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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달맞이]
전국 ‘달을 품은 산’에서 달맞이 하자

글 | 서현우 월간산 기자   사진 | 조선일보DB 자료 국토지리정보원

월月자 들어간 산 98개… 농경문화와 달은 특히 관련 있어

달맞이는 정월 대보름과 한가위에 행해진 우리의 전통적인 기복祈福 풍속이다. ‘남들보다 먼저 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것이 길하다’ 해서 높은 곳에 올라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삼국사기>권43 열전 김유신조에 ‘8월 보름에 왕이 월성月城 산 위에 올라 경치를 바라보며 시종관들과 함께 주연을 베풀고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달맞이는 수천 년간 이어진 풍습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이 왜 달맞이를 즐겼으며, 달은 우리 민족과 어떤 관련을 갖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점은 우리 민족의 농경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우리 민족이 농경 생활을 시작한 이래 달의 주기를 삶의 주기로 삼았다. 농경을 기본으로 했던 우리 문화는 달을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삼았다.
 
음양사상에 의하면 태양을 양陽으로 남성으로 봤고, 달을 음陰으로 여성으로 인식했다. 따라서 달의 상징적 구조는 달-대지-여성으로 표상된다. 따라서 대보름은 풍요의 상징적 의미로 자리매김 한다.  
 
따라서 정월 대보름은 농사력의 시작이었으며, 한가위는 한 해의 농사력을 마무리하는 보름날이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을 소생의 상징물로 여기는 믿음이 발생해 풍작을 달에 기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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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국 곳곳에서는 달맞이와 아들 출산이 연결된 전승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지역에서는 높은 산에 올라가 달에 절을 하고, 남보다 먼저 달을 보면 첫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전승이 내려오고 있다. 전남 지역에서는 달맞이 할 때 아들이 없는 집의 사람이 먼저 달을 보도록 양보하기도 했다.
 
이처럼, 달과 산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산은 달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장소다. 일부 학자들은 ‘산’의 옛말은 ‘달達’이었고, 이 달이 달月이 돼 산 이름에 남은 경우들이 많다고 주장한다. 삼국시대 우리말을 한자로 옮긴 이두 표기법이 발달하면서 생긴 흔적이라는 해석이다.
 
물론 이러한 설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조상들에게 산은 오래전부터 실제적인 생활의 터전이자, 농사에 직결되는 하늘에 맞닿은 정신적 장소였음은 확실하다. 상고대사회에 보편적인 천신天神·일월日月신앙이 전개된 장소가 바로 산이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강화도 마니산의 참성단, 태백산 천제단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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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정상에서 바라 본 상계동 아파트촌 위로 달이 떠올랐다.

태양과 달을 전부 숭배했지만, 산 이름에 날 일日자보다 달 월月자가 들어간 산들이 더 많다. 국토지리정보원이 2018년 3월 발표한 남한의 산 7,414개 중 月자가 들어간 것은 총 98개로, 日자가 포함된 산이 29개인 것에 비하면 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앞서 언급했듯 양력이 아니라 음력을 생활력으로 채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적으로는 전남이 26개로 가장 많았고, 충남 17개, 경남 13개, 강원 10개, 경북 9개, 경기 5개, 충북전북 4개, 제주울산 3개, 인천광주부산세종 각 1개다. 대부분 동네 뒷산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저산지이며, 산의 밀도에 비해 개수가 많은 전남충남경남 등 과거 곡창지대였던 평야나 도시와 인접한 것으로 볼 때, 농사를 짓던 옛 조상들이 이 산에서 달을 맞으며 풍작을 기원했으리라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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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달 지명 있어도 달과 관련 없을 수도
 
그러면 산 지명에 붙은 달(월)은 전부 달을 의미했을까? 그 유래가 전부 달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영암 월출산의 경우를 보자. 월출산은 <삼국사기>에 월나악月奈岳, <고려사>에는 월생산月生山으로 소개된다. 조선시대 들어서 <신증동국여지승람>과 <택리지>에 월출산으로 바뀌면서 현재에 이른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월출산을 외화개산, 소금강산, 조계산, 금산, 금저산, 천불산, 지제산, 월산, 보월산, 낭산 등으로 불렸다. 지명이 총 13개나 된다. 이름이 많으면 사연이 많다. 특히 외화개산은 평야에서 우뚝 솟은 암벽 봉우리가 구름에 가린 모습이 마치 꽃봉우리를 덮은 형상 같다고 해서 명명됐다. 이와 같이 월출산의 월은 달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구름 속에 솟은 암벽, 즉 돌의 어원을 가지고 있다 한다.
 
우리말의 근원인 알타이 고어나 고구려어에서 달은 ‘높다’나 ‘산’의 의미를 나타내거나 돌石의 어원과 같다고 한다. 그렇다면 월나악과 월생산은 구름 속에 바위나 돌을 낳은 큰 산이란 의미인 것이다. 실제 월출산은 항상 구름이 잔뜩 끼어 정상을 보기 쉽지 않다. 실제로 영암 주변에 ‘월’과 관련된 지명은 많지만 실제 달과 관련된 전설이나 설화가 거의 없다. 이로 볼 때 ‘월’은 달과 관련 없다고 볼 수 있다.
 
월악산도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하여 월악이라고 명명됐다고 전한다. 이와 같이 달과 관련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돌로 이뤄진 산’이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반면 영양의 일월산은 전형적으로 달과 관련된 산이라고 판단된다. 일월산은 전형적인 흙산이면서 신도 여신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일월산 주변에는 달과 관련된 전설이나 여신과 관련된 전설이 현존하고 있다. 실제 일월산 정상에서 달을 맞이하면 매우 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외에 월대산, 월성산 등은 조선시대 봉수대로 사용했으며, 사방이 확 트여 달이 훤하게 밝은 산에 주로 사용했다. 이 산의 이름들은 달에서 유래된 사실이 명확히 파악된다. 진주의 월아산도 일명 달음산이라고도 해, 달과 관련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월이산月伊山은 달이산이라고도 하며, ‘달이 떠오르는 산’이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산세도 달처럼 둥근 모양이다.
 
실제 달과 관련된 산에서는 예로부터 달맞이 놀이나 행사를 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반면 월출산과 월악산같이 바위와 관련된 산은 달과 관련한 흔적이 유무형 어느 것도 찾기가 쉽지 않다.
 
어쨌든 정월 대보름에서 시작해서 팔월 대보름, 즉 한가위에서 마무리하는 농경문화는 두 대보름이 가장 큰 절기 중의 하나로 꼽힌다. 추석, 팔월 대보름을 맞아 모처럼 달맞이 산행이나 가볼까.  
출처 | 월간산 587호
등록일 : 2018-09-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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