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FUN | 여행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포르투갈, 색 바래서 예쁜 도시 포르투(Porto)

포르투는 힐링 느낌 가득한 여행지다. 색 바래서 오히려 예쁜 도시, 포르투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여유 가득 편안해진 나를 발견한다. 많은 여행자들이 ‘인생 여행지’로 손꼽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글·사진 | 김보선 여성조선 기자

포르투는 역사문화지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오래된 도시다. 사진은 빌라노바드 가이아에서 바라본 역사문화지구.
리스본에서 왼편으로 대서양을 두고 해안도로를 따라 달린다. 대서양의 거친 파도와 맞선  해안가 작은 마을들을 거쳐 늦은 오후에 도착한 포르토(Porto). 포르투갈의 제2도시다. 구시가지 시내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예약한 아파트를 찾았다. 구글맵이 일러준 번지수는 클레리구스 탑(Torre dos Clerigos) 바로 옆. 족히 100년은 넘었을 듯한 허름하고 낡은 4층 건물이었다. 아파트 출입구를 찾는 데 한참을 헤맸다. 새벽까지 문을 여는 1층 카페가 가게 앞까지 자리를 차지한데다 너무 작고 허름한 문이라 도무지 아파트 입구라고 생각지 못했다. 겨우 들어선 입구에는 당연히 엘리베이터도 없었다. 열쇠함에서 전형적인 열쇠 모양의 키를 찾아 2층 객실 문을 이리저리 돌려도 열리지 않았다. 3층 객실을 렌트한 노부부 여행객의 도움을 받아 문을 열고 3일 동안 머물 원룸 아파트에 들어섰다.

깔끔하게 색칠된 벽, 풀 먹인 듯 각진 하얀 리넨, 깨끗하게 정돈된 침구와 소파, 포르투 여행 길잡이 역할을 해준 무료 와이파이 스마트폰, 심플한 설계의 욕실은 말할 것도 없고 다양한 주방기구와 세련된 색감의 그릇까지…. 정말 탐날 정도였다. 게다가 테이블에 놓인 환영 메시지와 작은 병의 포르투 와인까지. 이게 다 하루 렌트비 5만원이다. 서유럽 웬만한 관광지의 절반 수준이다. 이런 오래된 건물에 이렇게 세련된 룸이 숨겨져 있다니, 겉보기와는 완연히 달랐다. 포르투라는 도시 역시 그랬다.
 

포르투 최고의 전망. 루이 1세 다리

포르투는 2000년이 넘은 오래된 도시다. 로마인들이 항구(Portus)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리스본 북쪽으로 280㎞ 정도 떨어져 있고 위로 조금만 더 가면 스페인이다. 도루(Douro) 강 하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포르투를 리스본보다 더 포르투갈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겐 조금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관광지로, 리스본 이상으로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어디를 가든 여행객이 넘쳐나고 조금 유명한 곳은 줄을 서야 한다. 그렇다고 파리나 로마의 박물관처럼 길게 서는 것은 아니라서 적당히 기다릴 만하다.       

포르투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도루 강 양쪽 언덕을 이어주는 ‘루이 1세 다리’다. 아치형 철교로 루이 1세 때 건설(1881~85)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길이 180m, 유럽 최대 아치교 가운데 하나다. 다리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1층은 자동차와 사람이, 2층은 사람과 트램이 함께 오가도록 되어 있다. 다리 높이가 꽤 높다. 2층 다리를 걷다 보면 트램이 자주 다니는데다 구멍 뚫린 철판 사이로 흐르는 강물이 바로 보여 아찔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여행객들은 이 다리를 걸어보는 걸 포기하지 않는다.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시내 전경이 포르투 최고의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을과 야경이 멋있어 해 질 무렵에는 꽤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다리에서 항구 쪽으로 바라보면 왼쪽은 역사문화지구의 히베리아 광장이고 맞은편 오른쪽이 빌라노바드 가이아 지역이다. 다리 밑은 항구 도시답게, 강변을 따라 산책로와 수많은 노천카페, 레스토랑이 줄지어 있다.

다리를 걸어보는 것은 기본이지만 다리 아래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보는 것은 옵션이다. 유람선은 강을 따라 멀리 대서양 입구까지 나갔다 돌아온다.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역사문화지구에서 루이 1세 다리를 건너면 왼편 언덕에는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 역시 장관이다. 다리 건너편에는 도루 강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곤돌라를 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이곳 루프톱에서도 도루 강변의 역사문화지구를 조망할 수 있다. 곤돌라를 타고 역사문화지구 건너편 강변으로 내려오면 포르투 와인 저장소와 와이너리의 핫한 클럽과 바들을 만날 수 있다.

루이 1세 다리 이외에 역사문화지구를 한눈에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는 시가지 중심의 클레리구스 탑이다. 성당과 붙어 있는 이곳의 첨탑은 시내에서 가장 높다. 4유로의 입장료를 내고 성당 내부를 지나 오른다. 220개에 이르는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서면 포르투 시내와 도루강, 건너편 빌라노바 데 가이아까지 펼쳐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입구 앞에는 이곳 명물인 정어리 통조림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한 캔에 9유로 정도이지만 통조림 포장이 멋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본문이미지
1) 포트와인 와인저장소가 빌라노바드 가이아와 루이 1세 다리
2) 헤리 포터 서점으로 불리는 ‘렐루 서점’
3) 곤돌라 탑승장 루프탑에서 바라본 포르투 야경
4) 아줄레주 장식의 상벤투 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 맥도날드, 기차역, 서점

포르투의 매력을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골목 구경’이다. 역사문화지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포르투는 엄청난 관광명소나 유적이 있는 곳이 아니다. 달리 말하면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여행지다. 대신 포르투의 긴 역사만큼 오랜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색이 바랜 다양한 색감의 집들이 골목마다 들어서 있다. 

포르투를 소개하는 곳들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수식어를 쉽게 발견한다. 그곳이라는 게 카페, 맥도날드, 기차역, 서점이다. ‘아름다워봐야’라는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실제로 그리 엄청나지도 않다. 여행객을 위한 어느 정도 과장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런 일상적인 곳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란 수식어를 붙인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는 ‘마제스틱 카페’다. 겉모습도 화려하지만 내부에 들어가면 조명이나 장식물이 화려하다. 궁전 같은 느낌이다. 종업원들이 피아노를 치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분위기를 더한다. <해리 포터>의 작가인 조앤 롤링이 작업하던 곳이라 알려져 더 유명세를 탔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는 이름도 거창한 ‘임페리얼 맥도날드’다. 수많은 스테인드글라스와 엄청 큰 샹들리에가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이라는 곳은 ‘상벤투’ 역이다. 그리 크지 않는 기차역일 뿐이지만 역 외부와 내부를 장식하는 아줄레주(채색 타일)의 거대한 푸른 벽화 때문에 관광객이 빼놓지 않고 들러보는 명소가 됐다. 마치 역이 하나의 미술 전시관처럼 장식되어 있다. 아줄레주 장식의 그림들은 포르투갈의 역사를 기록한 장면들이다.

‘해리 포터 서점’으로 불리는 ‘렐루 서점’에 이르러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의 정점에 이른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영감을 얻었다는 이 서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짧지 않는 줄을 서야 하고, 옆 건물 매표소에서 4유로에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입장료를 받는 상업 서점일 것이다. 서점 내부는 생각보다 작다. 그럼에도 딱 해리 포터 분위기다. 다만 책을 사는 사람보다 사진 찍기에 정신없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조앤 롤링처럼 영감을 얻는 또 다른 이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유료 입장권을 받아야하는 이유다.
 
포르투 여행은 이렇듯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들을 찾아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며 산책하는 여행지다.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사람 냄새 가득한 골목길부터 허름하고 작지만 아름다운 가게, 낡고 오래된 건축물들의 아줄레주를 감상하며 언덕길을 오르내리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16.5도 달콤한 포트와인

포르투를 소개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게 포트(Porto)와인이다. 단맛 도는 이 와인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 적어도 포르투갈에 머무는 내내 레스토랑에선 포트와인을 주문하게 된다. 일반 와인에 비해 알코올 함량이 16.5% 이상으로 높다. 영국이 프랑스와 갈등으로 와인 수입이 어려워지자 대체지가 포르투갈이었다. 문제는 수송 기간이 한 달 이상 걸려 변질 우려가 있었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발효할 때 알코올 도수가 높은 브랜디를 첨가했는데 이게 오늘날 주정 강화 와인인 포트와인이 되었다. 포트와인은 포르투갈 어디에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포르투 시내에서는 오랜 전통의 와이너리 시음장이 여럿 있다. 루이 1세 다리 오른편의 빌라노바드 가이아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의 칼렘(CALEM)이 대표적이다. 포트와인 제조 공정을 보여주는 시설과 와인 저장소, 판매 숍으로 구성된 이런 시음장은 그 자체가 관광 코스다. 시음과 간단한 파두 공연을 함께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무료는 아니다. 시음용 와인 한 잔과 간단한 안줏거리를 주지만 12유로 이상 입장료를 내야 한다.

포르투갈에 포트와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형 마트든 와인전문 가게든 포르투갈산 와인이 넘쳐난다. 이상하게 국내에선 포르투갈 와인이 별로 특별하지 않았는데 현지에서 맛본 와인들은 웬만하면 다 좋았다. 수입 와인이 국내에서 11배나 비싸게 팔린다는 보도를 접하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가볍게 마실 저녁 테이블용 와인 가격이 6유로이면 충분한데 이게 국내에선 10만원 가까이에 팔린다는 소리 아닌가. 현지 포트 와인은 일반 와인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10유로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다.
등록일 : 2018-03-23 14:07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