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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마음으로 봐야 하는지, 열애 인정한 홍상수X김민희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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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_사진 뉴시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다
. 그와 취향의 공동체를 이루면 영화는 의미와 재미를 주지만, 그 공동체의 변두리에서는 특이점을 찾기 어렵다. 도리어 불편하다. 그 불편함의 결은 그가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는 남성관객도 남자들끼리의 술자리 대화를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 “혼자 쓴 일기장을 펴 보인 느낌이라고 했다. 실제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성은 감독, 배우, 교수, 대학원생 등이다. 대체로 학력이 높고,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한다. 여성은 그를 둘러싼 영화제 관계자이거나 배우, 남성의 선후배나 여자 친구 혹은 옛 연인으로 등장한다.
 
여성인물은 과민하거나 신경증적인 모습을 보여 남성을 곤란에 빠트린다. 남성은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고백하거나 서툴게 관계를 시도하고 이는 찌질하게 마무리 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은 여성이라기보다 남성이 바라보는 여성의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배우들이 그와의 작업을 기대한다. 홍상수 감독의 현장은 다른 영화 현장과 다르다. 대강의 시놉시스를 만든 상태에서 대사는 당일 아침에 나온다. 의상도 대부분 배우들이 평소에 입는 옷을 가져와 입는다. 촬영현장에서 배우나 스태프는 구분이 없이 한 차를 타고 이동하고 한 팀으로 움직인다. 술자리는 대부분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홍상수, 파격을 통해 배우의 내면을 끌어내는 감독
 
취한 상태로 찍거나 찍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나온 이야기들은 다음 날 고스란히 대사가 된다. 즉흥극 같기도 하고, 다큐멘터리 같기도 한 이런 현장에서 배우들은 전에 느끼지 못한 해방감을 느낀다. 전작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자신의 얼굴과 연기를 본다. 이런 신선함과 새로움은 배우에게 쾌감을 준다. 고현정, 엄지원, 정유미, 예지원, 문소리 등 여배우들이 입을 모아 홍상수 감독과의 촬영을 고대하는 이유. 이선균, 유준상, 정재영, 김상경 등의 배우가 홍상수 감독의 부름에 즉각 응답하는 이유다. 이들은 개런티 없이 그의 영화를 위해 시간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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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촬영 후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_뉴시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 첫 영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를 찍으면서 기적을 경험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홍상수 감독님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내 모습까지 담아주는,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당시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정재영은 김민희를 유혹하는 유부남 영화감독으로 등장했다. 두 번째 작품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 유부남 영화감독을 사랑하는 여배우 영희(김민희)에 대한 이야기다. 첫 번째 작품을 찍으면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열애설이 나왔다. 그리고 두 번째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두 사람은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대사는 현장에서 대화를 통해 즉흥적으로 만들어진다
 
이 작품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민희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주신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와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그녀의 의견을 많이 듣는 편이라 대사는 홍상수만의 것이 아닌 김민희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김민희의 대사는 이렇다. “사랑을 못하니까 다들 삶에 집착하는 거잖아요. 그거라도 얻으려고. 다 사랑할 자격 없어요.” / “대머리야. 조금 벗겨졌어. 난 이제 남자 외모 안 봐. 별거 아니더라구. 잘생긴 남자들은 다 얼굴값 해. 많이 만나봤지. 나 진짜 많이 놀았어. 언니도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 “자식이 있잖아. 자식이 정말 엄청난 거더라고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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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해변에서 혼자> 3월 23일 개봉

영화 속에서 유부남 영화감독은 후회한다. 그러나 후회의 달콤함에 빠졌다고 말한다. 세인의 손가락질도 이들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어주는 조력자일 뿐이다. 시련이 강해질수록 영희는 더욱 여자다워지고, 더욱 예뻐지고, 더욱 깊이 있어 진다이는 진실을 일부 담고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보여준 김민희의 연기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살아 숨 쉰다. 일부 평단의 이야기처럼 관객을 깨우는 연기. 그런데 그의 연기가 살아 숨 쉬는 이유가 김민희가 김민희를 연기했기 때문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는 더 이상 연기의 영역이 아니다. 더구나 그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연출자는 바로 그가 사랑하는 그 감독이다.
 
홍상수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쏟아지는 질문에 신중하고 진지하게 답했다. 그러나 그의 자세는 방어적이었다. 영화와 두 사람을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겼느냐는 질문에 자전적인 영화는 불가능하다. 연출에는 미화나 왜곡이 들어가기 때문이다라는 원론적인 답으로 대신했다. 질문의 의도는 현실적이었으나, 그는 현학적인 답으로 비껴갔다. 홍상수의 인물들이 갖는 찌질함은, 현실과 정면승부를 해야 하는 시점이 왔을 때 은근슬쩍 말을 돌림으로써 출구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가 이런 장면을 여과없이 담는 것은 그의 말대로 디테일에 담긴 진실함때문이겠으나, 그 진실함의 정체는 비겁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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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 감독의 얼굴을 그리고 기다리는 영희_영화 스틸

공개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저희 둘은 사랑하는 사이(홍상수)”이며, “이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있고,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김민희)”는 두 사람을 비겁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민희가 홍상수 감독을 만나고 그와 작업을 하면서 배우로서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인생연기를 보여주었다는 점 역시 부인하기 힘들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역시 김민희를 만나, 여성의 주체적인 시선과 목소리가 담기기 시작했다. 그런 면에서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깝고’, ‘소중하며’, ‘귀한관계일 수 있다.
 
앞으로의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말 
 
그러나 그 귀한 작품이 보는 이들에게 불편함과 실소를 안겨준다면, 그것 역시 관객이 감당해야 할 몫일까. 홍상수 감독은 국민정서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반 국민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 실시간 검색어나 기사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그걸 전체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내 주위나 김민희 씨 주변의 반응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감독과 영희의 지인들은 지들은 더 잔인한 짓도 하면서 왜들 이렇게 시끄럽게 난리야. 둘이 사랑한다는데”, “할 일이 없어서 그래. 불륜이잖아라고 말하기도 한다.
 
홍상수 감독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영희, 영화예고편
 
 
홍상수 감독은 지금까지 세상 혼자 사는 사람처럼 작업해 왔다. 어느 문법이나, 어느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 예술가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그 세계 안에 김민희가 들어오자 세상은 그 둘이 사는 세상이 됐다. 김민희는 여우주연상의 수상이 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서 좋았다고 했다. 이들이 꿈꾸는 예술은 무엇일까. 사생활과 영화를 분리해달라고 거듭 요청하면서, 공식 석상에서 커플링을 끼고 생수통을 뚜껑을 열어주며 자신의 옷을 벗어 어깨를 감싸주는 이들의 행동은 어떻게 분리해야 할까. 극 중에서 영희는 카페 앞에서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노래한다.
 
보이시나요 저의 마음이 / 왜 이런 맘으로 살게 됐는지이 노래는 홍상수 감독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라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같은 마음이 든다. ‘왜 이런 마음으로두 사람을, 그리고 한 편의 영화를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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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영화제에서 두사람의 모습_뉴시스

그 '둘'이 사는 세상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라고 하면서, 구분되지 않는 두 사람을 보는 일은 어색하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영화를 찍었으니 기자들을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그의 입장과 영화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감독이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그의 말은 그때는 맞지만 지금은 틀리다. ‘지금그의 말에는 그의 작품 특유의 기만이 담겨있다.
 
그의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두 번째 영화 <강원도의 힘>등 초기작에도 그의 작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플롯은 불륜이다. 그는 삼류소설가와 유부녀의 불륜, 유부남 대학강사와 대학원생 제자의 불륜 등을 담았다. 이는 주인공들이 살고 있는 세계의 허위의식을 드러내는 일종의 장치이기도 했다. ‘당신과, 당신 자신의 이야기로 꽉 채워진 이 영화의 불륜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무래도 그와 취향의 공동체를 이루기란 어려운 일인가보다.
등록일 : 2017-03-14 14:53   |  수정일 : 2017-03-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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