리에 위치하며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지구와 매우 비슷한 모습일 것으로 생각했다. 여기에 스토리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추구한 그는 아이슬란드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던 전편 <프로메테우스>의 잿빛 풍경과는 대조되는 비주얼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약 40년 전 <에이리언>을 연출했을 때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들이 세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대역 배우들과 리허설 작업을 진행했다. ‘다니엘스’를 연기한 캐서린 워터스턴은 “리들리 스콧 감독은 세트 안에서 배우들이 실제 공포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어느 날 촬영을 하는데 스태프와 카메라, 마이크 등 그 무엇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문이 열리더니 갑자기 거대한 ‘에이리언’이 뛰어 들어왔다. ‘에이리언’과 마주했을 때의 충격적인 감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하며 리들리 스콧 감독과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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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에이리언>시리즈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스콧 감독은 “SF는 어떤 얘기든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다”며 “<에이리언:커버넌트>의 다음 프로젝트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다. ‘에이리언’ 시작 전의 우주의 가능성을 열어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귀띔하며 몇 편이 더 나올지에 대한 계획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을 높였다. 영화는 오는 9일 세계 최초 우리나라에서 개봉한다.
 
[글=시정민 기자]
 

 
등록일 : 2017-05-08 08:33   |  수정일 : 2017-05-0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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