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FUN | 여행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전라도의 산, '흑석산' 월출산에 전혀 밀리지 않는 검은 바위산

글·사진 | 김희순 광주샛별산악회 회장

호미동산 칼날능선 스릴 만점, 위험하여 보조로프 준비해야

흑석산黑石山(650m)은 영암군 학산면과 해남군 계곡면의 경계를 이룬다. 비가 오면 바위가 검은빛을 띤다 하여 흑석산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흑석지맥의 선봉장인 별뫼산(별매산 455m)과 가학산加鶴山(577m)까지 가세하고 있어, 마주보고 있는 월출산(808m)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해남 계곡면에서 바라보면 암릉이 웅장해 월출산으로 착각할 정도다. 특히, 호미동산(581.5m) 암릉은 설악산 용아장성 못지않게 스릴 넘친다. 5월 초에는 가학산에서 가래재로 이어지는 능선이 철쭉으로 천상화원을 이룬다.

흑석산과 가학산, 별뫼산은 경계가 모호하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성전면사무소 방면에서 접근할 때 초입지에 해당하는 별뫼산은 성산星山이라고도 부른다. 훌륭한 별식別食이다. 이곳에 오르면 월출산 남쪽 전 구간을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다.
 
본문이미지
1 별뫼산 350m봉 부근의 전망바위. 전망바위란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전망대다. 2 별뫼산의 10m 바윗길. 고도감이 있지만 고정로프가 있어 크게 어렵지는 않다.

별뫼산 정상 직전에 있는 전위봉前衛峰 암릉은 지네 한 마리가 능선을 기어오르는 모양이다. 집게바위, 거인바위, 두꺼비바위 등 풍화작용에 의한 화강암 토르tor가 잘 발달되어 있다. 제전마을 입구 버스승강장 옆에 산행개념도가 있다. 마을 통과 후 3분 정도면 부러진 이정표가 있고 우측으로 대나무 숲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파르다. 숲길도 잠시면 벗어난다. 집채만 한 바위가 길을 막는다. 정해진 길은 없다. 우회해서 오르면 사방으로 흩어진 바위 사이를 지난다. 화강암 슬랩지대라 미끄럽지는 않다. 기반암 위에 봉긋한 바위들은 수석전시장이다. 4m 높이의 직벽도 있다. 고도감이 있지만 다행히 요철이 있어 어렵지는 않다. 중턱에 있는 집게바위는 ‘매바위’라고도 부른다. 이곳부터는 월각산과 월출산의 전경이 시원하게 터진다.

별뫼산 직전의 전위봉인 350m봉은 직등이 어려워 왼쪽으로 우회한다. 5분 정도 바위 사면을 지나면 순식간에 시야가 트인다. 탄성이 터질 정도로 사진 찍기에 좋은 뷰포인트다. 목포, 순천, 부산으로 연결되는 2번국도가 힘차게 뻗어 있다. 전위봉 정상은 사방으로 낭떠러지다. 북쪽으로 월출산과 문필봉, 북서쪽으로 영암 은적산과 목포 유달산까지 막힘없다.
 
본문이미지
전위봉에서 내려가는 10m 벼랑은 공포감을 느끼기 딱 좋은 바윗길이다. 다행히 가로와 세로로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안부에 내려서면 울창한 숲이 시작되며 푹신한 육산길이다. 10분 정도면 월출산, 월각산, 별뫼산으로 이어지는 땅끝기맥과 만나는 지점이다. 철쭉과 굴참나무, 조릿대가 무성한길이 계속된다. 커다란 소나무가 있는 별뫼산 정상은 밋밋하다. 표지석은 없고 이정표가 전부다. 제전마을에서 1.7km 거리다.

가학산으로 가는 숲길은 울창하지는 않지만 그늘을 내어준다. 1시간 정도 비슷한 풍경으로 지루하다고 느낄 때쯤 노년기 화강암이 빚어낸 걸작인 465m 암봉을 만난다. 쪼개지고 풍화되면서 거대한 암릉을 이루고 있다.

15분 더 가면 마이산과 흡사한 가학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학이 날아가는 듯한 형상이라하여 가학산이라고 부른다. 오래전에 사육하던 원숭이가 탈출해 터줏대감 노릇하던 그 산이다. 한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등산로 주변을 소사나무가 뒤덮다시피 했다. 크지 않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기에 분재로 많이 키우는 수종이다. 이곳의 소사나무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다. 흑석산까지 군락지가 이어진다.

정상 오르는 길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협곡 같은 암벽으로 시작되는 고정로프 구간은 기도원 갈림길을 지나고서도 3개를 통과해야 한다. 가학산 정상은 의외로 넓다. 잡목으로 시야 일부가 막혀 있지만 동쪽으로 호미동산과 강진 수인산, 우두봉이 보인다.

남쪽으로 억불산, 부용산 서쪽으로 목포 앞바다까지 골고루 조망된다.
 
본문이미지
가학산에서 가래재까지 이어지는 1㎞ 거리에는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호미를 세워 놓은 것 같은 깎아지른 벼랑
 
정면으로 뻔히 보이는 흑석산 정상까지 1.4km 거리다. 정상을 내려서는 길도 간단치 않다. 고정로프에 의지해 암벽을 내려간다. 안부에 내려서면 한동안 꽃길이다. 가래재까지 이어지는 1km 구간은 철쭉명소다. 시원하게 뻗은 산세와 암봉들이 조화를 이루며 환상적인 풍경이다. 가래재에서 빠끔히 내다보이는 만대산과 금강산, 해남읍 경치가 좋다. 흑석산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가래재는 흑석산 정상과 호미동산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고민이다. 호미동산을 두 번 답사했지만 초행인 일행들을 안내하기가 망설여진다. 혹자는 호미동산을 ‘한국의 마터호른’이라 극찬했다. 힘찬 능선과 스릴 넘치는 암릉 구간은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호미를 세워 놓은 것처럼 좌우로 깎아지른 낭떠러지다. 아직 등산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 안전시설도 전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바위산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일행을 이끈다. 다만 보조 로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바람 부는 날이나 악천후에는 산행을 삼가야 한다.
 
본문이미지
1 가학산 정상으로 이어진 바윗길. 4곳의 고정로프 구간이 있어, 쉽게 정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2 호미동산 정상에서 바라 본 칼날능선. 멀리 흑석산 정상이 보인다. 칼날능선 진행 시 보조로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호미동산 이정표는 없다. 가래재에서 왼쪽 언덕에 걸려 있는 표지기를 길잡이로 해야 한다. 하산할 때까지 표지기가 방향을 안내한다. 잡목이 많지만 길은 선명하다. 사람 한 명 겨우 다닐 정도다. 우측으로는 호미동산 정상까지 아찔한 칼날능선이 계속된다. 20분 정도면 4m 높이의 암벽을 내려가야 한다. 개인이 설치한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도저히 길이 있을 것 같지 않은 험한 바윗길이지만, 선답자의 흔적은 충분하다.

단단한 소사나무 뿌리를 잡고 오르기도 하고 암봉을 거미처럼 붙어서 가기도 한다.

가래재에서 50분 정도면 호미동산 정상 아래다. 마지막 난코스다. 나무뿌리와 가느다란 로프를 잡고 5m 정도 오른다. 멀리서보면 삼각뿔 같은 호미동산 정상은 5~6명이 앉을 만큼 넓다. 높은 망루에서 둘러보듯 넓게 멀리 보인다. 북으로 월출산, 동쪽으로 장흥 천관산, 남으로 해남 두륜산, 진도 첨찰산까지 황홀한 조망이다.

하산하는 암릉길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30분 정도 염소처럼 바위를 건넌 후에야 너럭바위에서 긴 호흡을 할 수 있다. 암릉지대를 벗어나면 잡목숲이 길을 막지만 진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5분 정도면 신기마을로 내려가는 길임을 알리는 표지기가 많이 보인다. 계속 표지기를 따라 마른계곡과 동백나무숲을 통과하면 고도가 낮아지고, 너럭바위에서 1시간 정도면 시멘트포장도로를 만난다.
 
본문이미지
동아지도 제공

산행길잡이

■ 재전마을~350m 전위봉~별뫼산~ 465m봉~ 가학산~가래재~호미동산~신기마을 <10km, 6시간 소요>
■ 재전마을~350m 전위봉~별뫼산~465m봉~ 가학산~흑석산~두억봉~휴양림 <11km, 7시간 소요>
■ 재전마을~350m 전위봉~별뫼산~465m봉~ 가학산~가래재~흑석산~은굴~휴양림 <9km, 5시간 30분 소요>
■ 흑석산기도원~가학산~가래재~흑석산~ 은굴~휴양림 <6km, 3시간 30분 소요>

교통(지역번호 061)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강진행 고속버스가 하루 6회(7:30, 9시30, 11:25, 13:30, 15:25, 17:40) 운행. 4시간 30분 소요. 일반 2만2,300원, 우등 3만3,200원. 강진버스터미널432-9618에서 성전방면 농어촌 버스 이용. 성전면에서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기본요금 정도 나온다. 문의 성전택시 432-5858, 제전마을회관 433-1059.

맛집(지역번호 061)

성전면 삼거리에 있는 서울식당(433-1206)은 오랜 세월 변함이 없는 맛집이다. 가정집을 개조한 백반전문점. 백반 7,000원, 주문에 따라 1만 원, 1만5,000원 2만 원 상차림까지 가능하다. 해산물요리가 많고 20여 가지 밑반찬과 남도의 깊은 맛을 내는 묵은 김치가 별미다.
출처 | 월간산 584호
등록일 : 2018-06-26 08:48   |  수정일 : 2018-06-26 08:48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자유지성광장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