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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 다시 열린다’<2>북한의 명산, 금강산]
한반도 넘어 동북아 최고 명산, 금강산

글 | 서현우 월간산 기자

남성적인 외금강·여성적인 내금강 산수미 극치
"금강산 관광 재개 2019년 2월 이후 급물살 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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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금강 관광 지구의 험준한 봉우리. 사진 Anton Ivanov/shutterstock.com.

 ‘금강산 1만2,000봉은 순전히 돌로 된 봉우리요 돌로 된 구렁이며 순전히 돌로 된 폭포다. 여기에 높이 솟은 산꼭대기와 깊은 못까지 모두 하나같이 돌이니, 이런 곳은 천하에 둘도 없다. (중략) 만폭동 안으로 들어가면 마하연摩訶衍과 보덕굴普德窟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 그 솜씨는 신神의 조화나 귀신의 솜씨이지, 도저히 사람의 솜씨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중략) 1만 봉우리가 하얗고, 물과 돌, 못과 골이 굽어 기이하고 교묘해서 이루 다 기록할 수 없다. 이곳에는 옛날부터 뱀과 범이 없어서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마땅히 나라 안의 제일가는 명산이라 할 것이다. 고려에 태어나기를 바란다는 말이 헛된 말이 아니다.’ - <택리지> 인용
 
다종다양한 형세로 이칭도 많아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1690~1752)은 <택리지>에서 금강산을 “나라 안의 제일가는 명산”이라 평하고 동시에 “고려에 태어나기를 바란다는 말이 헛된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확하게는 ‘고려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 번 보는 것이 소원願生高麗國 一見金剛山’이라는 구절이다. 지금도 영랑봉 등 봉우리의 이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듯, 이미 금강산은 삼국시대부터 신라의 화랑들이 유람하는 등 성산으로서 숭앙의 대상이 됐었다. 그런데 이 구절에 따르면 적어도 고려시대부터 금강산이 타국에서도 명산으로 인정받은 사실이 엿보인다.
 
정확한 원문을 찾을 순 없지만 이 말을 남긴 사람은 다름 아닌 중국 북송대의 제1의 시인 소동파蘇東坡(1037~1101)라 전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같은 구절이 나온다. 이에 따르면 태종은 재위 4년에 “중국의 사신이 오면 꼭 금강산을 보고 싶어 한다. 중국에는 ‘고려에 태어나 한 번만이라도 금강산을 직접 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하고 물었다고 한다. 실제로 태종 때 중국사신 황엄黃儼, 고득高得 등이 금강산을 다녀간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 전기로 넓혀 보면 명나라 사신 17명과 일본의 대마도 사신 1명이 금강산을 다녀간 것으로 나타난다. 일본의 사신이 1명밖에 다녀가지 못한 것은 지리 정보 유출을 우려해 대부분 유람 요청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당시 금강산으로 가는 여정이 통상 6일이나 걸렸음에도 사신들의 금강산 유람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사신들의 금강산 유람에 소요되는 경비로 인해 강원도 지방 재정이 파탄 날 지경의 폐해가 생겼을 정도였다고 한다. 고대로부터 금강산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시아의 국제적인 명산으로 인정받은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예로부터 금강산을 수식하는 말은 무수히 많다. 문화사학자 신정일씨에 따르면 옛 사람들은 2대 명산으로 백두산과 금강산을 꼽았다. 백두산을 산의 성자聖子라고 했고, 금강산을 일컬어 산의 재자才子라고 했다고 한다. 즉 성스러운 산의 으뜸은 백두산이고, 기이한 산의 으뜸은 금강산으로 본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리산, 한라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 중 하나였으며, 백두산, 묘향산, 삼각산, 지리산과 함께 우리나라를 수호하는 오악五嶽 중 하나로 동악東嶽이라 불리며, 정신적·종교적 숭앙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외에도 북한의 5대 명산, 조선팔경 등 탐승의 대상으로서도 항상 첫 손에 꼽혔다.
 
‘금강’이라는 말은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 ‘해동에 보살이 사는 금강산이 있다’고 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금강산이 문헌상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화랑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금강 대신 개골皆骨, 풍악楓嶽, 상악霜岳 등으로 기록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다르게 부르기도 한다. 봄에는 온 산이 새싹과 꽃에 뒤덮이므로 금강이라 하고, 여름에는 봉우리와 계곡에 녹음이 무성하므로 봉래蓬萊라 하며, 가을에는 모든 봉우리가 단풍으로 곱게 물들기 때문에 풍악, 겨울이 되어 나뭇잎이 지고 나면 암석만 뼈처럼 드러나므로 개골이라 부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오랫동안 산 기운과 안개로 인하여 아롱지게 섞이고 어리어 눈(설雪)빛 같다. 산 이름을 개골이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금강산이 다양한 이름을 가진 것은 불교의 성산이자 한국적 산수미의 극치를 담은 명산으로서 풍부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옛 선조들이 남긴 유람록도 우리나라 산 중에 가장 많은 170여 편에 이르며, 이는 두 번째로 많은 지리산유람록(100여 편)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백두대간의 한가운데 놓여 있는 금강산金剛山(1,638m)은 강원도의 회양~통천~고성 3개군에 걸쳐 있으며, 면적은 약 160㎢에 이른다. 크게 동쪽의 외금강과 서쪽의 내금강으로 구분된다. 동남쪽의 신新금강, 속금강과 동해의 해금강을 추가해 5개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17세기까지 저술된 금강산유람록을 토대로 살펴보면, 금강산 유람에 나선 인물 32명 중 내금강으로 입산한 유람객은 19명이며, 외금강으로 입산한 유람객은 13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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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탐승을 시작하는 관광객들. 사진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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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은 절리가 쉽게 발달하고 풍화침식이 쉬운 흑운모화강암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곳곳에 깊은 골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nndrln/shutterstock.com.
 
여성적인 내금강, 마의태자 전설도 전해
 
내금강은 능허봉凌虛峰(1,456m), 영랑봉永郞峯(1,601m)과 옥녀봉玉女峰(1,424m)에서 주봉인 비로봉毘盧峰(1,638m), 월출봉(1,580m), 일출봉(1,552m), 내무재령, 차일봉遮日峰(1,529m), 외무재령, 방광대, 수광대로 이어지는 산주능선의 서쪽 일대를 말한다. 내설악의 계곡미가 뛰어나듯 내금강도 동금강천 본류와 지류를 끼고 준봉군과 계곡이 어울려 수려한 계곡미를 자랑한다. 산봉 계곡에는 활엽수인 졸참나무 수림이 우거지고 장안사 부근의 전나무숲은 울창해 심산유곡의 아름다움을 더한다고 한다. 
 
예로부터 내금강 탐승의 출발지는 단발령이었다. 대부분의 금강산 유람록에서는 단발령을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고개로 여겼고, 단발령을 넘어선 순간 금강산 유람이 시작된 것으로 간주했다고 한다. 또한, 이곳은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하자 금강산에 들어가 마麻로 된 옷을 입고 일생을 마쳤다’는 마의태자의 전설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일설에 단발령斷髮嶺이란 이름이 마의태자가 이 고개에서 삭발했다고 해서 유래된 것이라 하기 때문이다.
 
단발령을 넘어서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곳 중 유명한 곳이 장안사다. 장안사는 신라시대 때 창건된 대가람이다. 신라 법흥왕 때 창건되었다는 설과, 고구려의 승려 혜량惠亮이 신라에 귀화하면서 왕명으로 창건하였다는 설이 있다. 이때 비로전을 짓고 비로자나 철불鐵佛을 봉안했으며, 대장경을 절에 보관했고 오층탑을 세웠다고 한다. 한국전쟁 중 폭격을 입어 현재는 터만 남아 있다.
 
장안사에서 명경대 방향으로 나아가면 마의태자의 전설이 더 이어진다. 조선 후기 문신 이헌경(1719~1791)의 <간옹문집>에는 ‘장안사에서 옥경대玉鏡臺로 들어가면 왼쪽에 절벽이 있는데 이 절벽을 명경대明鏡臺라 한다. 이 밑으로는 황천강黃泉江이 흐르고, 물 위쪽에 돌로 쌓아올린 옛 성이 있어 성문은 겨우 사람이 출입할 만한데 이 문을 지옥문이라 부른다. 신라가 망할 때 마의태자는 수행자와 같이 이 안에서 살았고, 지옥문 안에 있는 영원암靈源庵에서 일생을 마쳤다’는 기록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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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내금강. 사진 조선려행사.

남성미 넘치는 준봉군의 외금강
 
내금강을 흐르는 북한강 상류의 하천들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나, 외금강의 하천들은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해 침식작용이 활발해 산세의 험한 정도나 골짜기의 깊은 정도가 훨씬 뛰어나다. 이에 외금강을 남성미가 넘치며 웅건수특雄健秀特하다고 한다. 손경석 선생은 월간<산> 기사에서 외금강을 이렇게 묘사한 바 있다.
 
‘외금강은 주봉인 비로봉에서 북쪽으로 뻗어 상등봉, 오봉산으로 이어지고, 다시 동쪽으로는 세지봉, 문수봉, 천불산을 연이어 솟구쳐 놨다. 비로봉에서 월출봉, 채하봉으로 에워싼 산릉구역으로 관음연봉, 세존봉, 그리고 그 유명한 집선봉 등의 수봉들이 백아 모양으로 연달아 솟고, 그 사이를 온정천, 신계천의 본지류 등이 흘러 곳곳에 비폭과 급류가 장관의 경치를 보여 준다.’  
 
외금강 지역의 산악미를 대표하는 구역은 만물상 구역이다. 깎아지른 층암절벽과 온갖 모양을 나타내는 기암괴석들이 특이한 경치를 보여 주는 만물상을 비롯해 골짜기인 한하계, 만상계 등 명승들을 포괄한다. 온정리에서 영웅고개인 온정령으로 가는 자동차길을 따라 12㎞ 올라가면서 한하계, 만상계와 그 주변의 이름난 곳들을 보고 만상정에 이르러 서북쪽으로 꺾어들어가면 만물상 입구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부터 천선대, 세지봉까지가 이 구역에 속한다.
 
북한에서 2004년 발간한 <금강산 개관>에 따르면 ‘한하계는 골짜기마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들, 계곡의 수정같이 맑은 물, 천연조각미를 자랑하는 기암들이 울창한 나무숲과 잘 조화되여 한폭의 그림과 같다’고 한다. 또한 만물상에 대해서도 ‘수십 길, 수백 길 솟고 솟아 서로 키돋움하는 봉우리와 절벽에 소나무와 잣나무들이 듬성듬성 서 있고 그 사이 사이에는 넓은잎나무들이 섞여 자라는데 봄철에는 온갖 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온산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 속에 흰 바위들이 우뚝우뚝 솟은 아름다운 화폭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여기서는 또한 사람들이 이름 지어 부르는 모든 물체들을 거의 다 찾아볼 수 있다. 세상의 기묘한 바위들이 여기 다 모인 듯 특이한 산악미를 보여 주고 있다’고 자세하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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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곳곳에는 작은 못과 소가 즐비하다. 사진 Matej Hudovernik/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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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의 해돋이. 사진 조선려행사.

“자본은 이미 금강산으로 향하는 중”
 
한편, 통일부 및 여행업계 등 금강산 관광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2019년 2월 이후 금강산 관광 재개가 본격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향후 국내 및 국제 정세에 따른 예측이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자신의 예측을 들려줬다. 
 
“금강산 관광 재개는 현재 미국이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2019년 2월부터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의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갑니다. 이들은 트럼프가 취해 온 대북노선을 견제할 공산이 큽니다. 또한, 2020년에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어요.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바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으로서는 2019년에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자 할 겁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도 2020년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이자 김정은 위원장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마무리되는 해”라며 “북미 양국 내부에 정치적 소요가 있기 때문에 2019년 초부터 어떤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내부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과거에 금강산 관광 상품 판매 대리를 맡은 바 있었던 한 여행업 관계자는 “조선금강산국제여행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금강산’에 ‘금강산백화점투자안내서’가 올라왔다”고 제보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의)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해 왔다. 
 
해당 안내서는 금강산의 특산물과 기념품, 무관세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에 3층 규모의 백화점을 짓기 위한 투자 모집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또한, 이 여행사는 앞서 2018년 11월 24일 ‘온정상업봉사구역투자안내서’라는 글을 올려 투자를 모집한 바 있었다.
 
또한,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가 2018년 12월 10일 금강산에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는 아난티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기대감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에 참여했던 한 야권 인사는 “북측 관계자들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몹시 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다음에 다시 오게 될 때는 평화 분위기 속에 느긋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등록일 : 2019-01-0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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