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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용문산, 용龍의 내력과 고승의 덕풍지광이 넘치는 산

글 | 박정원 월간산 편집장   사진 | C영상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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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이름은 미르에서 유래한 ‘미지산’… 용계골 등 사시사철 물 마르지 않아

용계골, 조계골, 치마골 등 사시사철 계곡마다 물이 마를 날이 없다. 여름철 피서객도 만만찮게 찾는다. 경기도 내에서 화악산, 명지산 다음으로 높고 산세가 웅장하다. 고산다운 풍모를 지녀 주변에 유명산·중미산·어비산·봉미산·중원산을 거느리며 남쪽으로는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흑천, 북쪽으로는 북한강 지류인 홍천강으로 계곡물이 합류한다. 그 산은 바로 용문산龍門山(1,157m)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용문산은) 다른 이름은 미지산彌智山인데 (양근)군 동쪽 33리 되는 곳에 있다. 또 지평현砥平縣에 있다’고 나온다. 지평현 편에는 ‘미지산은 현 서쪽 20리 되는 곳에 있는데, 곧 용문산이다’고 전한다. 용문산의 옛 지명이 미지산이라는 것이다. 같은 책 불우佛宇 편에는 ‘용문사龍門寺는 미지산에 있다. 산을 용문이라고 일컫는 것은 이 절 때문이다. 절에 이색의 <대장전기大藏殿記>가 있다. 이색의 용문사 <중수기重修記>에 지평의 용문산은 세상이 아는 바인데, 그 이름은 미지이다’고 기록돼 있다. 허목의 <기언>권28 ‘미지산기’나 이만부의 <지행록> ‘미지산조’에도 ‘미지(용문)산의 상봉(정상)은 가섭봉이라 불리었고, (후략)’으로 소개돼 있다.
 
용문산이란 지명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선 미지라는 의미를 알아야 한다. 불가佛家의 설에 의하면, 미지는 ‘고승대덕들의 덕풍지광德風智光이 미만彌漫해 있다’는 뜻이다. 쉽게 풀면, 고승들의 덕과 지혜가 넘쳐흐르는 산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왜 미지산이 용문산이 됐는가’라는 점과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다른 의미를 찾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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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 능선이 마치 용의 등 같이 넓게 뻗어 있다.

 미지는 순 우리말 미르에서 변한 것이며, 미르는 용이란 뜻이다. 용문산 지명유래의 결정적 단서다. 조선 세조 4년(1458)에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는 <용문사기>에 의하면, ‘용문사 왼쪽 마당바위 방면으로 오르는 계곡인 용계상에 위치한 용각석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두 석봉이 우뚝 서서 좌우로 서로 마주 대하며 자연석인 석문을 이루고 있는데, 절 이름은 바로 이 용각석이란 바위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이 용각석 아래쪽에 있는 5개 바위 남쪽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대가람이 바로 용문사이다’고 나온다.
 
따라서 용문산은 고승들의 덕과 지혜가 넘쳐흐르는 동시에 용의 유래를 가진 중의적 의미를 지닌 산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미지란 지명이 불교에서 유래한 사실로 볼 때, 불교가 융성했던 신라나 고려시대에 이미 지명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신라 말 최언위(868~944)가 기록한 <고려국미지산보리사대경대사현기탑비> 비문에도 미지산에 대한 기록이 등장한다. 따라서 신라시대부터 용문산보다 미지산으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천연기념물 제30호 은행나무가 있는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913) 대경대사가 창건했다는 설과, 신라 진덕여왕 3년(649)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진성여왕 6년(892) 도선국사가 중창했다고도 하며, 신라 말 경순왕이 직접 절을 창건하고 은행나무를 심었다는 설도 전한다. 동양에서 제일 큰 은행나무는 수령이 1100~1300년가량 된다. 이 은행나무도 또한 의상조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라고도 하고, 원효대사가 창건 후 중국에 갈 때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달래지 못하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지팡이를 꽂은 것이라는 설도 전한다. ‘대경대사탑비’가 전하는 사실로 봐서 신라 신덕왕 때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용문산이 이 정도 내력을 가진 명산인 줄은 미처 몰랐다. 단순히 계곡이 많아 여름 피서객이 많이 찾는 산으로만 알고 8월의 명산으로 소개하기 위해 한국고전종합DB 등 여기저기 문헌을 뒤져보고서야 비로소 명산 중의 명산 용문산을 제대로 알게 됐다. 몰라봐서 미안하다, 용문산아!
출처 | 월간산 586호
등록일 : 2018-09-03 09:53   |  수정일 : 2018-09-0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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