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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캠핑명당을 찾아서ㅣ]희리산자연휴양림 캠핑장] 솔숲에 눈 쌓이면 겨울 캠핑의 묘미 폭발!

글 | 한형석 아웃도어 플래너   사진 | 진주 푸드스타일리스트 인스타그램 @js.treat 2019-01-29 10:03

캠핑트레일러부터 백패킹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다양한 사이트

4캠핑장은 전기가 들어오고 온수로 샤워할 수 있어 한겨울에도 따뜻하게 캠핑할 수 있다.

첫 캠핑을 시작한 지 벌써 25년이 지났다. 그간 수많은 캠핑장을 돌며 감탄도 하고 실망도 했다. 
설레며 다녔던 첫 캠핑 날의 덕유산 자락 바람소리, 지리산의 계곡소리가 지금도 귀에 선하다. 아침에 텐트 문을 열고 맞는 봄의 흙냄새, 한여름 밤 산속 추위에 떨며 마셨던 소주 한잔의 맛, 가을밤 낙엽 떨어지는 소리, 겨울에 텐트 위로 내리는 눈 소리가 그립다. 보고 있어도 그리운 것이 우리나라 자연이고 캠핑장이다. 

지난 25년간 국내외 수많은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캠핑을 했다. 이번 호부터는 처음 캠핑을 다니기로 결심한 사람이나, 가족들에게 좀더 쾌적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가장들을 위해 우리나라의 캠핑 명당을 소개하고자 한다._필자 주

1,000년 전 희리산希夷山 정상의 소나무는 당나라 배가 금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600년 전 희리산 정상의 바위는 최무선이 왜구를 무찌르는 것을 지켜본 덕으로 산 이름을 얻었다. 그 산 이름이 희리산이다(주; 希夷山, 한자 그대로 읽으면 희이산, 오랑캐를 무찔러 희망을 준 산, 국토지리정보원). 

100년 전 일본사람들이 금강으로 쌀과 모시를 싣고 떠나가는 것을 피눈물 흘리며 지켜보았는데, 2019년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은 정말 고요하고 거룩한 풍경이다.

희리산은 참 낮다. 서울의 남산만 한 정도. 그래서 오르기 쉽고, 그 안에서 쉬기도 좋다. 낮지만 그 품이 넓고 깊다. 이곳에 휴양림이 않았다면 아마도 큰 절집이 자리했을 것 같은 품이다. 희리산자연휴양림은 그래서 그 안에 79가족이 쉴 수 있는 드넓은 야영장을 가지고 있다. 언제 어떻게 와도 맘 놓고 쉴 수 있는, 마치 시골 외갓집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눈이 오는 1월, 새해의 첫 캠핑장은 희리산자연휴양림 캠핑장이다. 이곳에서 새해 첫 캠핑을 한다면, 한 해의 계획을 온전히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따뜻한 햇살이 참 좋기 때문이다.   

                 희리산자연휴양림은 눈이 오면 새로운 세상이 된다.

캠핑트레일러 세울 수 있는 1캠핑장

1캠핑장은 캠핑트레일러까지 품을 수 있는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깝고, 휴양림의 4군데 캠핑장 중 시설이 가장 좋고 편하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자리에 드넓은 하늘을 다 가질 수 있다. 바로 옆 대형주차장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주차장 때문에 탁 트인 전망은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 모두 12자리가 있는데, 어디에 자리를 잡아도 해가 잘 든다. 

한여름에 울창한 그늘은 없지만, 봄가을 겨울에는 전국 최고의 명당 캠핑장이다. 전기는 물론이고 캠핑장 중간에 있는 시설에서 깨끗한 화장실, 뜨거운 물로 샤워와 설거지를 할 수 있다. 자리 값은 좀 비싸지만 (1박에 3만2,000원) 한겨울에도 따뜻한 호사를 누리며 캠핑할 수 있다. 캠핑 초보자나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이 이용하면 좋다. 대형 패밀리 투룸 텐트나 캠핑트레일러, 캠핑카가 있다면 추천하고픈 곳이다. 

소나무 숲속에 있는 아늑한 2캠핑장 

소나무 숲속에 있는 2캠핑장은 조용하다. 계곡 옆이라 여름에 좋을 것 같지만 눈 내리는 날의 운치를 생각하면 겨울에도 놓치기 아깝다. 대신 장비가 좋아야 할 것 같다. 두꺼운 매트리스와 침낭만 있다면 나무 데크가 차고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캠핑 초보자보다 경력이 좀 된 노련한 캠퍼들에게 권하고 싶다. 37개의 자리가 있는데 모두 평평한 나무 데크로 되어 있어 캠핑하기 편하다. 특히 눈·비 오는 날 좋다. 

한여름을 제외하면 이용객들이 적어 다른 캠핑장에 비해 조용한 편이다. 주차장이 한 곳에 있지만, 캠핑장 한쪽으로 길이 나 있어서 짐을 나르기 불편하지는 않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아쉬울 것 같지만, 지척에 온수가 콸콸 나오는 샤워장과 개수대가 있어 한겨울에도 걱정이 없다. 

계곡이 바로 옆에 있고, 여름철에는 수영장이 개장해 좀 시끄러울 것 같지만 역시 한여름만 아니라면 조용한 숲속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다른 휴양림 숲속 데크 자리는 울퉁불퉁하고 경사진 곳이 많지만 이곳 캠핑장은 마치 큰 도시의 평지에 만들어 놓은 공원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많은 자전거 캠핑족들이 서울에서 서천역까지 미니벨로에 단출한 캠핑장비를 싣고 와서 이곳 2캠핑장에서 캠핑하고 간다.

           눈덮인 희리산자연휴양림 캠핑장 옆 주차장이 아이들 놀이터로 변했다.

또 다른 세상의 3캠핑장

3캠핑장은 가장 깊이 자리한다. 조용히 혼자 사색하고 싶은 캠퍼들에게 권한다. 겨울에는 잠시 닫았다가 꽃피는 봄에 다시 문을 여니, 진달래 필 무렵에 찾으면 된다. 

이곳 역시 나무 데크로 만든 20개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다른 사이트처럼 온수가 공급되는 시설은 없지만, 소박한 장비를 가져와서 자연을 만끽하기 그만이다. 3캠핑장 주변에는 농구장, 테니스장 같은 체육시설이 있어 조용한 숲속에서 아이들과 공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세상 모든 것을 잊고 데크에 누워 독서하기 좋은 캠핑 사이트가 많다. 

숲속의 오토캠핑장 4캠핑장

4캠핑장도 명당 중의 명당이다. 10자리밖에 없어 아쉽긴 하지만, 1캠핑장과 같이 캠핑카가 자리 잡을 정도로 터가 넓고 전기가 들어온다. 바로 옆에 잔디로 치장한 근사한 운동장이 있어 그 가치를 더한다. 2캠핑장에 머무는 사람들과 함께 쓰는 화장실과 샤워장은 한겨울에도 온수가 나오고, 설거지도 따뜻한 물로 할 수 있다. 

초보 캠퍼 가족이나 동계 오토캠핑을 즐기는 가족, 큰 텐트를 가진 사람들에게 권한다. 우리나라 오토캠핑장 중에서 이렇게 숲속에서 아름드리나무 옆에서 캠핑할 수 있는 곳이 몇 개나 있나 싶다. 각 사이트마다 주차공간과 나무 탁자와 의자가 비치되어 있어 짐이 많은 오토캠핑족들에게는 큰 장점. 

눈 내린 2캠핑장.

휴양림 안에서 놀기

휴양림 둘레에 걷기 좋은 숲길이 있다. 천천히 한 바퀴 걸어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날씨가 좋으면 바다도 볼 수 있다. 한 시간을 더 내면 정상까지 오를 수도 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은 천천히 걸으며 한 해 계획을 세우는 것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여름이라면 2캠핑장 앞에 있는 수영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영하기를 권하겠지만, 눈 내린 겨울에는 휴대폰 카메라라도 챙겨 눈 덮인 소나무 숲 촬영을 해보기를 권한다. 

이곳의 공식 명칭은 희리산해송자연휴양림이다. 캠핑장 주변으로 지천에 깔린 게 그림 같은 소나무다. 카메라만 대면 작품이 될 것이다. 좀더 멋진 풍경을 원하면 휴양림 입구에 있는 잔잔하고 작은 호수를 앵글에 담아 보자. 특히 겨울에 멋진 이 호수는 크지도 작지도 않아 그 운치를 더한다. 

아이들이 심심하다고 보채면 관리사무실에 목공예 체험을 요청해 보자. 사무실 맞은편에 목공예 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비용은 좀 들지만 겨울에도 따뜻한 공간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이들과 함께 곤충과 로봇을 마음껏 만들 수 있다.      

휴양림 밖에서 놀기

서천읍에 아주 큰 재래시장과 수산시장이 있다. 이곳은 정말 장보는 재미가 있다. 읍내 재래시장에는 모시떡 같은 군것질 거리를, 수산시장에서는 싱싱한 생선을 고르는 재미가 있는데, 한겨울에 가면 싱싱한 조개류들을 1만 원 정도면 어른 서너 명이 먹을 만큼 푸짐하게 구입할 수 있다. 

휴양림 근처에 신성리 갈대밭이 있어 좋은 카메라 있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고, 20분 정도 차로 이동할 여유가 있으면 국립 부여박물관과 낙화암 같은 백제 유적 투어를 권하고 싶다. 

휴양림 앞마을 길가 근사한 카페에서 그윽한 향기의 커피나 코코아를 마시며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자연휴양림이 있지만 여유 있는 분위기를 만끽하며 차와 함께 음악 감상과 독서를 할 수 있는 곳은 이곳밖에 없는 것 같다. 카페 이름은 ‘루체른’이다. 주인 내외가 친절하다는 것도 이곳의 매력 중 하나다.  

tip. 한겨울 친환경 캠핑을 위한 팁

한겨울 캠핑의 친환경 포인트는 딱 하나. 설거지를 줄이는 일이다. 찬물에 설거지를 하면 세제도 많이 쓰게 되고, 설거지도 힘들다. 따라서 어느 계절보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음식재료는 남지 않게 준비해 미리 손질해 놓고, 끓이기보다 볶음이나 튀기는 요리를 해서 마지막에 키친타월을 이용해 물 없이 설거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리고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먹고 남은 국물을 아무데나 버리는 것이다. 모든 국물엔 소금기(나트륨)가 들어 있어서 버릴 땐 잘 모르겠지만, 이것이 쌓여 봄에 풀이나 나무가 죽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따라서 건더기부터 먹고, 국물은 화장실 변기 안에 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추천캠핑요리>

조개버터와인찜

요리방법이 따로 필요 없다. 그저 화이트 와인과 서천시장에서 장 본 조개와 홍합 그리고 약간의 버터만 있으면 된다. 한겨울에 캠핑장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가 아닐까 한다. 와인 반 병, 물 반 병에 해감한 조개와 홍합을 넣고 버터를 추가해 10여 분 끓이기만 하면 된다. 그 향기만으로도 주변 캠퍼들의 부러움을 사게 된다.

먹고 난 후 조개껍질만 따로 모아 집으로 가져가서 버린다면 완벽한 친환경 요리가 된다. 참고로, 조개껍질은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므로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 버린다.

              

닭침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말이 필요 없는 요리다. 읍내 시장에서 뼈를 발라낸 닭 정육을 구입해서 밑간만 해서 프라이팬에 굽고, 어느 정도 익으면 대파를 숭숭 썰어 넣어 살짝 익히기만 하면 된다. 그 향기와 모양만으로도 술을 부르는 요리지만, 간을 좀 더 하고, 약간의 소스를 곁들이면 훌륭한 밥반찬이 된다. 미리 손질한 파를 사용하고 뼈를 발라낸 정육을 사용하면 버릴 것이 없는 친환경캠핑요리가 된다. 다 먹은 후 프라이팬만 키친타월로 닦아 내면 추운 겨울날 설거지하러 가는 번거로움도
월간산 1월호
등록일 : 2019-01-29 10:03   |  수정일 : 2019-01-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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